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미디어는 쉽게 소수자들을 지워버리거나 등장하더라도 평면적이고 납작하게만 다뤄버린다. 실제 세상에서 그들은 다양한 성격과 모습을 지녔지만 미디어 안에서 소수자의 모습은 사람들의 고정 관념을 벗어나지 못한다.
이런 미디어와 관습들에게 요란하고 거침없는 경종을 울리는 작품이 웨이브에 상륙했다. HBO의 코미디 드라마 '블랙 레이디 스케치 쇼'다.
'블랙 레이디 스케치 쇼'는 기존 미디어의 관습을 해학으로 꼬집고 깨부수는 망치 같은 작품이다. 이전에는 한 번도 존재하지 않았던 흑인 여성들의, 흑인 여성들에 의한, 흑인 여성들을 위한 코미디로, 로빈, 애슐리, 퀸타, 개브리엘 네 흑인 여성 친구들의 환장하는 일상을 드라마로 담았다.
미디어에서 쉽게 지워지는 존재인 흑인 여성을 전면에 내세워 코미디의 진수를 보여준다는 점이 독특하다. '블랙 레이디 스케치 쇼'는 뻔하게만 다뤄지던 흑인 여성의 스테레오 타입이 아닌 새로운 흑인 여성 캐릭터를 창조해낸다.
비도덕한 흑인 여성, 웃긴 흑인 여성, 머릿결을 가꾸기 귀찮은 흑인 여성, LGBTQ인 흑인 여성, CIA인 흑인 여성. 이렇게나 다양한 흑인 여성들의 모습을 쇼 안의 쇼 형태를 이용해 선보인다. 기존에는 백인 남성 배우들만의 배역, 혹은 흑인 남성 배우들만의 배역이었던 역할을 흑인 여성 배우들이 풍자와 해학으로 새롭게 만들었다.
로빈 역을 맡은 배우 로빈 테테가 미국 코미디 무대에서 흑인 여성들의 자리가 부족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이 쇼를 직접 기획하고 제작했다. 실제로 이 쇼는 흑인 여성이 쓰고, 제작하고, 주연을 맡은 최초의 스케치 코미디 쇼이기도 하다.
'로미오와 줄리엣', '인 사이드 아웃', 인스타그램 라이브 방송 등 러닝 타임 동안 끊임없이 이어지는 다채로운 패러디들은 시청자의 이목을 사로잡는다. 처음엔 이리저리 움직이는 쇼 형식이 난해해 보일 수 있지만, 지루할 틈 없이 이어지는 컨셉들에 눈을 떼기 어렵다. 감동을 비틀어 웃음을 만들어내는 솜씨도 일품이다. 선을 마구 넘나드는 이들의 농담은 미국 사회나 미국식 농담에 대한 이해가 없더라도 누구나 박장대소하게 한다.
'블랙 레이디 스케치 쇼'는 신선한 매력을 선보이며 코미디의 새로운 지평을 열었다는 호평을 받았다. 시즌 1, 2 모두 비평가들의 찬사를 받으며 로튼 토마토 지수 100%라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시즌 1의 경우 시즌 1은 버라이어티 스케치 시리즈 에미상 후보로 흑인 여성 주도 코미디 시리즈 중 최초로 노미네이트됐다.
로빈 테데, 개브리엘 데니스, 퀸타 브런슨, 애슐리 니콜 블랙 네 명의 흑인 배우들의 티키타카가 즐거운 '블랙 레이디 스케치 쇼' 시즌 1, 2는 모두 웨이브에서 만나볼 수 있다.
[편집자 주] '비즈X웨이브 리뷰'는 비즈엔터가 국내 첫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 큐레이션 코너입니다. 이 리뷰는 웨이브 공식 에디터 '김민지' 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