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7일 방송된 KBS1 '저널리즘 토크쇼 J'에서는 숫자 뒤에 숨은 여론조사 보도의 의도와 수용자들이 숫자의 함정에 속지 않는 방법 그리고 올바른 여론조사 보도는 어떻게 해야 하는지에 대해서 보다 다양하고 깊이 있는 이야기를 전한다.
또 지난 14일 연예인 설리의 갑작스러운 사망 소식 이후, 또 다시 무너진 ‘취재 윤리’의 문제도 함께 다룬다. 아울러 고인의 생전에 일거수일투족을 기사화하며 악플을 유도해놓고 사망 원인을 ‘악플 탓’으로 몰아가는 ‘무책임 저널리즘’에 대해서도 짚어본다.
최근 조국 전 법무부장관 사퇴 후 발표된 10월 3주 차 국정 운영 수행 평가에 대해 서로 다른 결과가 잇따라 보도돼 논란이 일었다. 지난 17일 아시아경제, 문화일보, 중앙일보 온라인판 등에서는 ‘문재인 대통령 지지율’이 전주보다 3.6%포인트 오른 45%를 기록했다고 보도했다.
그런데 다음날 다른 내용의 보도가 이어졌다. 전날 대통령 국정 수행 지지율이 탄력적 회복세를 보인다고 한 중앙일보 온라인판은 “대통령 지지율이 취임 후 39%를 기록했다, 콘크리트 지지층이라고 불릴 만큼 단단했던 40%대 지지선이 조국 사태를 겪으며 무너진 결과다”라고 보도했다.
같은 시기, 전혀 다른 조사 결과가 나온 원인은 무엇일까. 여론조사 전문가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센터장은 "최근 차이가 있었던 두 조사는 리얼미터와 한국갤럽 조사다. 한국갤럽은 사람 면접원이 조사하고 리얼미터는 자동응답전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라고 전했다. 이어 "자동응답전화 방식은 정치 관여도가 높은 사람이, 사람전화면접 방식은 중도층이 과대 표집 될 가능성이 있다. 또 한국갤럽은 2점 척도를 리얼미터는 4점 척도를 사용하고 있는데 질문과 답변의 구성 방식을 어떻게 구성하느냐에 따라 조사 결과가 다르게 나올 수 있다"라고 원인을 분석했다.
강유정 강남대 교수는 “문제는 서로 다른 결과가 나오는 여론조사가 아니라 언론의 분석 보도다”라고 했다. 강 교수는 문화일보의 18일자 기사 '인사 경제난에 곤두박질 친 문대통령 조기 레임덕 오나' 기사를 사례로 들며 “한 번의 여론조사 결과를 통해서 모든 것을 분석해서 조기 레임덕까지 갈 수 있는 충분한 근거가 마련되지 않았는데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오자마자 ‘레임덕’이라고 보도하는 건 분석을 위한 분석이 아니라 정해놓은 답을 위해서 여론조사를 이용하고 있는 것이다”라고 비판했다.
윤희웅 센터장은 매주 발표되는 대통령 국정 수행 평가를 언론이 ‘대통령 지지율’이라고 보도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지적했다. 윤 센터장은 “한국의 여론조사 보도의 가장 큰 문제점은 대통령 지지율 조사다. 한국의 여론조사에서는 대통령에 대해 ”대통령이 일을 잘한다고 보십니까? 못한다고 보십니까?“라고 질문한다. 그 어디의 질문에도 ‘지지’라는 표현은 없다. 응답자가 대통령을 정치적으로 지지하지만 일을 못한다고 생각할 수도 있고 반대로 일은 잘한다고 생각하지만 정치적으로 지지하지 않을 수 있다. 그런데도 언론들이 이를 ‘대통령 지지율’이라고 표현하며 ‘정치 공세’의 소재로 사용하는 문제가 심각하다”라고 했다.
이날 방송에는 저널리즘 전문가 정준희 한양대 신문방송대학 겸임 교수, 팟캐스트 진행자 최욱, 강유정 강남대 한영문화콘텐츠학과 교수, 윤희웅 오피니언 라이브 여론분석 센터장, 김언경 민주언론시민연합 사무처장이 출연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