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일 방송되는 EBS 명의 '우리 다시 만나지 맙시다 –응급의학과'에서는 생명을 살리기 위해 오늘도 사력을 다하고 있는 응급실 의사들을 만나본다.
◆명절에 반짝! 느는 환자군이 있다? - ‘반짝효도증후군’ & ‘명절증후군’
모두가 쉬는 명절. 명절에는 외래도 없어 병원마저 조용하다. 그러나 응급실은 다르다. 외래가 쉬니 평소의 두세 배가 넘는 환자들이 들이닥친다. 그중 특이하게 명절에만 볼 수 있는 환자군이 있다. 일명 ‘반짝효도증후군’ 환자이다. ‘반짝 효도’란 명절을 맞아 오랜만에 부모님 댁에 방문한 자녀들이 건강이 나빠진 듯한 부모님을 무작정 응급실로 데려오는 식의 효도를 뜻한다. ‘명절증후군’에 시달리는 환자들도 응급실을 찾는다. 명절 스트레스 때문에 가슴 통증, 과호흡 등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많이 내원한다. 응급 환자를 보기에도 바쁜 응급실에 이런 환자들이 오면 정말 필요한 환자의 진료가 늦어지는 고충이 있다.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아동학대 사건들. 아동학대를 가장 많이 마주하는 곳 중 하나도 바로 응급실이다. 아무리 학대 사실을 숨기려고 해도 흔적은 남는다. 보호자의 진술과는 다른 외상 흔적 등 아동학대 정황이 의심되면 의료진은 무조건 신고해야 하는 의무가 있다. 하지만 의료진의 아동학대 신고율은 겨우 2%도 넘지 않는다?! 보복 우려, 시스템 미비 등 신고에 부담을 주는 현실적인 요소들 때문이다. 이에 윤영훈 교수는 의료기관 간 아동학대 기록 공유 및 전담 의료진 양성이 필수라고 말한다.

현대 사회가 복잡해지며 정신 질환을 앓는 환자들도 급증하고 있다. 이운정 교수는 전공의 1년 차에 만났던 한 환자의 이야기를 꺼내며 눈물을 보였다. 극단적 선택을 시도해 응급실에 온 환자를 정성껏 치료하여 퇴원시켰는데, 한 달 후 가슴 아픈 소식을 듣게 된 것. 하지만 2000년도 즈음 당시만 해도 정신응급환자는 환자로 인식되지 못했다. 귀찮고 이상한 환자 취급을 받은 정신응급환자들은 단지 외과적 처치만 받을 뿐, 그 어디에서도 제대로 된 정신의학과적 치료는 받을 수 없었다. 하지만 올해 5월, 국내 최초로 정신질환자의 응급 상황에 제대로 대응할 수 있는 ‘권역정신응급센터’가 생겼다. 이 교수는 이곳에서 누구보다 앞장서 수많은 환자가 제2의 삶을 찾을 수 있도록 힘쓰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