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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말라야 등반가 김홍빈, 14좌 완등 마지막 여정 '산악인 김홍빈의 산 너머 삶'

[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히말라야 등반가 김홍빈 (사진제공=KBS)
▲히말라야 등반가 김홍빈 (사진제공=KBS)

히말라야 등반가 故 김홍빈의 마지막 여정을 특집 다큐 '산악인 김홍빈의 산 너머 삶'에서 조명했다.

29일 방송된 KBS1 특집 다큐 '산악인 김홍빈의 산 너머 삶'에서는 히말라야 품에 영원히 안긴 김홍빈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산악인 김홍빈은 지난 7월 18일, 해발 8,047m 히말라야의 브로드피크 정상에 섰다. ‘장애인 세계최초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 기록을 세운 순간이었다. 한창 꿈 많았던 스물 일곱 나이에 산에서 열손가락을 잃은 후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했던 그 꿈을 마침내 실현해 보인 것이다.

그러나 다음날 하산 중 조난을 당하면서 산악인 김홍빈은 히말라야에 잠들었다. ‘1%의 가능성만 있다면 도전한다’던 김홍빈. 그 정점에 히말라야가 있었다. 이 프로그램은 끝없는 도전과 불굴의 정신으로 히말라야 14좌에 도전, 마침내 브로드피크에서 새로운 기록을 다시 써낸 산악인 김홍빈의 마지막 등반 기록이다.

▲히말라야 등반가 김홍빈 (사진제공=KBS)
▲히말라야 등반가 김홍빈 (사진제공=KBS)

14좌 완등의 마지막이 될 이번 원정에는 김홍빈 대장과 30년을 함께 해온 세명의 선후배 산악인들이 대원으로 참가했다. 눈빛만 봐도 서로를 안다는 그들은 김대장의 열손가락을 자처하며 힘이 돼 줬다. 히말라야 14좌 완등의 첫 출발점이었던 가셔브룸Ⅱ(8,035m)에 첫발을 내디딘 이후 15년간 히말라야는 단 한 번도 쉬이 곁을 내준 적이 없다. 이번 원정 역시 베이스캠프로 향하는 도중 길이 사라지고 빙하가 녹아내려 생긴 호수로 시간이 지체되면서 출발부터 난항이다. 대원들과 포터들이 힘들어하는 순간마다 원정대 구호인 ‘브로차차’를 외치며 힘을 불어넣는 것도 김대장의 몫이다. 하지만 변화무쌍한 히말라야의 날씨와 3일간 내린 눈으로 덮인 가파른 설사면, 깎아지른 듯한 설벽이 대원들의 발목을 잡는다.

7월 17일, 마지막 정상공격이 대원들의 기대와 긴장 속에 시작됐다. 하지만 다 함께 정상에 오르겠다던 다짐은 결국 지켜지지 못했다. 캠프3(7,100m)까지 함께 전진했던 두 명의 대원이 체력한계로 하산했고 정상을 얼마 남겨두지 않은 지점에서 또 한명의 대원이 등반을 포기했다. 김홍빈 대장은 크레바스의 위험을 뚫고 브로드피크 칼 능선을 따라 혼자 묵묵히 정상을 향해 나아갔다. 마침내 7월 18일 오후 4시 58분, 그토록 염원하던 브로드피크(8,047m) 정상에 섰다. 장애인 세계최초 히말라야 8,000m 14좌 완등. 히말라야 등반사에 새로운 역사가 쓰이는 순간이었다. 산악인 김홍빈에게 불가능은 없었다.

▲히말라야 등반가 김홍빈 (사진제공=KBS)
▲히말라야 등반가 김홍빈 (사진제공=KBS)

김홍빈 대장은 브로드피크 등정 후 하산 길에 조난을 당하면서 자신이 그토록 사랑했던 히말라야에 잠들었다. 그에게는 자신이 계획했던 모든 숙제를 마친 후 꼭 넘고 싶은 산이 하나 더 있었다. 자신이 꿈을 이룰 수 있도록 기꺼이 그의 잃어버린 열손가락이 되어주었던 사람들처럼 이제는 김 대장 자신이 누군가의 손가락이 되어주는 일이었다. ‘도전할 수 있는 용기와 노력만 있다면 불가능은 없다’는 희망의 경험을 함께 나누고 싶었다. 살아가면서 크고 작은 산들을 넘어야 할 청소년들, 차별의 벽을 넘어야 할 장애인들과 2박3일 지리산을 종주하고 무등산을 함께 오른 것도 그 이유이다. 이제 그 일은 남은 사람들의 몫이 됐다.

장애인 알파인스키 국가대표, 전국 장애인체육대회 사이클 선수는 산악인 김홍빈의 또다른 수식어들이었다. 세상이 불가능을 이야기할 때 산악인 김홍빈은 자신이 가장 잘할 수 있는 일을 찾아 끝없이 도전했다. 열손가락이 없어 사용하기 어려운 등반 장비는 수십 수백 번의 등반 경험을 거쳐 세상에 하나밖에 없는 장비로 재탄생했다. 멈추지 않으면 언젠가 이루어진다는 희망으로 끝없이 도전하고, 모두가 불가능을 이야기 할 때 단 1%의 가능성으로 꿈을 이루어냈다. 그가 남긴 도전정신과 불굴의 의지는 누군가의 새로운 꿈을 밝히는 희망이 될 것이다.

홍지훈 기자 hjh@bizenter.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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