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미스터 트롯'은 제 인생의 터닝 포인트죠."
2019년 해군 상병이었던 김희재는 TV조선 '내일은 미스터 트롯'에 도전장을 내밀었다. 최근 서울 강남구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난 김희재는 '미스터 트롯' 지원 전까지 방황하던 청춘이었다고 말했다. 당시 나이 25세였던 그는 오랫동안 트로트 가수를 꿈꿔왔지만, 이제는 멈춰야 할 때가 아닌지 고민했다.
"군대에서 적금을 만들고, 월급을 모았어요. 가수가 되겠다는 꿈을 포기하든 이어가든 일단 전역하고 제 이름으로 된 앨범을 내고 싶었어요. 앨범 제작비를 충당하기엔 군인 월급은 턱없이 모자랐지만, 그만큼 절실했어요. 그러던 중에 TV에서 '미스 트롯'을 본 거예요. '미스 트롯'을 보면서 나중에 '미스터 트롯' 출연자를 모집하면 꼭 출연해서 내가 만들 앨범에 '미스터 트롯' 출연이라는 한 줄을 추가하겠다고 소소한 목표를 세운 겁니다."
소소한 목표를 세우고 시작했던 도전의 결과는 최종 7위였다. 그렇게 '미스터트롯' 톱6가 된 김희재는 TV조선 '사랑의 콜센타', '뽕숭아학당' 등에 출연하며 2020년 트롯 열풍의 중심에 섰다.
그런 김희재가 또 다른 도전을 했고, 새로운 성적표를 받을 준비를 하고 있다. 23일 처음 방송되는 드라마 '지금부터, 쇼타임!'으로 배우 데뷔를 앞두고 있는 것이다.
"처음 출연 제의를 받았을 때 거짓말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요? 왜요?' 이랬다니까요. (웃음) 제작사 스태프들을 만나고, PD님을 만나고 '잘 부탁한다'라는 말을 듣고 나서야 진짜라는 걸 알았어요. 그때 돼서야 근심 걱정이 몰려오더라고요. 자칫 작품에 누를 끼치면 어떡하나 그 걱정이 제일 컸어요. 고민 끝에 출연을 결정한 이유는 트로트 가수라는 편견을 깨고 싶었어요. 지금은 비록 무명이지만, 꿈을 꾸고 있는 트로트 가수 선·후배님들께 좋은 선례가 되고 싶어요."
'지금부터, 쇼타임!' 제작진이 김희재를 선택한 이유는 '깡'이었다. 김희재는 제작진과 제작사 스태프들을 만난 자리에서 대본을 받고, 즉석에서 연기를 선보였다. 김희재는 그전까지 연기를 한 번도 해 본 적이 없었다. 김희재는 그 순간 만큼은 위축되면 안 되겠다는 생각에, 자신이 생각하는 나름의 연기를 막 보여줬다. 배우는 현장에서 긴장하지 않아야 하는데, 김희재는 그런 면에서 합격이었다.
첫 방송을 앞두고도 김희재는 '깡'이 있었다. 그는 첫 촬영에서 1~3회 분량을 찍었다며, 3회까지 시청자들의 쓴소리가 있을 것 같다고 예상했다. 자신이 부족해서 받게 되는 시청자들의 냉정한 평가는 향후 자신이 극복해야 할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용렬은 극의 감초 역할을 하는 캐릭터입니다. 튀지 않게 극의 흐름에 꽤 어울릴 만한 연기를 하려고 최선을 다했지만 보기에 따라서 미숙하고 부족한 부분이 있을 거예요. 시청자들이 그런 부분들을 조금은 예쁘게 봐주셨으면 좋겠어요. 크게 잘 하진 않았어도 어색하진 않았다, 첫 도전치고 나쁘지 않았다는 말을 시청자들에게 들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을 것 같아요."
김희재는 아직 '배우'란 말이 어색하지만 계속해서 연기에 도전해보고 싶다는 뜻을 밝혔다. 물론 '지금부터, 쇼타임!'에서 시청자들의 좋은 평가를 받는 것이 우선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는 두 번째, 세 번째 기회를 잡고 싶고, 기회를 잡게 된다면 연기자로서도 꿈을 펼쳐나가고 싶다고 했다.
김희재가 연기자로 더 많은 활동을 하고 싶은 이유는 트로트 가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기 위해서다. '미스터 트롯'과 '미스 트롯'으로 트로트 붐이 일어났지만, 트로트 가수들에게 허락된 영역은 그리 많지 않다.
"지역 행사에 트로트 신동으로 출연한 적이 있었는데 무대 위에서 마이크를 빼앗기고, 무대를 내려가라는 이야기를 들었던 적이 있어요. 이제는 감사하게도 많은 사랑을 받고 있지만, 그 당시 저처럼 이름조차 제대로 알리지 못하고 무시 받는 트로트 유망주, 선배님들이 많이 있어요. 그들에게 김희재도 했다, 트로트 가수도 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습니다."
김희재는 지난해 4월 '따라따라와', 11월 팬송 '별, 그대'를 발매했지만, 팬들은 김희재의 이름으로 된 노래에 목마르다. 그런 팬들을 위해 김희재는 '지금부터, 쇼타임!' 종영할 때쯤인 오는 6월 첫 번째 정규 앨범을 발표할 계획이다. 그리고 남은 2022년, 김희재의 노래를 팬들 앞에서 많이 부르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가수 김희재를 사랑하고 기다리는 팬들을 위해 오는 6월을 목표로 정규 앨범을 준비 중이에요. 8곡에서 10곡 정도 준비하고 있고요, '지금부터, 쇼타임!'의 OST도 부를 예정입니다. 드라마 보면서 가수 김희재의 모습도 많이 사랑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