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당신에게 초능력이 생긴다면? 가장 먼저 시간을 되돌리고 싶다는 사람이 대다수일 것이다. 인생은 매 순간이 선택의 연속이다. 생각 없이 접어든 길이 ‘대박’으로 이어질 수 있고, 고심 끝에 내린 결정 때문에 ‘쪽박’을 찰 수도 있다. 그래서 사람들은 불가능한 일임을 알면서도 타임머신을 원한다. 특히 현실이 괴로울수록 그 상상은 거세진다.
현재 방영 중인 KBS2 ‘고백부부’는 이 같은 생각을 드라마로 그려냈다. 인생에서 가장 후회되는 순간을 ‘결혼’이라고 생각한 부부가 서로를 처음 만났던 18년 전으로 시간여행을 하게 되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가 주된 내용이다.
대부분의 드라마가 남녀 주인공의 행복한 결혼으로 마무리를 짓는 것에 비해, ‘고백부부’는 마진주(장나라 분)와 최반도(손호준 분)의 결혼식 장면부터 시작한다. 이 부부는 각각 가사와 육아, 가족 생계 책임이라는 무거운 현실과 마주한다. 스물넷 어린 나이에 맞은 신혼은 잠깐이었다. 화장기 없는 얼굴과 지저분한 차림의 마진주가 아이를 돌보다 결국 눈물을 쏟고 마는 장면은 주부들의 마음을 울렸다. 또 영업사원으로서 거래처인 병원 원장의 내연녀 관리를 하다가 머리채를 휘어 잡혀도 웃어야 하는 최반도의 모습은 가장의 애환을 절절히 묘사했다. 그들은 서로의 고통을 모른 채 이혼을 선택했지만, 이를 지켜본 시청자들은 지독할 정도의 현실 반영에 공감하며 엄지를 치켜세웠다.

그러나 막상 두 사람이 18년 전 대학 새내기 시절로 돌아간 이후 시청자들의 반응은 엇갈리고 있다. 몸은 스무 살이 됐어도 기억은 그대로인 탓에 최반도와 마진주는 앙숙인 채로 서로 헐뜯는 막말들을 주고받는 상황이다. 귀엽게 투닥거리는 정도가 아니라, ‘호스트바’에 ‘원조교제’까지 격한 언사들이 오고 간다.
특히 최반도의 말과 행동에 대해 불만을 토로하는 목소리가 높다. 시간여행 전부터도 마진주를 대할 때마다 면박을 주고 깎아내리는가 하면, 첫사랑 민서영(고보결 분)을 잊지 못하는 모습을 보여 아내의 자존심을 무너뜨렸다. 이는 스무 살로 ‘고백(Go Back)’해서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시청자들 사이에서는 ‘고백부부’가 ‘비혼 권장 드라마’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의 이야기도 나온다. 드라마 전개상 결말은 마진주와 최반도가 서로의 소중함을 깨닫고 재결합할 것이라는 추측이 유력하지만, 이런 상황이라면 해피엔딩이라 하더라도 설득력이 있을지 의문이다. 이번 주 반환점을 도는 ‘고백부부’의 전개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