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2018년 스무살 새내기 대학생이었던 나는 첫 대동제를 맞아 한껏 들떠 있었다. 북적이는 인파 속에서 초대 가수의 무대가 한창이었고 정신없이 자유를 만끽했던 기억이 난다. 당시 여러 가수들이 학교를 찾았지만 특히 케이팝을 좋아했던 나는 마마무의 '별이 빛나는 밤' 무대를 인상깊게 봤다.
솔라, 문별, 휘인, 화사. 네 명이라는 적은 숫자에도 불구하고 무대를 꽉 채우는 성량, 멤버 개개인의 개성이 묻어나는 보컬과 많은 관중 앞에서도 여유를 잃지 않는 무대 매너까지. 괜한 아이돌이 성공하는 게 아니구나라는 것을 느낀 그때 무대 이후로 나는 남몰래 마마무와의 정을 쌓아온 건지도 모르겠다.
4년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나는 대학교 졸업반이 됐고, 마마무는 '아이돌 마의 7년'을 넘긴 장수그룹이 됐다. 네 명의 멤버들은 솔로로도 활발히 활동하며 대중 앞에 꾸준히 얼굴을 비추고 있다. 그 사이 소속사가 달라진 멤버도 생겨났다. 꽤 많은 것들이 달라진 현재, 데뷔부터 7주년을 맞은 지금까지 마마무의 이야기를 담은 다큐멘터리가 나왔다. 웨이브 오리지널 'MMM: Where are we now'다.
마마무는 김도훈 대표가 모든 오디션에서 떨어진 '미운 오리 새끼'들을 한데 모으면서 시작된 그룹이다. 탈락의 주된 이유는 '걸그룹에 맞지 않는 외모'였고, 데뷔를 하기 전부터 주변으로부터 "안 될 거다"라는 말을 들어야 했다. 마마무는 회사에서 구해준 옥탑방을 숙소 삼아 동거동락하며 울고 웃고, 때로는 싸우기도 하면서 연습에 매진했다. 그리고 꿈에 그리던 데뷔에 성공했다.
데뷔 무대부터 신인답지 않은 실력을 뽐낸 마마무는 음악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증명했다. 각종 음악방송과 무대에서 안정적인 라이브를 보여주는 건 기본이었고, AR 없이 안무를 소화했으며, 여유 넘치는 애드리브까지 선보였다. 결국 마마무는 '실력파 그룹'이라는 수식어를 스스로 쟁취하며, 가요계 정상에 올랐다. 음원 1위와 콘서트 매진 기록은 자연스럽게 따라오는 결과였다.
그러나 위기는 찾아왔다. 욕설과 선정성 논란, 우울증, 해체설부터 불화설까지. 마마무 네 명의 멤버들은 7년간 쉼없이 달려와 번아웃이 온 상태였고, 반복되는 논란을 온전히 버텨내기가 어려웠다. 그리고 외부에서 가해진 논란은 급기야 견고했던 그룹 내부에도 금이 가게 만들었다.
"옥탑방 시절이 그리워요. 뭐가 없어도 그때는 서로가 전부였는데…"
네 명의 마마무 멤버들은 데뷔 후 처음으로 다 함께 여행을 떠났다. 마마무의 첫 단체 여행은 그동안 감추기 바빴던 속내를 서로에게 드러내는 계기가 됐다. 웨이브 오리지널 다큐멘터리 'MMM: Where are we now'을 통해 팬들은 마마무와 함께 여행을 떠나며 이들의 성장과 아픔, 솔직한 이야기를 만날 수 있다.
마마무를 보면 생각 나는 단어가 있다. 우승을 거둘 확률이 적은 팀이나 선수를 이르는 말 '언더독'이다. 연습생 시절과 데뷔 초 기존 시장에 맞지 않는 외모와 성격으로 고생을 겪었던 그들은 케이팝계의 언더독이었다. 그녀들은 각고의 노력 끝에 3세대 대표 걸그룹 중 하나로 자리매김할 수 있었다.
재밌는 것은 사람에게 언더독(약자)이 성공하길 바라는 심리가 있고, 따라서 그들을 응원하게 되는 현상인 '언더독 효과'가 존재한다는 것이다. 팀 마마무를 응원하는 사람이 끊이지 않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일까? 아이돌 마의 7년을 버티며 긴 시간을 우리와 함께해온 그녀들이, 앞으로 새롭게 찾아올 위기들을 지금껏 그래왔듯 보란듯이 이겨내주었으면 좋겠다. 언더독 효과 때문인지 이유는 모르겠으나 나 역시 계속 마마무를 응원하는 마음인 것만큼은 확실하다.
마마무 다큐멘터리 'MMM: Where are we now'는 웨이브에서 단독으로 시청할 수 있다.
[편집자 주] '비즈X웨이브 리뷰'는 비즈엔터가 국내 첫 통합 OTT(온라인 동영상 서비스) 웨이브와 함께 만드는 콘텐츠 큐레이션 코너입니다. 이 리뷰는 웨이브 공식 에디터 '조연진' 님과 함께 만들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