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르미 그린 달빛' 결말은 역사와 달랐다. 그래서 누군가는 행복했지만, 또 누군가는 불행했다.
18일 방송된 KBS2 월화드라마 '구르미 그린 달빛' 마지막회는 역사와 픽션이 어우러진 결말로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자아냈다. 세도정치는 이영(박보검 분)의 바람되로 정리됐고, 홍라온(김유정 분) 역시 역적이란 죄를 벗었다. 이와 함께 이영과 홍라온은 행복한 미래를 맞았지만, 비극으로 삶을 마감한 이들도 있었다.

초반부엔 홍라온과 이영의 짠내나는 로맨스가 이어졌다. 이영이 독살 위협으로 쓰러진 후 홍라온은 정약용(안내상 분)과 함께 목숨을 걸고 입궐했다. 아직 궐엔 홍라온을 노리는 이들이 많지만, 이영을 위해 궐을 찾은 것.
홍라온이 혼신을 다해 돌본 덕에 다행히 이영은 눈을 떴다. 그러나 홍라온은 정체를 감추기 위해 또 다시 바로 자리를 떠야했다.
홍라온을 알아채고 먼저 다가간 것은 또 이영이었다. 솔직하게 감정을 표현하던 이영의 직진 로맨스가 마지막까지 이어진 것.
이영은 자리에 떠나려는 홍라온을 잡으며 "눈을 떴는데 네가 아닐까봐 걱정했다. 붙잡았는데 네가 아닐까봐 한참을 망설였다"면서 속내를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에 홍라온은 "할아버지(정약용)과 약조했다. 저하를 모른척 하기로 했다"고 떠나려 했다. 그럼에도 이영은 "모른척 할테니 오래오래 곁에 있으라"는 고백으로 다시 한 번 진심을 드러냈다.
물론 두 사람을 위협하는 정치적인 음모는 여전했다. 중전 김씨(한수연 분)는 자신의 자리를 위협하려는 딸을 버리려다 이영에게 발각돼 대립각을 세웠다.
여기에 홍라온이 영은옹주(허정은 분)의 도움으로 숨겨진 밀서를 발견하면서 긴장감은 더욱 고조됐다.
밀서는 이영의 어머니가 직접 작성했던 것. 이영의 어머니가 세상을 떠나기 전 마지막으로 남긴 편지였다. "좋은 군주가 돼 달라"는 어머니의 편지에 이영과 임금(김승우 분)은 함께 눈물을 쏟으며 현실을 통탄했다.

김헌(천호진 분)의 위협도 이어졌다. 김헌은 홍라온이 궐에 있다는 소식을 들은 후 "죽여서라도 데려오라"고 명령했다. 홍라온을 살리기 위해 김윤성(진영 분)이 직접 나섰고, 결국 홀로 자객들의 칼을 모두 받아내며 피를 토하며 숨을 거뒀다.
김윤성은 홍라온에게 "항상 그리워했던 사람"이라며 "그리는 순간, 행복했으면 그만이다. 그러니 당신은 부디 행복하라"는 메시지를 남기며 끝까지 해바라기 순애보를 선보여 안타까움을 자아냈다.

이영 어머니의 죽음과 관련된 비밀도 풀렸다. 이는 모두 김헌의 계략에 의한 것이었다. 김헌은 당시 중전이던 이영의 어머니에게 "서학(천주교)를 믿냐"면서 "폐서인이 돼 세자의 짐이 되겠냐, 스스로 물러나겠냐"고 압박했다.
10년전 비밀이 봉인해제되고, 이와 함께 김헌이 기녀 사이에서 태어난 딸의 신분을 속이고 중전의 자리에 올렸다는 사실도 알려졌다. 김헌은 모든 권력에서 쫓겨났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결국 역사와 다른 해피엔딩이 된 것.
여기에 이영은 성군이 됐고, 홍라온과 행복한 조선을 그리며 누구도 부럽지 않은 시간을 보냈다.

'구르미 그린 달빛'은 왕세자와 남장 내시의 궁중 로맨스 뿐 아니라 박보검과 김유정, 곽동연, 채수빈, 진영 등 청춘 스타들의 활약도 매회 화제가 됐다. 이들은 이전까지 쌓아온 탄탄한 연기력을 '구르미 그린 달빛'을 통해 인정받으며 앞으로의 활약을 기대케 했다.
이는 마지막회까지 이어졌다. 박보검은 궁궐 대표 망나니와 카리스마 군주, 순정남까지 팔색조 연기를 펼치며 여심을 쥐락펴락했다. 여기에 김유정의 눈물 연기와 곽동연, 채수빈, 진영의 섬세한 감정 연기는 시청자들의 눈길을 사로잡는데 충분했다.
천호진, 김승수, 전미선, 한수연 등 중견 연기자들의 활약은 '구르미 그린 달빛'을 든든하게 뒷받침하는 요소였다. 이들 덕분에 '구르미 그린 달빛'의 몰입도는 더욱 높아질 수 있었다.
각각의 캐릭터들과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하던 배우들의 열연을 볼 수 없다는 점도 '구르미 그린 달빛'의 종영에 대한 아쉬움을 자극하는 요소다.
한편 '구르미 그린 달빛' 후속으로는 수애, 김영광 주연의 '우리 집에 사는 남자'가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