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9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지역의 랜드마크가 되고 싶다는 독특한 집을 찾아간다.
◆네모반듯하진 않지만, 햇빛만은 잘 드는 세모 집
경기도 이천에 사는 최봉수 씨는 곳곳이 세모로 가득 찬 집에 대한 자부심이 대단하다. 시골 마을의 평범한 스카이라인 사이로 솟은 삼각형 지붕부터, 마당의 삼각형 데크, 집안 천정과 모서리의 삼각형까지, 남다른 세모 집의 건축주 최봉수-송영숙 부부는 도대체 왜 세모로 집을 짓게 되었을까?

갤러리인 듯 카페인 듯 지어진 세모 집의 설계를 주도한 사람은 아내 영숙 씨. ‘모든 건 아내가 원하는 대로 지어주세요.’라며 아내의 뜻을 무조건 따라주었던 남편 봉수 씨가 고집을 부린 것은 단 하나, ‘정남향으로 집을 지을 것’이라는 조건이었다. 그런데 문제는 호리병 모양의 집터. 정남향으로 집을 지어서는 도저히 네모반듯한 모양이 나오지 않는 것이다. 하지만 남편의 정남향 사랑으로 네모가 아닌, 곳곳이 틀어진 세모 모양의 세모 집이 탄생하게 된 것이다.

아내 송영숙 씨는 미국에서 미술을 공부하는 딸의 그림을 걸기 위해 3m짜리 벽을 요청했고, 벽에 다른 장식 없이 자연스러운 노출콘크리트를 원했다. 3m 그림과 노출콘크리트가 만나게 되자 집이 아닌 카페 분위기를 자아냈고, 송영숙 씨는 만족스러워했다.
부부가 건축에 신경 쓴 또 한 가지는 자신들의 집 때문에, 이웃들의 조망권이 방해받지 않는 것이었다. 이에 이웃들의 조망권을 배려해 더 높게 집을 지을 수 있었음에도 1층과 다락으로만 설계했다. 마당을 두른 담은 낮춰서 이웃과 직접 눈을 마주치며 인사할 수 있고, 집 앞 진입로에 낮은 데크를 깔아 이웃들이 앉았다 갈 수 있도록 세심하게 신경 썼다. 그 결과, 어느덧 부부는 따뜻한 동네의 소중한 일원이 되었다. 소소유락. ‘놀고먹는 집’이라는 뜻이 담긴 이곳의 이름에 맞춰 편안하고 자유롭게 놀 수 있는 공간. 비록 넓은 땅은 아니지만, 넓은 마음을 가지고 살아가는 건축주 부부의 집으로 찾아간다.

얼마 전부터 경상북도 문경 시청 앞을 지나가는 시민들은 놀라운 건축물을 발견했다. 올해 초, 거대한 돔 모양의 터널 4개가 연결된 신축건물이 등장한 것인데, 이것은 놀랍게도 신상연 씨와 오정미 씨네 가족이 사는 가정집이다.
집안 내부도 아치형 구조를 그대로 살린 라운드 천장에 6미터가 넘는 층고를 가진 원통형을 자랑한다. 놀라운 것은 거대한 아치형 지붕이 나무로 만들어졌다는 것! 여러 번의 시험 과정을 통해 만들어진 목구조를 이용해 우리나라 제일 큰 목구조 지붕 건물이다.


손녀들이 테라스에서 인사를 하면 텃밭에 있는 할아버지를 만날 수 있는 집. 신상연-오정미 부부는 둥근 집에서 가족과 이웃이 더불어 둥글둥글 부드럽고 따뜻하게 살아가고 있다. 문경의 새로운 랜드마크로 자리 잡은 둥근 집을 탐구해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