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엔터)가 오매불망 블랙핑크만을 바라보고 있다. 마치 과거 'YG엔터의 해결사' 빅뱅의 컴백만을 기다리던 모습과 유사하다.
YG엔터는 지난 11일 공시를 통해 올 1분기 잠정 영업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755억으로 전년 동기 대비 22.2%, 2021년 4분기 대비 15.1% 감소했다. 영업이익은 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36% 줄었다. 컨센서스(시장 전망치)를 크게 밑도는 실적이다.
지난해 1분기에는 매출액 970억, 영업이익 95억 원을 기록했다. 2020년 1분기 대비 매출은 83.71%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흑자 전환했다. 작년과 올해 1분기의 차이점은 '블랙핑크'였다.
2021년 1분기에는 블랙핑크와 트레저가 활동한 반면, 올해 1분기에는 트레저만 활동했다. 그 탓에 앨범 판매량은 전년 대비 4%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 지난해 1분기에는 블랙핑크의 온라인 콘서트가 있었으나 올해는 없었다.
블랙핑크의 부재 때문일까. 최근 YG엔터 주가 흐름도 좋지 않다. 4월 4일(종가 기준) 7만 2800원까지 올랐던 YG엔터의 주가는 24.1% 하락해 지난 16일 5만 5200원까지 떨어졌다.
증권가에서는 '비수기'가 지나가고, 하반기 블랙핑크가 컴백하면 YG엔터에도 좋은 흐름이 찾아올 것이라고 말한다. 그런데 블랙핑크로 지나친 '행복 회로'를 돌리는 것은 아닌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블랙핑크에 앞서 'YG엔터의 효자' 역할을 했던 빅뱅의 경우를 살펴보면, 지난해부터 빅뱅의 컴백에 대한 이야기가 흘러나오면 이에 대한 기대감이 YG엔터 주가에 반영됐다. 특히 4년이라는 긴 공백 끝에 나오는 신곡이기에 시장의 기대감은 커졌다. 그런데 지난달 5일 막상 빅뱅의 신곡 '봄여름가을겨울(Still Life)'가 발표된 이후 YG엔터의 주가는 떨어지기 시작했다. 신곡이 음원차트 1위를 차지한 것과 비교됐다.
빅뱅의 컴백이 YG엔터 주가에 영향을 미치지 못했던 것은 이들의 컴백이 시장의 기대를 부응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피지컬 앨범 없는 디지털 싱글 형태의 컴백이었고, 멤버 탑이 해당 곡을 끝으로 YG엔터와 결별을 고하며 향후 빅뱅 완전체 활동에 대한 불확실성만 높아졌다.
블랙핑크는 2020년 10월, 정규 1집 '더 앨범(THE ALBUM)' 이후 약 1년 7개월 동안 그룹 활동을 하지 않고 있다. 과거 YG엔터 소속이었던 가수 이하이는 2013년 정규 1집 '퍼스트 러브(First Love)' 발매 이후 3년 만에 컴백 앨범을 낼 수 있었다. 이 밖에 '군백기' 못지않은 공백기를 경험한 YG엔터 소속 가수들은 많다. 대다수 사람들이 하반기 블랙핑크의 컴백을 예상하고 있지만 실제로 컴백을 할지, 이들이 컴백을 하더라도 피지컬 앨범을 들고 올지, 싱글을 발표할지 아직 알 수 없다.
여기에 블랙핑크는 올해 6년 차, 내년 8월 재계약을 앞두고 있다. 그런데 최근 멤버 전원이 재계약에 성공한 걸그룹은 많지 않다. 현재 블랙핑크는 YG의 캐시카우지만, 언제까지 그 역할을 할지는 아무도 알지 못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