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6일 방송되는 KBS 1TV '동네 한 바퀴' 에서는 그리운 추억이 가득한 경상남도 창원으로 떠난다.

"LP판을 가져오면 피자를 드립니다“ 진해 풍호동의 어느 피자집 입구에는 이런 문구가 적혀있다. 판을 들고 온 손님을 따라 가게에 들어가 보니 정말로 가져온 LP판을 피자와 맞바꿔주는 진풍경이 펼쳐진다. 이렇게 수집한 LP판만도 자그마치 1만 2천 장, 17살 때부터 60년 동안 쉼 없이 수집해 왔다는 최광열 사장. 음악다방의 열기가 식으며 생업을 위해 피자집으로 전업할 수밖에 없었다는데. 그럼에도 사장님의 LP사랑은 더하면 더했지 식을 줄 모른다. 가지고 오는 LP마다 피자와 바꿔치기를 하니 주방에서 피자 굽는 아내는 바가지를 긁지 않을 수가 없다. 못 말리는 수집가 남편과 속 끓는 아내의 웃지 못할 이야기를 들어본다.

마산 합포구는 동네지기 이만기에겐 제2의 고향과도 같은 곳. 초등학교부터 대학교까지 학창 시절을 모두 이곳에서 보냈기 때문이다. 그중에서도 마산 용마고등학교는 천하장사 이만기의 전설이 시작된 모교이자 이승삼, 강호동 등 수많은 장사를 배출한 씨름 명문이다. 오랜만에 모교를 찾은 이만기, 옛 추억에 젖어 교정을 거닐어 보는데... 4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용마고의 모래판은 제2의 이만기를 꿈꾸는 청춘들의 구슬땀으로 뜨겁다. 씨름 꿈나무들이 전하는 든든한 포부와 다짐을 들어본다.

창원의 한 동네에는 제주도에서나 볼 수 있는 황금향 농원이 있다. 동네지기 이만기, 때마침 황금향을 따느라 여념이 없는 배한선 어머님을 만나게 되었다. 그런데 500평이 넘는 과수원에 일하는 사람은 어머님 혼자뿐이라고? 10년 전까지도 이곳은 남편과 함께 운영하던 국화, 토마토 농장이었단다. 하지만 갑작스런 남편의 죽음으로 혼자서도 가능하다는 황금향 농사로 전향하게 된 것. 수확이 없던 초기 몇 년은 남편이 남긴 빚더미 때문에도 마음고생이 적잖이 심했다. 하지만 열매를 맺기 시작하니 세상 둘도 없는 효자가 됐다는데. 허리띠 졸라매도 못 갚던 빚을 지금은 모두 청산하고 행복길 시작했다는 배한선 어머님. 겨울에 봄날을 만난 황금향 어머님의 황금빛 인생을 만난다.

상인들의 호객 소리로 분주한 마산어시장. 골목길을 따라 들어가다 보면 간판 하나 없는 보리밥집이 있다. 가게의 주인장은 이 자리에서 장사한 지 40년, 올해로 구순이 되셨다는 윤영희 할머니. 결혼 10년 만에 남편을 잃고 자식 넷을 키우기 위해 보리밥집을 하게 됐다는데. 단돈 4천 원에 넘치도록 푸짐한 정을 눌러 담은 할머니의 보리밥 한 그릇엔 배고픈 설움을 견뎌온 그 시절의 이야기가 담겨 있다. 구순 할머니의 푸짐한 인심이 담긴 보리밥을 맛본다.

마산 합포구 성산동엔 56년간 한 자리를 지켜 온 아주 오래된 3층 건물, 신신예식장을 만날 수 있다. 1967년 고 백낙삼 대표가 처음 설립한 이 예식장은 형편 어려운 부부들에게 소량의 사진값만 받고 무료로 결혼식을 올려온 곳. 지난 4월, 고 백낙삼 대표가 별세한 뒤로는 그의 아들인 백남문 씨가 뒤를 이어가고 있다. 걱정과 고민도 많았지만, 아버지의 뜻을 따르고자 생업까지 접고 예식장 일을 시작했다는 남문 씨. 무료 예식이라 손에 쥐는 건 없지만 아버지가 말한 보람이 무엇인지를 몸소 체감하고 있단다. 반세기 넘게 행복한 결혼식을 선사해 온 신신예식장, 그 따뜻한 이야기는 계속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