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가 카메라 기자들을 대상으로 개인의 성향분석표, 속칭 ‘블랙리스트’를 작성했다는 주장이 제기된 가운데, 언론노조 소속 기자들과 회사의 대립각이 첨예한 양상을 띠고 있다. 민주당과 국민의당은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논평을 발표했다.
MBC 영상기자회 소속 카메라기자 30여명은 9일 오후부터 ‘블랙리스트’에 항의하는 취지로 제작중단에 돌입했다. 10일 업무개시 시점 이후부터는 출입처를 취재하고 있는 카메라기자들도 제작중단에 동참할 계획이다.
취재기자를 포함한 보도국 소속 기자들도 10일 저녁 긴급 총회를 열고 향후 대응 방안을 논의하기로 했다. 앞서 ‘PD수첩’ 제작진 10명이 제작 중단을 선언한 데 이어 ‘시사매거진 2580’ ‘경제매거진 M’, ‘생방송 오늘 아침’, ‘생방송 오늘 저녁’ 등의 제작에 참여하는 시사제작국 소속 PD와 기자 31명 역시 이달 3일부터 제작 중단에 돌입한 상태다.
문제가 된 문건은 2013년 7월 작성된 것으로 당시 재직한 카메라 기자 65명을 4개 등급(☆☆, ○, △, X)으로 분류했다. 기자들의정치적 성향, 회사에 대한 충성도, 노조와의 관계 등이 적시돼 있으며, 노조 측은 이 문건이 실제 승진·보직배치 등 인사에 활용됐다고 주장했다.
앞서 문건 유포에 대해 법적 대응 의사를 시사했던 MBC 측은 9일 보도자료를 통해 “해당 문건은 언론 노조가 아닌 다른 노조 소속 카메라 기자가 작성한 것”이라면서 “엄중 조처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MBC는 “해당 문건과 관련해 조속한 시일 내에 영상기자회를 포함해 전사 차원의 진상조사위원회를 구성해 공정하고 철저하게 조사하도록 하겠다. 관련자는 예외 없이 조사하고 조사 결과에 따라 관용 없이 엄중하게 조처할 방침”이라고 못 박았다.
또한 “앞으로도 내부 화합을 해치는 구성원 편 가르기와 구성원에 대한 비방 매도, 구성원에 대한 부당한 압박 행위에 대해서는 강력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강조했다.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은 해당 사안과 관련해 검찰 수사를 촉구하는 취지의 브리핑과 논평을 각각 발표했다.
민주당 백혜련 대변인은 이날 오전 현안 브리핑을 통해 “MBC 사측의 요구대로 법적 조치가 반드시 필요하다. 검찰의 철저하고 신속한 수사가 이루어져야 한다”면서 “작성 배후도 반드시 밝혀야 한다. 문화계 블랙리스트를 기획한 청와대가 MBC 블랙리스트에도 관여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만큼, 청와대 개입 여부도 반드시 밝혀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민의당 최명길 원내대변인도 이날 논평에서 “직원들을 감시하고 경영진의 입맛에 따라 인사불이익을 주는 행위는 언론자유를 정면으로 짓밟는 행위로 검찰이 즉각 수사에 나서 엄정한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