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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뮤직로그] 태연, 함부로 과감하게

[비즈엔터 이은호 기자]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지난 8월 작성한 태연의 솔로 콘서트 리뷰 기사 제목은 “태연에게 무엇을 상상하든”이었다. 그날 태연이 보여준 공연이 ‘아이돌 그룹의 메인 보컬’ 혹은 ‘소녀시대 멤버’에 대한 상상을 뛰어 넘었다는 의미에서 붙인 제목이다. 가창력을 과시하기 위해 발라드로 셋리스트를 채우거나 콘셉추얼한 퍼포먼스로 환호를 얻는 대신, 태연은 네 명의 폴 댄서를 대동하고 무대에 섰다. 여느 팝스타 못지않은 당당함과 화려함이 엿보였다.

노래를 잘하는 가수들에게는 발라드가 제격이라고 사람들은 으레 생각한다. 태연이 처음으로 내놓은 솔로곡 ‘만약에’(드라마 ‘쾌도 홍길동’ OST)나 ‘들리나요’(드라마 ‘베토벤 바이러스’ OST)는 아이돌 그룹 메인보컬에게 허락된 가장 전형적인 형태의 결과물이었다. 서정적인 멜로디로 예쁜 음색을 들려주고 후렴구 고음을 통해 가창력을 뽐낼 수 있는 노래. 하지만 그 안에 태연의 오리지널리티가 끼어들 여지는 많지 않았다.

그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고 느낀 것은 유닛그룹 소녀시대-태티서 활동부터다. 예쁜 음색과 단단하게 목소리를 뽑는 힘, 그리고 타고난 ‘끼’는 “딴 사람들도 다 빛나는 나를 좋아해”라는 ‘트윙클(Twinkle)’의 도발이나 “할러(Holler)”를 외칠 때의 청량함과 멋지게 어우러진다.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소녀시대 태연(사진=SM엔터테인먼트)

그리고 지난해 태연의 이름을 내건 첫 번째 솔로 음반이 나왔다. 타이틀곡 ‘아이(I)’는 소녀시대와도 달랐고, 소녀시대-태티서와도 달랐으며, ‘만약에’로 대표되는 OST와도 달랐다. 팝 록 색채가 돋보이는 ‘아이’는 태연이 장르적인 변화를 꾀했다는 점에서도 의미 있지만, 자신의 색깔을 본격적으로 구축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더욱 눈길을 끈다. 태연은 보컬리스트로서의 강점을 적극적으로 활용해 스펙트럼을 넓혔고 그 안에서 자신의 오리지널리티를 만들어내기 시작했다.

덕분에 재즈부터 퓨처 팝까지, 다양한 장르를 아우르면서도 태연이 갖는 존재감은 상당하다. ‘레인(Rain)’에서 보여준 입체적인 감정이나 스스로를 독립적인 인물로 곧추세운 ‘와이(Why)’와 같이, 통상적인 흐름을 뒤트는 전개 또한 쏠쏠한 재미를 준다.

지난 1일 공개된 신곡 ‘11:11’은 어쿠스틱 기타를 중심으로 이어지는 팝발라드 장르의 곡이다. 이별 후 그리움을 노래하는 노래지만, 태연은 감정을 쏟아내는 대신 슬픔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하면서 멜로디와 사운드를 두드러지게 한다. 밸런스를 잘 맞췄다는 뜻이다. 덕분에 ‘11:11’은 발매 2주일이 지난 16일 현재까지도 주요 음원사이트 상위권에 이름을 놀려놓고 있다.

신곡 커버 사진 속 태연의 얼굴은 아직도 앳되기만 하다. 그러나 그가 품고 있는 잠재력을 생각하면 음악 팬으로서 짜릿하지 않을 수 없다. 놀라움은 결심으로 변했다. 태연과 태연의 음악에 대한 상상은 함부로 과감하게 해도 좋겠다고.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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