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주말 예능프로그램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 시즌 1을 종료한다. 오는 28일 마지막 온라인 생방송을 진행하고, 6월 중 해당 방송분을 두 차례에 걸쳐 송출한다. 종영 후에는 재정비를 거쳐 시즌2를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마이 리틀 텔레비전(이하 마리텔)’은 지난 2015년 1월 파일럿 형태로 방송된 뒤 같은 해 4월 정규 편성됐다. 배우 소유진의 남편으로 더 잘 알려져 있었던 요리연구가 백종원은 간편한 요리법과 구수한 말투로 ‘백주부’, ‘슈가보이’ 캐릭터를 얻었고, ‘어른이들’을 소환한 색종이 아저씨 김영만은 예상치 못했던 감동을 안겼다. 박명수, 정준하의 ‘노잼’ 방송은 그 자체만으로도 화젯거리가 됐으며 이경규가 시도한 ‘눕방’은 이제 하나의 콘텐츠 형태로 자리매김했다.
하지만 언제나 명(明)만 있었던 것은 아니다. 김구라가 진행했던 역사 방송은 친일파 박마리아 씨를 설명하면서 독립운동가 김마리아 선생님의 사진을 내보내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양정원이 진행했던 필라테스 방송은 운동이 아닌 노출과 신체 접촉을 부각시키는 연출로 인해 호된 혹평을 받았다.
무엇보다 익숙한 콘텐츠가 반복되며 시청자들의 피로도가 높아졌다. 방송인 김구라는 뮤지컬, 와인, 역사, 타로 등 다방면의 전문가들을 초빙해 콘텐츠의 질을 높이고 재미를 더했지만, 김구라를 제외한 거의 모든 출연자들에게서는 그만한 성의를 찾아보기 어려웠다. 내용이 아니라 출연자의 스타성에 의존한 지점부터 방송은 생명력을 잃었다.
물론 온라인 방송의 새 지평을 열었다는 점만으로도 ‘마리텔’이 남긴 성과는 대단하다. 그러나 동시에 ‘마리텔’의 등장은 방송사에게 새로운 고민거리를 던진 사건이기도 했다. 누구나 방송을 할 수 있는 시대에, 전통적 방식의 미디어들은 어떻게 온라인 방송으로 대표되는 뉴미디어를 초월할 것인가. 초반 ‘마리텔’의 질 높은 콘텐츠와 역동적인 편집은 전통 미디어와 뉴미디어의 조화가 적절히 이뤄진 사례였다. 하지만 지난 30개월의 시간동안 ‘마리텔’의 포맷은 익숙해졌고 신선함은 희미해졌다. (언제가 될지 모르겠지만) 다시 돌아올 시즌2는 어떻게 새로움을 더할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