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10일 방송되는 SBS 'TV동물농장'에서는 작년 여름부터 동물보호단체와 함께 전국의 지자체 위탁 유기동물보호센터를 찾아 유기동물 보호센터의 빛과 그림자를 조명해 본다.
◆수상한 용의새, 공작
우리 동네에 공작새가 산다? 빈 집에 보안시스템이 울려 보안업체 직원들이 출동까지 했는데, 순식간에 자취를 감춰버린 수상한 침입자의 정체는 공작새이다. 집집마다 돌아다니며 무단침입, 먹을 거라면 보이는 대로 쪼아 먹는 무단취식도 모자라 여기 저기 무단 방뇨를 하며 열 달째 마을을 떠나지 않는 정체모를 공작새. 공작새는 어쩌다가 마을로 날아오게 된 걸까?
◆반려거위 거봉과 포도
달콤 살벌한 집안의 무법자. 제보자는 한 지붕 아래 살면서도 도무지 가까워질 수 없는 반려동물들 때문에 걱정이라고 한다. 그 주인공은 바로 애지중지 키운 거위 포도와 거봉이이다. 이름을 부르면 알아듣고 가는 곳마다 따라다니는 친근한 모습과 달리 반려견 체리와 망고에게는 밥을 뺏어 먹고, 날갯짓으로 위협하고,
쪼아대기도 한다. 반려거위와 반려견 사이에 평화는 가능할까?
◆유기동물보호소에 대한 슬픈 보고서
반려인구 약 1,500만 명. 4가구 중 1가구는 반려동물과 함께하는 시대. 동시에 해마다 버려지는 동물의 수는 나날이 증가해 2019년엔 무려 13만여 마리가 유기동물로 등록돼 역대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유기동물보호센터에는 누군가의 가족으로 살았을, 그러다 버려졌을, 어쩌면 잠시 길을 잃었을 동물들이 쉼 없이 들어온다. 단 열흘. 열흘이 지나면 더 기다렸다가 새 가족을 찾을지, 혹은 인도적 처리 등으로 생을 마감시킬지는 보호센터가 결정할 수 있다. 지자체가 관리 및 감독하는 유기동물보호센터의 현실이다.
센터에 들어온 유기동물들은 잠시 잃어버렸을 가족, 혹은 새로운 가족을 찾아야만 보호센터를 떠날 수 있다. 가족을 찾는 것만이 유일한 희망인 셈이다. 생과 사의 기로에 선 유기동물들은 열흘이 지나면 어떻게 되는 것일까?
◆지자체 위탁 동물보호센터. 살아있는 개가 마대 자루 안에?
동물보호단체 비글구조네트워크는 어느 유기동물보호센터가 공고 기간이 지난 97마리의 유기견들을 전부 안락사 시킬 예정이라는 제보를 받고 현장을 찾았다. 현장에는 안락사 된 개들의 사체가 트럭 위 마대 안에 있었고, 그 안에는 아직 살아 숨 쉬는 어린 강아지도 있었다. 그리고 개별주사기가 아닌 대형주사기도 발견됐다.
동물보호법에 따르면 유기동물의 인도적 처리 시 마취제를 먼저 주입해야 한다. 생의 마지막 순간, 고통을 느끼지 않도록 하기 위한 규정이다. 이와 같은 절차가 제대로 지켜지지 않은 채 안락사가 시행된 현장. 이곳은 한 지자체가 업무를 위탁한 동물보호센터였다. 구더기가 득실대는 뜬 장에 곰팡이 핀 사료까지 작년 여름부터 시작한 취재. 유기동물 보호센터의 빛과 그림자. 비와 바람을 그대로 맞는 뜬 장에 놓인 유기견들. 뜬 장 아래에 구더기가 득실대는 분변들과 식수에 우글거리는 벌레 유충들이 가득 했다.
한 보호시설에서 유기견들에게 제공한 사료에는 곰팡이가 피어있었다. 열악한 환경에 그대로 방치된 보호소의 개들. 일부 지자체는 위탁업자에게, 위탁업자는 또 다른 위탁시설에 유기동물 보호 업무를 재위탁했다. 그래서 개농장주와 강아지 번식업자까지도 보호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현실을 볼 수 있었다. 어떤 지역은 유기동물들의 안락사 비율보다 자연사 비율이 더 높기까지 했는데, 이러한 곳에 있는 유기견들은 과연 새로운 주인을 만날 기회를 가질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