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30일 방송되는 KBS1 '한국인의 밥상'에서는 강원도의 아름다운 자연 속에 깃들어 풍경의 한 조각처럼 살아가는 사람들을 만나 한여름 푸르름이 내어주는 행복한 밥상을 만나다.

강원도 평창, 이주숙 씨 부부는 드넓은 옥수수밭에서 잡풀 제거에 한창이다. 두 사람은 고향인 강원도로 귀농한 후 각종 채소와 과일나무를 부지런히 가꾸고 있다. 아내 이주숙 씨는 먼저 귀향한 남편을 따라 귀농하기 전, 오랜 울산 생활을 정리하고 이곳으로 왔다. 그녀가 고된 농사일에도 쉽게 지치지 않는 이유는 늦둥이 아들과 든든한 남편이 있기 때문이다.
그림 같은 풍경 속에서 살아가는 이들에게 더없이 반가운 손님이 찾아온다. 울산에서 학창 시절을 함께 보냈던 친구들이 여름을 맞아 놀러 온 것이다. 함께 나눠 먹는 음식과 인근 계곡으로 향하는 소풍까지, 여고 시절의 소풍처럼 특별한 여름 동창회를 만나본다.

도토리묵에 김치와 오이를 채 썰어 넣고 육수를 부은 후 얼음을 동동 띄운 도토리묵 사발은 여름 별미이다. 말린 도토리묵을 불렸다가 채소와 함께 볶으면 쫄깃쫄깃한 식감이 식욕을 돋운다. 식빵 위에 구운 삼겹살과 각종 채소를 올린 뒤 유자청과 된장을 섞은 소스를 더한 향긋한 샌드위치까지, 여고 동창생들의 점심시간은 서로에게 포근한 휴식 시간이 된다.

옥동천이 맑게 흐르는 강원도 영월, 고추밭에 모여 농사일을 함께하는 이들은 세 마을의 부녀회장들. 첫째 이순녀 부녀회장을 중심으로 둘째, 셋째 부녀회장이 각각 윗마을, 아랫마을에 살고 있다. 마을 부녀회에서 만난 세 사람은 서로의 일을 돕고 음식을 나눠 먹으며 우정을 이어오고 있다는데, 자매처럼 정답게 지내다 보니 남편들끼리도 자연스럽게 친해졌다.
고기잡이에 나선 남편들이 있는 냇가로 향하는 세 부녀회장. 물놀이를 즐기다 보면 더위가 달아나고, 물놀이 후 맛보는 밥상은 달콤하다. 풍광만큼 아름다운 마음을 지닌 마을 주민들의 여름 별미를 만나러 간다.



오지(奧地) 중의 오지가 많다는 강원도 정선, 길목마다 하얀 개망초 흐드러진 산골에 한 부부가 산다. 물질적인 풍요보다 사람과 사람 사이의 관계가 중요하다는 아내와 차(茶)를 즐기고 음악을 좋아하는 호기심 많은 남편이 그 주인공. 풀 내음 가득한 산속으로 산책을 나온 두 사람의 공통점은 먹는 걸 좋아한다는 것이다.
산골에서의 삶을 사랑하는 두 사람이 여름 보양식 만들기에 나선다. 남편은 인진쑥과 당귀를 준비하고, 아내는 13년 된 황기를 꺼낸다. 청량한 물소리가 들려오는 계곡으로 손을 잡고 소풍 가는 부부, 이보다 아름다운 풍경이 또 있을까?

깨끗이 손질한 생닭에 13년 된 황기를 넣고 끓인 백숙은 담백하고 부드러운 맛이다. 볶은 곤드레나물을 곁들이고 곰취와 불고기를 넣어 김밥을 만든다. 잘게 다진 채소와 불고기를 넣고 비빈 밥을 넓게 편 곰취에 싸서 먹으면 향긋한 곰취 쌈밥이 된다고. 시원한 물에 당귀를 넣어 마시는 당귀차까지, 부부는 이것이 산에서만 맛볼 수 있는 행복이자 낙원에서의 삶이란다.

평창강 너머로 절개산의 기암절벽이 우뚝 선 한 폭의 산수화 같은 풍경, 평창 매화마을에 박동욱 씨 부부가 살고 있다. 집 앞으로 강이 흐르는 이곳은 눈길 닿는 곳이 곧 아름다운 강산이다. 부모님을 만나기 위해 오랜만에 서울에서 온 큰딸은 아버지를 가리켜 어머니밖에 모르는 ‘아내 바보’란다.
수도 파이프를 통해 길어 올린 산속 샘물로 직접 가꾼 채소들을 씻어 요리를 준비하는 모녀(母女), 가족의 건강을 생각한 보양식부터 큰딸이 부모님에게 대접하는 시원한 여름 별미들까지! 해금 연주자로 활동하는 큰딸의 해금 선율과 함께 더욱 빛나는 한 상을 만난다.

큰딸은 페타 치즈(양, 염소유 치즈)와 바질, 텃밭에서 따온 토마토에 올리브유를 넣고 시원한 냉(冷)파스타를 만든다. 레몬즙과 감귤 레몬 소금 등을 더해 만든 소스를 광어회 위에 붓고 허브를 올린 레몬절임 광어회는 상큼한 맛이 일품이다. 가족과 함께 즐길 수 있어 더욱 소중한 밥상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