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그것이 알고싶다’가 정신병원 실태 조사에 나선다.
그동안 미디어를 통해 부정적으로 그려져 온 정신병원이었으나, 정신병원에서 일어난 의문의 사망사건과 영등포역을 떠도는 연쇄실종 괴담 등 현실에서도 정신병원이 많은 잡음을 낳고 있다. 이에 ‘그것이 알고싶다’ 팀은 정신병원을 중심으로 오랜 기간 반복되고 있는 병원 내 부조리를 파헤치기에 나섰다.
◇ 35시간의 감금, 정신병원의 비극
지난 6월, ‘그것이 알고싶다’ 팀에 한 통의 우편물이 도착했다. 익명의 제보자가 보내온 우편물 안에는 USB가 하나 담겨있었다. USB에는 병원으로 추정되는 곳을 비추는 16개의 CCTV 화면이 있었다.
환자복을 입은 사람들이 누운 침상, 간호사들이 오가는 복도가 담긴 영상 중에서도 유독 눈에 띄는 화면이 하나 있었다. 침대 하나로 거의 꽉 찰 듯 비좁은 방에 가만히 누워있는 한 남자. 그 남자는 양쪽 팔과 다리가 침대에 묶여 있었다.
영상이 시작될 때쯤에 침대에 묶인 그 남자가 같은 자세를 유지하기를 무려 35시간. 영상이 막 끝나갈 때쯤이었다. 그가 갑자기 거친 숨을 몰아쉬기 시작했다. 얼굴은 시퍼렇게 질려있었다. 남자의 상태가 급격히 안 좋아지자 의료진은 급히 그를 인근 병원으로 이송했다. 그는 좀 더 큰 병원에서 적절한 응급조치를 받을 수 있는 듯 보였다. 하지만 옮겨진 병원에서 뜻밖의 사망선고가 내려졌다. 사망한 이는 겨우 27세였다.
수소문 끝에 피해자 가족과 연락이 닿았다. 제작진은 그의 이야기가 담긴 제보 내용을 전하며 조심스레 위로의 말을 건넸다. 하지만 그의 아버지는 무척 당황스러워했다. 아들의 주치의가 그의 사망원인을 ‘알코올’이라 전했다는 것. 그의 가족은 35시간 동안이나 묶여있었다는 걸 전혀 알지 못하고 있었다.
피해자 가족에게 병원 측이 밝힌 사망 원인은 그저 알코올이다. 그가 병원에서 이용하는 고농도 합성 알코올 솜에 젖어있는 알코올을 몰래 흡입해 사망했다는 것이었다. 피해자가 성인이 될 무렵부터 술을 절제하지 못했기에, 그의 가족들은 주치의의 말을 전적으로 믿을 수밖에 없었다고 했다.
제보를 토대로 취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자 병원측은 법원에 방송을 금지해달라는 가처분신청을 제기했다. 방송금지 가처분 신청서에는 환자가 오랜 강박 상태로 방치되어 사망했다는 제보자들의 주장은 사실과 다르며, 이런 내용이 방송되면 주치의 본인의 명예가 심각하게 훼손될 수 있다고 적혀있었다. 과연 적절한 조치를 모두 시행했다는 주치의의 주장은 어디까지가 사실일까.

◇ 영등포에 맴도는 연쇄 실종 괴담, 그리고 정신병원
영등포 인근의 안창(구 사창가)이라 불리는 그곳엔 늘 존재하지만 보이지 않는 노숙인들의 보금자리가 있다. 최근 그 인적이 드문 골목에 의문의 남성들이 돌아다닌다는 소문이 있다. 그들이 오고 가면 노숙인들이 하나둘 사라진다는 괴담이었다.
제작진은 노숙인들을 증언을 듣던 끝에 지난 해 의문의 남성들에 의해 끌려갔다던 남자를 만날 수 있었다. 그는 낯선 이들이 술과 담배를 제공하겠다며 본인을 어디론가 끌고 갔다고 기억을 되살렸다. 수많은 노숙인들을 차에 태우고 떠난 그들은 강화도 소재 B병원의 직원으로 밝혀졌다. 2014년 7월, 검찰에서 강화도 소재의 B병원의 실체를 파헤쳤던 것.
당시 검찰 측은 B병원이 실제로 노숙인들을 유인해 입원시켰으며 보험공단으로부터 23억 원을 부당 편취한다고 고발했다. 재판 이후, 그곳의 은밀한 실종 소동은 끝날 듯했지만, 영등포에서는 의문의 남성들 그리고 자고 나면 사라지는 노숙인에 대한 괴담이 여전히 떠돌고 있었다.
환자가 아닌 노숙인들이 정신병원으로 끌려간다는 괴담은 왜 여전히 영등포 노숙인들을 공포에 휩싸이게 하는 걸까. 인권을 외치는 오늘날, 정신병원에서 치료라는 명분하에 35시간 이상의 격리 및 강박이 이루어질 수 있는 이유는 무엇일까. 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사망한 환자의 사인이 가족들조차 알 수 없게 조용히 은폐되는 걸까?
23일 밤 11시 5분에 방송되는 SBS ‘그것이 알고싶다’에서는 사람들의 편견과 무관심 속에 조용히 변질되어온 대한민국의 정신병원의 현실을 고발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