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3일 방송되는 KBS2 '다큐멘터리 3일-구례 수해복구 현장 72시간'에서는 한순간에 무너진 삶의 터전 속에서 한줄기 삶의 희망을 잡고 살아가는 구례 사람들을 만나본다.


이을재 상인 회장은 대부분의 상인들이 아무것도 건지지 못하고 탈출했던 당시 급박했던 대피 현장을 이야기하며 속상함을 토로했다. 구례 5일 시장의 한 상인은 당시 3층에서 2층으로 지붕 위로 뛰어내려, 여섯 살 손주와 함께 보트를 타고 탈출하기도 했다. 6개 읍면 1,816개 가구가 파손되고, 현재까지 추정되는 구례군의 총 피해 금액은 무려 1807억 원에 달한다. 유례없는 재난 상황에서 구례 주민들의 삶은 풍전등화에 놓여있다.

주민들의 가장 큰 슬픔 중 하나는 어렵게 찾은 소가 죽기 직전의 상태에 놓여있다는 것이다. 이 난리 통에도 사흘간 지붕 위에서 버티고, 쌍둥이를 출산해 희망의 상징으로 불리던 어미 소도 건강이 악화되었다. 이처럼 홍수 속에서 살아 돌아오긴 했지만 지금 구례에는 파상풍, 폐렴 등 각종 후유증으로 몸 상태가 좋지 않은 소들이 많아 하루에도 수십 마리가 폐사되고 있는 상태. 현재 측정된 정부의 지원금으로는 소 가격의 10분의 1정 도를 받을 수 있어, 농민들의 고민은 더욱 깊어만 간다.

이곳 주민들의 삶을 일으켜주는 것은 다름 아닌 수많은 자원 봉사자들의 사랑의 손길이다. 수해 소식을 접하자 자신의 일처럼 마음 아파하며 한 걸음에 달려와 궂은일을 마다 하지 않는 사람들. 그들이 흘린 땀방울이 구례 주민들에게는 희망의 시작이다. 특별재난지역으로 선포되기는 했으나, 지원금액이 턱없이 부족한 상태다. 지금 이곳 사람들이 할 수 있는 일은 그릇 하나 더 닦아내는 일 정도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