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방송되는 KBS1 '동네한바퀴'에서는 공룡 발자국처럼, 가야의 고분처럼 층층이 시간을 쌓아 나가는 경남 고성에서 조용히 흘러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만나본다.
◆공룡 발자국을 따라, 상족암군립공원
고성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단어 ‘공룡’. 1982년 국내 최초로 공룡 발자국이 발견된 이후 지금까지 5,000여 점의 공룡 발자국 화석 중, 상족암군립공원은 공룡 발자국 2,000여 개가 무더기로 나와 세계 3대 공룡 발자국 화석지로 손꼽힌다. 시간이 만들어 낸 그 시절의 모습을 찾아 일명 ‘공룡길’을 따라 걸어가다 보면 공룡 발자국뿐만 아니라 끝없이 이어지는 해안절벽도 눈길을 끈다. 수만 년간 해풍과 파도에 깎여나가 만들어진 층층이 쌓인 해안절벽에서 이만기는 오랜 세월의 흔적과 역사를 가득 느껴본다.

우리나라 남해 바닷가 동네, 경상남도 고성에서 우리나라 씨름의 미래가 펼쳐지고 있다. 씨름 불모지에서 이제는 대한민국 씨름의 미래를 향해 나아가고 있는 그 시작에는 바로 씨름단 박준욱 감독이 있다. 마땅히 다니는 학원 없이 집에서 혼자 부모님을 기다리는 아이들을 데리고 유소년 씨름단을 만들고 싶었던 그는 직접 전단지를 만들고 학교를 찾아다니며 아이들을 모았다. 다방면으로 노력한 끝에 처음 모인 아이들은 5명. 이제는 씨름 선수라는 꿈을 펼쳐나가고 있는 아이들이 씨름의 전설, 천하장사 이만기를 만난다.
◆기다렸다 봄철 효자! 고성 취나물
고성 청정해역인 자란만에서 취나물 채취에 한창인 마을 주민들을 만난다. 특유의 알싸한 향과 식욕을 돋우는 맛을 가진 봄 채소 취나물은 마을 사람들에게 운명처럼 나타났다. 배고프던 시절 식량을 찾기 위해 오른 산, 그곳에서 독특한 향에 이끌려 발견하게 된 취나물을 조금 꺾어 반찬으로 해 먹어보니 향이 참 독특하고 맛이 좋았단다. 알싸한 해풍 냄새가 깃든 동네에서 이만기는 취나물 한 상에 취해본다.

고성장의 대표 국밥은 바로 그 이름도 흔치 않은 염소 국밥. 예전부터 집집마다 염소를 키워왔던 고성 사람들에게는 인기 있는 음식이란다. 고성장에서도 염소 국밥 하면 입을 모아 추천하는 집이 있었으니 바로 70년째 이어오는 식당. 이 집은 1대 시할아버지 대부터 시작, 2대 며느리로 이어져 지금은 3대 아들 내외가 도맡아 운영 중이다. 이만기는 그렇게 깊게 끓여낸 한 가족의 인생 한 그릇을 맛본다.
◆1,100개의 장독으로 4대 터를 지키는 가족
고성 영현면, 고즈넉한 동네를 걷다 끝없이 펼쳐진 장독을 발견한다. 1,100개에 달하는 장독을 지켜나가고 있는 이필분 정재호 부부는 할머니, 어머니에 이어 3대째 장을 담고 있다. 어머니의 정성스러운 마음에는 턱없이 모자라지만 그 뜻을 이어받아 수많은 항아리를 보살피고 있는 부부를 도와 이제는 아들 내외까지 힘을 보태고 있다. 4대의 마음이 담긴 1,100개의 장독 사이를 걸으며 한 가족의 역사를 되짚어 가본다.
◆그리운 아버지의 바다로, 군령포 갯장어 사나이
남해안 일대에서만 서식하는 갯장어는 여름철에만 반짝하고 맛볼 수 있는 어종으로 그 육질이 쫄깃하며 씹히는 맛이 담백하고 고소해 많은 이들이 찾는다. 고성에서 가장 먼저 갯장어를 잡아 올린다는 이재득 씨. 25살 아버지의 품으로 돌아와 어렵고 엄격했던 아버지와 함께 수십 년 한배에서 갯장어를 잡아 온 그는 죽을 고비를 여러 번 겪으면서도 지금까지 배에 올라탔다. 아버지를 먼저 떠나보낸 이후에도 아버지에 대한 추억이자 그리움으로 가득한 갯장어를 잡아 올리고 있다. 떠나보낸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이 담긴 갯장어 한 상을 만나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