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란제리 소녀시대’가 첫 방송을 무사히 마쳤다.
지난 11일 KBS2 ‘란제리 소녀시대’ 1화가 전파를 탔다. 1979년 대구를 배경으로, 정희(보나 분)·은자(서예슬 분)·언주(방수진 분)·현희(백은경 분) 등 정희 4총사를 비롯해 학교 일진 애숙(도희 분)과 서울에서 온 전학생 혜주(채서진 분)까지 등장해 파란만장한 여고 시절을 그렸다.
먼저 당시를 잘 재현해 낸 세트 위로 흐르는 세대를 아우를 명곡들이 극의 분위기를 조성했다. 1970년대를 풍미한 그룹 아바(ABBA)의 노래에 맞춰 신나게 춤을 추는 정희 4총사의 모습으로 시작된 ‘란제리 소녀시대’에는 조용필, 산울림, 혜은이까지 그 시절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노래들이 시청자들의 청각도 자극했다.
어쩌다 보니 얽히고설키게 된 여고생들의 첫사랑 이야기는 이 드라마의 가장 큰 볼거리다. 동문(서영주 분)은 정희를, 정희는 손진(여회현 분)을 향해 애정을 품고 있는 상황이다. 그런데 갓 전학 온 혜주를 보는 손진의 눈빛도 심상치 않다. 여기에 영춘(이종현 분), 봉수(조병규 분)까지 혜주를 둘러싼 사랑 싸움에 참전할 것으로 보인다. 짝사랑이 세상의 전부였던 고등학생들의 풋풋한 모습을 보는 재미가 쏠쏠할 전망이다.
다른 미니시리즈의 절반 분량인 8부작으로 제작된다는 점은 양날의 칼로 작용할 듯하다. 일단 짧으니 전개가 빠르고 시원하다. 그러나 등장인물들이 다소 많은 탓에 산만해질 공산도 크다.
시청률은 4.6%(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동시간대 방영됐던 ‘학교 2017’ 최종회보다도 낮은 수치를 나타냈지만, 화제성은 그 이상으로 짐작된다. 첫 방송 다음날인 12일 오전 포털사이트 실시간 검색어 상위권에 드라마 이름이 계속 랭크된 상태로 관심을 입증한다.
앞서 영화 ‘써니’나 tvN ‘응답하라’ 시리즈 등 복고풍의 청춘물과 다르다는 점을 강조했지만, 아직까지는 크게 차별화되는 지점이 보이지 않는다는 것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그러나 ‘란제리 소녀시대’가 오랜만에 안방극장에 편안함을 선사해 줄 드라마인 것은 확실해 보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