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①에서 계속
이주리는 '금제 김완선'이라는 별명을 가질 만큼 화려한 스타일로도 화제를 모았다. 강렬한 파마머리, 눈에 띄는 미니스커트와 립스틱 등 1990년대 초의 유행을 고스란히 담아낸 스타일링은 이주리의 매력을 더욱 돋보이게 했다.
"처음엔 새로운 스타일에 대한 기대와 걱정이 동시에 있었어요. 하지만 이주리의 의상과 헤어를 완성하고 나니, 자연스럽게 주리처럼 당당해지는 기분이 들더라고요. 하하. 극 중 시대에 젖어 들기 위해서 김완선 선배님의 음악을 플레이리스트로 만들어 계속 들었는데, 특히 '기분 좋은 날'을 좋아했어요. 첫 등장 장면에서 그 곡을 흥얼거리며 연기했는데, 제작진이 실제로 그 음악을 작품에 삽입해주셔서 정말 감사했죠."
'정숙한 세일즈'는 작품 속 '방판 시스터즈'의 유쾌한 케미스트리로도 큰 사랑을 받았다. 이세희는 배우 김성령, 김소연, 김선영과 함께하며 연기뿐 아니라 인생에 대한 배움도 얻었다고 전했다.
"성령 언니는 늘 열린 마음으로 다가와 주셨어요. 모든 스태프에게 한결같이 배려 깊게 대해주시고, 촬영장 분위기를 편안하게 만들어주셨죠. 어마어마한 선배다 보니 처음엔 어려웠지만, 성령 언니의 배려 덕분에 금방 적응할 수 있었어요."
서영복 역의 김선영에 대해선, 매 순간 그의 연기력에 감탄했다고 밝혔다. 대본의 행간 사이 빈 곳을 완벽하게 채우는 연기를 보여줘 항상 감탄했다고 고백했다. 이세희는 김선영 덕분에 대사와 대사 사이 미묘한 감정을 배우고, 장면을 더 풍부하게 만드는 방법을 터득했다고 전했다. '한정숙' 역의 김소연에겐 깊은 존경심을 드러냈다.
"소연 언니는 살면서 '이런 사람이 또 있을까' 싶을 정도로 처음 경험하는 사람이었어요. 매 순간 모두를 세심하게 챙기고, 감사와 미안함을 표현하는데 그 마음이 진심이에요. 나중에는 경이로울 정도였어요. 앞으로 소연 언니 같은 사람을 다시 만날 수 있을까 싶어요."
이세희는 '정숙한 세일즈'를 만나기 전 공백기에서 자신을 채우는 시간을 가졌다고 말했다. 요리도 하나둘 배우면서 '집밥 이 선생'으로 거듭났고, 연기 수업도 들으며 부족한 부분을 채워나갔다. 이세희는 상대적으로 다른 배우들보다 늦은 나이인 20대 중반에 연기를 시작한 만큼, 초조한 마음에 너무 바쁘게 달려갔다면 오히려 먼 길을 돌아갔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공백기 동안의 경험이 이번 작품에서 큰 도움이 됐어요. 다양한 경험들로 이세희의 내면을 채우다 보니, 이번 작품에서 이주리라는 캐릭터를 더 잘 이해할 수 있었어요. 저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은 정말 소중했어요."
이세희는 사극에도 출연해보고 싶고, 악역에도 도전해보고 싶며 새로운 역할에 대한 열정을 드러냈다. 자신이 가진 또 다른 모습을 발견하고, 이를 연기를 통해 표현할 기회를 얻고 싶다고 했다.
"인생은 길잖아요? 제게는 저만의 속도가 있다고 생각해요. 부족한 부분을 하나씩 채워가며 천천히 묵묵히 걸어갈 거예요. 그게 제가 가진 가장 큰 강점이라고 믿어요. 앞으로 더 좋은 모습으로 찾아뵐게요. 천천히, 그러나 꾸준히 나아가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