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2일 방송되는 SBS '꼬리에 꼬리를 무는 그날 이야기'(이하 '꼬꼬무')에서는 ‘1984년 서울 대홍수’를 다룬다.
때는 1984년, 서울 풍납동의 대한유도학교는 LA 올림픽 유도 금메달리스트의 배출로 온 학교가 축제 분위기였다. 학교에는 메달리스트를 꿈꾸는 학생들로 가득했다. 3학년 호룡이도 그중 한 명이었다.
9월 1일, 훈련 시간에 맞춰 눈을 뜬 호룡이는 기숙사 밖 풍경을 보고는 깜짝 놀랐다. 밤새 비가 많이 오는 것 같더니 어느새 본관 건물 1층까지 잠겨버렸던 것. 차츰차츰 밀려오던 물은 순식간에 건물들을 집어삼켰다.
한편, 모처럼 일찍 퇴근길에 올랐던 국립의료원 외과 레지던트 장윤철 씨도 생각지 못한 광경을 마주한다. 윤철 씨 집이 있던 성내동 일대가 모두 물바다가 되어버린 것이다. “일단 중요한 것부터 빨리 챙겨요!” 윤철 씨와 가족들은 갖가지 살림살이를 챙겨 높은 곳으로, 더 높은 곳으로 대피해야 했다.
상황은 점점 더 심각해졌다. 비는 그치질 않고 서울 곳곳의 하천이 역류하기 시작했다. ‘한강 유역에 홍수경보를 발령합니다. 시민들은 조속히 대피하시길 바랍니다.’ 서울엔 이례적으로 홍수경보까지 발효된 상황이었다. 한강 수위가 기록적으로 상승했고 뉴스에선 24시간 수해 특보가 이어졌다. 침수와 산사태로 사망자가 무려 100명을 넘어서고 있었는데. 지금까지도 대한민국 최악의 홍수로 기록될 만큼 심각했던 그날, 서울은 이렇게 속수무책으로 잠겨버리는 걸까.
이때, 물바다가 된 서울의 운명을 쥐고 있는 곳이 있었다. 바로 춘천의 소양강댐이었다. 세계 5위 규모의 사력댐인 소양강댐은 1973년 준공 이래 수도권 지역의 홍수 조절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한강을 책임지는 소양강댐에도 비상이 걸렸다. 춘천 지역의 폭우로 소양강댐의 수위도 점차 한계치에 육박하고 있었던 것이다.
자칫하면 소양강댐이 무너질 수도 있는 긴박한 상황. 그러나 지금 수문을 열고 물을 방류하면 서울은 더 위험해질 수도 있다. 소양강댐을 지키려는 직원들과 서울의 안전을 책임져야 하는 한강홍수통제소. 폭우 속에서 춘천과 서울의 운명을 건 팽팽한 줄다리기가 시작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