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0일 방송되는 KBS1 '인간극장'에서는 절망적인 순간에도 희망의 끈을 놓지 않고 살아가는 이선혜 씨와 딸의 새로운 삶을 위해 모든 것을 다 내려놓은 가족을 만나본다.
2년 전, 계단에서 추락사고를 당한 이선혜 씨. 그녀는 의식이 없는 상태로 심각한 외상을 지닌 채 중환자실로 실려 왔다. 엄마 안정숙 씨는 다발성 뇌출혈이라는 진단과 함께 딸이 깨어날 가망이 없다는 말을 듣게 된다. 안정숙 씨는 그때부터 독해지기로 마음먹었다. 아무것도 확신할 수 없었지만, 딸이 살아날 거라는 믿음 하나로 기약 없는 간병인 생활을 버텼다. 그렇게 한 달 후 움직일 것 같지 않던 딸의 몸이 기적처럼 반응하기 시작했다.

그녀가 재활 운동을 하는 이유는 하나뿐인 딸 하은이 때문이었다. 이혼 후 우울증과 공황장애가 원인이 되어 계단에서 일어난 추락사고. 기적처럼 의식이 돌아왔을 때 머릿속 기억들이 흐릿했다. 못 본 사이 부쩍 자란 딸 하은이. 딸과 함께 보낸 시간도 기억하지 못하는 엄마라서 미안할 뿐이다. 엄마의 빈자리를 채우기 위해서라도 선혜 씨는 운동을 게을리할 수 없다.
하지만 딸은 달라진 엄마에게 곁을 내주지 않았다. 하은이는 의식 없이 누워있던 엄마를 마주하고 밤마다 악몽을 꿨다. 아파서 누워있는 엄마 대신 누꼬(닭), 몽이(앵무새), 비비(토끼) 등 단짝인 동물 친구들과 우정을 나눴다. 불안해하는 하은이의 모습에 손녀딸의 엄마가 되어준 정숙 씨. 그녀는 딸 선혜 씨가 ‘엄마의 빈자리’로 돌아올 수 있게 눈을 뜨는 순간부터 잠이 들기 전까지 세 모녀는 많은 시간을 함께 보냈다. 이제는 엄마의 보디가드를 자처하는 하은이, 엄마와는 둘도 없는 단짝이 되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