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일 방송되는 EBS '건축탐구 집-실험하며 살고 있습니다'에서는 실험체이자 삶의 실험실로 활용되고 있는 집과 그곳에 살고 있는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끊임없이 진화 중인 실험체 집
경기도 용인, 잣나무 숲 자락에 집 한 채가 눈에 띈다. 건축과 교수 강태웅 씨(53세)가 생애 처음으로 직접 지었다는 태웅 씨 가족의 집. 외장재 종류는 적삼목, 단 하나. 언뜻 단순하고 깔끔하게만 지어놓은 전원주택 같지만, 알고 보면 6평짜리 작은 집 7개를 이어 붙인 반전 있는 집이다. ‘규격화된 작은 집’으로도 정교하면서 살기 좋은 집을 지을 순 없을까?‘ 건축과 교수 태웅 씨의 오랜 고민과 구상이 실현된 공간이 바로 그의 집이다.


서울 성북구 성북동. 예스런 골목길 모퉁이를 돌자, 화사한 와편담장과 미니 쇼윈도를 문패 삼은 14평짜리 작은 한옥이 나타난다. 이곳은 공간 디자이너 오지창 씨(42세) 가족의 집이자, 작은 삶을 꿈꾸고 있는 세 식구의 실험실이다. 공간 디자이너로 일하며, 유행 따라 너무 쉽게 제작되고, 또 너무 쉽게 버려지는 물건들과 소비 패턴에 회의감을 느꼈다는 지창 씨. 본인 삶에서라도 덜 쓰고, 덜 버리며 살고 싶다는 마음에 ’집의 규모‘를 줄이기로 결심했다.

한옥 특유의 마당과 실내의 단차를 줄이고, 하나의 공간을 여러 용도로 사용하며, 10여 종이 넘는 조명을 활용해 분위기를 달리하는 등 작지만 답답하지 않게, 만족스럽게 살 수 있는 아이디어가 빛나는 집. 세 식구는 공간이 넓지 않아도, 물건이 많지 않아도 충분히 행복하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