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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FF보고서] 양익준의 소신, 그리고 일침 #자율성 #백남기 농민 #한국이 무서워

▲양익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양익준(사진=윤예진 기자 yoooon@)

양익준 감독은 올해 부산국제영화제(이하 ‘BIFF’) 참석까지 고민이 많았다고 했다. 부산으로 오는 길, 많은 생각들이 그를 통과한 듯 했다.

다큐멘터리 ‘다이빙벨’로 촉발된 BIFF의 외압논란. 그로인한 영화감독조합의 BIFF 보이콧으로 개막작 ‘춘몽’ 배우들의 영화제 참여에 일찍이 이목이 쏠린바 있다. ‘춘몽’에 출연한 남자 주연배우 3인, 양익준 박정범 윤종빈 모두가 감독이기도 하니 말이다.

결국 윤종빈 감독은 영화감독조합의 뜻에 따라 불참을 선택했고, 박정범 감독은 개인적인 이유로 영화제에 참여하지 않았다. ‘춘몽’에서 한예리의 아버지로 출연한 영화 제작자인 이준동 나우필름 대표 역시 지난 8월 자신의 SNS에 “난 이용관 전 집행위원장의 명예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채 치러지는 올해 부산영화제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 영화제는 어쨌든 잔치판이다. 정치적 보복 때문에 혼자 고통을 겪고 있는 이용관 위원장을 모른 체하고 잔치판에 끼어 놀 염치는 없다”며 불참 의사를 밝힌바 있다.

세 명의 감독 중 부산행을 확정한 이는 양익준 감독이 유일한데, 그는 앞서 자신의 SNS 계정을 통해 개인적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부산영화제를 통해 태동한 감독으로 고향에 나쁜 놈이 들어앉았다고, 술수를 쓰고 있다고, 먼발치서 고향을 보며 발만 동동 구를 순 없으니 가봐야 겠다”며 고민 끝에 개막식에 참석하기로 결정한 것.

그리고 BIFF 개막일인 6일, 부산 동서대학교 센텀캠퍼스 컨벤션홀에서 열린 ‘춘몽’ 기자회견에서 양익준 감독의 생각을 직접 전해들을 수 있었다.

이날 양익준 감독은 “개인 페이스북에 글을 올린 건, 내 마음을 정리하고 싶었서였다”고 말문을 연 후 “BIFF는 나에게 고향 같은 곳이다. 예전에 나는 그냥 영화가 좋았다. 내 안의 욕구를 분출하고 싶어서 영화를 만들었다. 그런데 어느 순간 영화를 한 편 씩 연출하다 보니 나도 큰 상황 안에 엮여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 말했다.

이어 “여러 아픈 사건들이 사회에서 많이 일어나고 있다. 백남기 농민 사건도 그렇고, 먼발치에서 보면서 나도 거미줄 안에 놓여 있는 사람이구나, 꼬맹이가 아닌 시건 한 가운데 있는 사람이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또한 “마음 같아서는 시청에서 ‘빤스’ 하나 입고 (영화제 자율성을 외치는) 퍼포먼스를 하고 싶다. 그러나 내가 알고 있는 BIFF 정보에 대한 한계성이 분명 있을 거다. 알고 있는 한계성에서 어필하려 한다. 여러분들도 건강한 생태계가 뭔지 그런 자각을 해주셨으면 좋겠다. 엄청 무시무시한 사회에서 살고 있다는 생각이 든다. 내가 지금 일본에서 3개월 째 지내고 있는데, 밖에서 바라보는 한국은 더 무섭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그는 “언제까지 술자리에서 정치 이야기를 하고, 언제까지 꿈에서 대통령 꿈을 꿔야 햐냐”며 “자율성이 보장되는 좋은 환경에서 영화를 만들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고 소신을 드러냈다.

이날 양익준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인용하며 “좋은 꿈들 꾸시라”는 재치 있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는데, 그의 소원처럼 BIFF의 앞날에 ‘좋은 꿈’들이 가득할지, 지켜 볼 일이다.

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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