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21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오래된 고향 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다시 지은 집을 찾아간다.
대가 저수지와 나지막한 산으로 둘러싸인 경남 고성의 작은 마을. 가운데가 꺾여있는 독특한 형태의 단층집이 자리잡고 있다. 은퇴 후 삶을 보내기 위해 45년 만에 고향으로 돌아와 새로 지은 집이다. 원래는 약 300년 동안 8대에 걸쳐 내려온 고향 터. 그 자리엔 조상 대대로 살아온 고택과 남편이 태어나 12살 때까지 살았던 고향 집이 있었다. 그러나 30년 넘게 비워놓은 탓에 복원이 불가능한 상황. 결국 남편은 자식과 형제들을 위해 '진짜' 고향 집을 다시 만들기로 결심했다.
그때부터 건축가 아들과 함께 옛집을 허물고 그 자리에 새로운 고향 집을 설계하기 시작한 남편. 그러나 집을 어떤 모양으로 앉힐지 정하는 것부터 쉽지 않았다. 남편이 태어나기 전부터 있었던 우물과 돌이 박혀 있었기 때문인데. 고민 끝에 생각을 전환. 집의 역사가 담긴 우물과 돌을 기준점으로 잡고 설계해 나갔다. 그 결과 가운데가 꺾여진 집 구조가 탄생했다.
짐 나를 일이 많은 시골 생활에 맞춰 설계한 중문과 전통 구들로 만든 찜질방, 70년대 공중목욕탕 느낌의 욕실까지. 남편의 로망을 실현해 만든 고향 집. 집 안 어디서나 볼 수 있는 200년 된 느티나무 풍경은 부부의 자랑이다. 옛 집에서 나온 기와로 담장을 쌓고, 주춧돌로 집의 쉼터를 만든 남편. 튼튼한 고재들로는 어떤 공간을 만들어 나갈 지 즐거운 고민에 빠져 있다. 새로 지은 집에서 소중한 시간과 추억이 쌓고 싶다는 부부의 두 번째 고향 집을 만나 보자.
부산의 한 구도심, 미로처럼 좁은 골목길 사이 등대처럼 우뚝 솟은 집이 있다. 울퉁불퉁한 외관에 온통 새하얀 집. 이곳은 다섯 가족을 위한 '각자의 공간'으로 이루어진 공간이다. 어느 날 '그렇게 아버지가 된다'라는 영화를 본 남편. 자유롭게 성장하는 아이가 행복하게 지내는 모습을 보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는 남편.
삼 남매가 더 크기 전에 집을 지어야겠다고 결심했다고. 아파트에서 삼남매는 개인공간 없이 한 방에서 생활했던 상황이라, 아내도 사춘기가 시작된 아이들에게 독립된 공간이 필요하다고 느끼던 차였다. 그렇게 아내가 태어나 평생을 살아온 고향에 5개의 방이 달린 3층 집이 탄생했다.
그러나 도심 전망을 살리려다 보니 서향으로 앉힌 집. 해가 길게 들어와 여름에 더워지는 서향의 단점을 보완하게 위해 햇빛이 들어오는 각도를 계산해 창을 내고, 2층 공용 공간의 창 높이를 낮춰 해가 최대한 늦게 들어오도록 설계했다. 계단을 반 층씩 오를 때마다 달라지는 전망은 3층 집만의 장점이다.
각자의 공간이 생기면서 더욱 돈독해졌다는 가족. 삼남매의 웃음도 많아졌다는데. 첫째는 자신의 방에서 마음껏 취미 생활을 즐길 수 있게 되었고, 둘째는 좋아하는 식물을 가꿀 수 있는 공간이 생겼다. 셋째도 자신만의 공간에서 공부를 하고 여유로운 생활을 보내게 됐다. 가족에게 행복과 웃음을 선물한 ‘방들의 집’을 만나 보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