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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Z시선] ‘착하게 살자’, 이젠 교도소 생활까지 간접 체험?

(사진=JTBC 제공)
(사진=JTBC 제공)

‘관찰’이 예능 프로그램의 트렌드로 자리잡은지 오래다. 시청자들은 연예인 혹은 유명인의 내밀한 곳까지 비추는 카메라와 시선을 같이 하는 것에 부담스럽지 않다. 그래서 예능 속 주인공들의 이색적 경험은 간접 체험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내년 1월 19일부터 JTBC에서 방송되는 예능 ‘착하게 살자’(YG 엔터테인먼트 제작)는 간접 체험의 ‘끝판왕’이 될 전망이다. 국내 최초 사법 리얼리티를 표방하는 이 프로그램은 죄를 짓고 처벌을 받는 실제 과정을 공개, 사법 시스템이 작동하는 과정을 리얼하게 보여 주겠다는 포부를 드러냈다.

말이 ‘사법 리얼리티’지, 사실상 교도소 체험이다. ‘착하게 살자’라는 예능의 당위성에 의문이 들 수밖에 없다. 왜 교도소에서의 삶을 체험해야 할까? 범죄를 저지르지 않으면 몰라도 될 과정을 굳이 예능으로 보여 주려는 제작진은 과연 어떤 메시지를 전달하고 싶은 것일까?

‘착하게 살자’의 연출을 맡은 제영재PD와 김민종PD는 “교정 공무원들의 노고를 심도 있게 다루고, ‘죄를 짓지 말자’는 공익적 메시지를 전달하고자 한다”며 기획 의도를 밝혔다.

‘죄를 짓지 말자’는 남녀노소를 가리지 않고 당연히 지켜야 하는 사회적 약속이다. 이를 강조하기 위해 범죄자가 갇혀 벌을 받는 공간에 예능국의 카메라가 투입되는 셈이다. 교정 공무원의 노고가 드러나기 보다는 교정 행위 자체가 웃음 코드로 소비될 공산이 더 크다. 죄를 짓는 과정을 방송할 때의 위험성은 어떻게 해결할 지도 미지수다.

더구나 제작진에 따르면 ‘착하게 살자’는 현실감 넘치는 연출을 위해 법무부 협조 아래 실제 경찰서, 법원, 구치소, 교도소에서 촬영했다. 현직 교도관, 경찰관, 법조인들이 직접 참여하기도 했다. 교도소처럼 꾸며진 세트 안에서 예능을 찍는 게 아니다. 이처럼 극한까지 끌어 올려진 리얼리티 속에서, 범죄자를 사회와 격리하기 위해 만들어진 교도소의 존재 의의는 깡그리 무시된다.

또한 ‘죄를 짓지 말자’는 메시지 전달을 위해 다루려는 것이 피해자가 아니라는 점도 제작진의 안일함을 방증한다. 학교 폭력 가해자들을 모아 합창단을 만들고 소위 ‘사연 팔이’를 해서 폭력 미화 논란을 일으켰던 SBS ‘송포유’가 겹쳐 보인다면 과도한 해석일까. 범죄자의 시선으로 범죄를 체험해 보겠다는 역발상 아닌 역발상은 이제 지긋지긋하기까지 하다. 과연 ‘착하게 살자’가 본래의 기획 의도를 온전히 전달할 수 있을지, 무리수 예능으로 전락할지 지켜볼 일이다

라효진 기자 thebestsurplus@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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