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배우 이시영이 처음으로 엄마 역할에 도전했다. 그것도 평범한 엄마가 아니라 딸을 잃고 분노와 슬픔으로 점철된 엄마를 연기한다. 이시영의 변신이 작품의 흥행을 이끌 수 있을까.
19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새 월화드라마 ‘파수꾼’ 제작발표회가 열렸다. 이날 현장에는 연출을 맡은 손형석PD를 비롯해 배우 이시영, 김영광, 김태훈, 김슬기, 샤이니 키가 참석했다.
‘파수꾼’은 범죄로 사랑하는 사람을 잃고 평범했던 일상이 산산조각 나버린 사람들이 모여 아픔을 이겨내고 정의를 실천하려는 모임을 만드는 이야기를 그린다.
손형석PD는 “‘법이 있음에도 불구하고 왜 사람들이 사적 복수를 상상하게 하느냐’라는 질문에 드라마의 의미가 있다”면서 “‘파수꾼’은 직접적인 방식으로 범죄자를 단죄하지 않고 해킹과 감시 등을 통해 그들의 범죄가 자연스럽게 드러나게 하는 방식으로 복수를 이뤄나간다”고 설명했다.

보도자료에는 약촌 오거리 살인사건, 이태원 살인사건, 대구 여대생 성폭행 사건 등 실제 사건들이 나열돼 호기심을 높인다. 손형석PD는 “자료에 쓴 몇몇 사건처럼 모티브로 한 사건은 있다. 너무 선정적인 소재로 흐르지 않는 선에서 현실감 있는 사건, 공감을 불러올 수 있는 사건을 모티브로 해 드라마에 잘 녹여보겠다”고 말했다.
딸의 죽음 이후 파수꾼이 되어 돌아온 형사 조수지 역에는 이시영이 발탁됐으며 흙수저 출신 검사 장도한 역은 김영광이 맡았다. 순정파 검사 김은중은 김태훈이, 해커 공경수와 히키코모리 서보미는 샤이니 키와 김슬기가 각각 연기한다.
특히 이시영은 이번 작품을 통해 처음으로 모성애를 연기할 것으로 알려져 눈길을 끈다. 그는 “아이 잃은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표현할까 초반부터 걱정을 많이 했다. 대본을 열심히 읽고 간접경험이라도 많이 하기 위해 영화와 드라마를 많이 찾아봤다”면서 “무엇보다 딸 역할을 맡은 친구와 많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그게 가장 도움이 된다”고 털어놨다.

극 중 역할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탓일까. 이날 이시영은 차분하다 못해 다소 어두워 보이기까지 했다. 그는 “(극 중 인물에) 영향을 많이 받는 편이다. 이번에는 부담이 커서 더욱 그런 것 같다. 아이가 다친 장면, 병원에서 중환자실에 있는 장면은 촬영 2-3일 전부터 긴장,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다. 연습은 해야 하는데 너무 많이 하면 감정이 무뎌지지 않을까 걱정했다”고 고백했다.
해답은 손형석PD와 대화를 통해 찾아가고 있다고. 이시영은 “연습을 많이 할 수도, 적게 할 수도 없는 힘듦이 있었다. 하지만 감독님께서 차분하게 다시 다른 생각을 할 수 있게끔 내게 많은 통로를 열어주셨다”고 귀띔했다.
이 외에도 이중적인 모습을 지닌 검사 장도한(김영광 분), 순정을 간직한 정의로운 검사 김은중(김태훈 분), 가족을 찾아 헤매는 천재 해커 공경수(샤이니 키 분), 감정을 잃어가는 은둔형 외톨이 서보미(김슬기 분) 등 캐릭터 면면이 흥미롭다.
KBS2 ‘쌈 마이웨이’, SBS ‘엽기적인 그녀’ 등 쟁쟁한 작품과 경쟁하게 됐지만 배우들은 침착한 모습이었다. 이시영은 “좋은 감독님 탄탄한 시나리오가 있어서 그걸 믿고 간다”고 말했다. 과연 이시영의 믿음과 변신이 높은 시청률로 보답 받을 수 있을까. ‘파수꾼’은 오는 22일 첫 방송을 시작으로 매주 월, 화요일 오후 10시 전파를 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