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손익분기점만 넘기자고 생각했는데, 어안이 벙벙해요."
영화 '파묘'(제공/배급: 쇼박스)가 오컬트 장르 최초로 1000만 관객 돌파를 눈앞에 뒀다. 지난 21일까지 약 960만 명의 누적 관객을 동원했으며, 이번 주말 1000만 관객 기록을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영화 '파묘'는 큰돈을 받고 무덤을 이장하게 된 풍수사 김상덕(최민식)과 무당 이화림(김고은) 등이 '험한 것'과 마주치며 벌어지는 이야기를 담은 오컬트 영화다. 마니아 층이 확실한 장르물 영화가, 설 연휴가 끝난 비수기에 개봉했기 때문에 '파묘'의 이 같은 흥행을 예측한 사람은 많지 않았다.
지난 21일 비즈엔터와 만난 장재현 감독은 "모든 것은 배우들 덕"이라며 공을 돌렸다. 그는 배우들이 워낙 역할을 잘 소화해줬고, 궁합이 잘 맞았다고 설명하며 "대살굿은 개인적으로 아쉬운 장면이다. 배우들이 정말 잘 해줬는데 화면에는 50% 밖에 담지 못했다"라고 전했다.
장재현 감독은 자신을 '천만 감독'이라고 바라보는 시선이 기쁘면서도 부담된다고 털어놨다. 앞으로 그가 만들 영화에 관심을 주는 것은 기쁜 일이지만 그만큼 관객들을 만족시켜야 한다는 것 때문이었다.
"워낙 '파묘'가 잘 되는 바람에, 다음 영화가 400만 관객을 동원해도 아쉽다는 이야기가 나올 것 같아 걱정입니다. 하하. 영화는 관객 수를 생각하고 만들지 않거든요. 새롭고, 완성도 있는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뿐인데, '파묘'는 운이 좋았다고 생각합니다."
장 감독은 '파묘'에 앞서 1000만 관객을 기록한 영화 '서울의 봄'에 빚을 졌다고 말했다. 그는 '서울의 봄'이 흥행한 덕분에 '파묘' 역시 좋은 영향을 받았고, 나아가 '서울의 봄'이 한국 영화계에 생명줄 역할을 해줬다고 설명했다.
"김성수 감독님이 제 사수입니다. 또 '서울의 봄' 스태프들이 '파묘'로 넘어와 작업도 같이했고요. 일정 부분 '파묘'도 '서울의 봄'에 빚을 진 겁니다. 하하. '서울의 봄'의 흥행을 보면서 관객들을 미리 재단할 생각하지 말고, 영화를 잘 만드는 것에만 집중하면 된다는 걸 알았어요."
'파묘'의 인기가 높아짐에 따라, 스핀오프나 속편의 제작을 원하는 팬들의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하지만 장 감독은 생각은 단호했다.
"이야기가 내실이 없다면 만들 가치가 없습니다. 흥행을 위해 속편을 만들 생각은 없습니다. 대신 정말 좋은 이야기를 만나게 된다면 못할 이유는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