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리산 소년’ 김영근은 가수가 되고 싶었다. 부평에서 일용직을 겸하며 몇 번이고 ‘슈퍼스타K’의 문을 두드렸다. 굳게 닫힌 문은 5년 만에 열렸다. ‘아랫담길’을 떠나 ‘경의숲길’을 걸으며 김영근은 행복한 고민을 한다.
김영근은 20일 오후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위치한 카페 사유에서 데뷔음반 ‘아랫담길’ 발매 기념 음감회를 열고 동명의 타이틀곡 뮤직비디오를 처음 공개했다.
이날 취재진 앞에 선 김영근은 “멍하고 떨린다. 긴장을 안 할 줄 알았는데 노래할 때보다 더 긴장된다”면서 “여기에 와서 기자들을 보니 이제야 데뷔가 실감난다”고 소감을 전했다.
김영근은 지난해 방영된 Mnet ‘슈퍼스타K 2016’ 우승자다. 프로그램 방영 당시 호소력 짙은 목소리와 감성으로 ‘지리산 소울’이라는 별명을 얻으며 호평 받았다. 1년 여 간의 준비기간을 거친 끝에 가요계에 정식 데뷔하게 됐다.
음반명과 동명인 타이틀곡 ‘아랫담길’은 김영근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은 노래다. ‘아랫담길’은 김영근이 살던 경상남도 함양군의 마을 이름에서 따왔다. 2절 가사에 등장하는 ‘경의숲길’은 서울로 거처를 옮긴 김영근이 매일같이 지나는 곳이다. 김영근은 아랫담길과 경의숲길을 오가며 느낀 감정을 가사에 담았다.

그는 “과거에는 아랫담길을 걸으며 미래를 고민했는데 이제는 경의숲길을 걸으며 미래를 생각한다”면서 “평소 자전거를 타고 경의선숲길을 지나는데, 내가 예전과 다른 곳을 걷고 있다는 생각에 감정이 오묘해졌다. 예전 생각도 많이 난다. 내게는 의미가 많은 장소”라고 설명했다.
미래를 고민한다는 점은 같지만 고민의 명도는 달라졌다. 김영근은 “아랫담길을 걸을 때에는 ‘노래를 이렇게 하는 게 맞는 것인가’라는 고민이 컸다. 어두웠다”면서 “그런데 경의숲길을 지나면서는 내가 미래에 어떤 음악을 해야 하는지 고민한다. 희망적인 생각을 많이 한다”고 전했다.
당초 올해 9월 데뷔하려던 김영근은 음반의 완성도를 위해 발매 일정을 미뤘다. “완벽한 노래를 싣고 싶다”는 욕심이 들었단다. 그 사이 자작곡도 만들어 음반에 넣었다. 마지막 트랙 ‘시선’이다. 이 노래에서 김영근은 자신에 대한 타인의 시선과 그로 인한 불안함을 고백한다.
그는 “1년 간 음반을 준비하면서 ‘나를 알아봐주셨던 분들에게 잊히지 않을까’ 하는 불안이 있었다”면서 “그것을 떨쳐 내기 위해 이 노래를 썼다. 음반의 주된 정서는 불안함이지만 많은 분들이 이 노래를 통해 위로를 얻고 행복을 찾으시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영근은 “빨리 나이 들고 싶다”고 했다. 노래에 깊이를 더하고 싶단 생각에서다. 함께 작업하고 싶은 가수도 김건모, 이문세, 최백호 등 중장년층이 많다. 김영근은 “경험이 필요한 것 같다. 4-50세가 되면 노래 안에 (인생 경험이) 표현되지 않을까 싶다”고 털어놨다.
진심어린 노래를 통해 청자의 공감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이 김영근 스스로 꼽은 장점이다. 김영근은 “얼마 전 기사를 보니, 연말이 돼도 행복하지 않은 사람들이 많다고 하더라. 그런 분들에게 노래를 통해 위로와 행복을 찾아드리고 싶다”고 포부를 전했다.
한편 김영근은 21일 오후 6시 ‘아랫담길’을 발매하고 같은 날 방송되는 Mnet ‘엠카운트다운’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돌입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