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배우 장나라는 2024년 여름 시청자들의 금요일, 토요일 밤을 책임졌던 '굿파트너'였다.
지난 20일 종영한 SBS 드라마 '굿파트너'는 이혼이 천직인 스타 변호사 차은경(장나라)과 이혼은 처음인 신입 변호사 한유리(남지현)의 차갑고 뜨거운 법정 오피스 드라마로, 자타공인 지난여름 최고의 흥행 드라마였다. 최고 시청률 17.7%(닐슨코리아, 전국 기준)를 기록한 '굿파트너'에서 장나라는 17년 차 이혼 전문변호사이자, 대형로펌 대정의 파트너 변호사 차은경 역을 맡아 연기 스펙트럼을 넓히는 데 성공했다.
장나라는 이전에 보여준 적 없었던 냉소적인 캐릭터를 맡아 극 초반부터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았다. 특히 이혼 사건의 변호인에서 이혼 소송 당사자가 된 이후 장나라가 보여줬던 감정의 진폭은 '굿파트너'를 이끌어가는 힘이었다.
올림픽으로 무려 3주가 결방하는 악재가 있었음에도, '굿파트너'는 꾸준한 사랑을 받았다. 덕분에 장나라는 유력한 연말 SBS 연기대상 수상자로 점쳐지고 있다.
최근 서울 종로구 서울관광플라자에서 비즈엔터를 만난 장나라는 상 욕심이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상보다는 '굿파트너'가 잘 되고, 연기로 좋은 평가를 받은 것에 만족한다"라며 "'굿파트너'를 계기로 좀 더 색다르고, 재미있는 작품이 들어왔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Q. '굿파트너'가 드디어 끝났다.
너무 좋다. 감사하게도 많은 분이 봐주셔서 행복한 와중에, 이제 쉴 수 있으니 이보다 더 행복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하하.
Q. 변호사 연기를 준비하는 건 어렵지 않았나.
작가님께서 본업으로 하는 일이라 대본이 너무 친절했다. 처음 만날 때부터 마치 사용설명서처럼 너무 많은 것을 설명해주셨다. 최유나 작가님은 열정이 많고 순수한 분이었다. 궁금한 게 생기면 그 직업을 가진 지인을 찾는데, 이번에는 그럴 필요도 없이 작가님 본인에 물어보면 되는 완벽한 원스톱 시스템이 갖춰져 있었다. 굉장히 편했다.
Q. 차은경을 만들어가는 과정을 설명해달라.
데뷔하고 처음으로 연기하는 '차가운 도시 변호사'라는 설정이 기쁠 정도로 좋았다. 그런데 막상 연기하려니까 쉽지가 않았다. 그러다 대본 리딩을 위해 출연진들이 모였는데, 남지현이 우직한 나무 기둥처럼 연기하더라. 사실 요즘 몇 년 사이 어떻게 해야 연기를 더 잘할 수 있을까 고민이 많았는데, 남지현이 차은경의 기준이 돼 줬다. 한유리와 반대로 톤을 잡았고, 최대한 한유리를 화나게 할 수 있는 말투와 태도를 생각했다. 남지현은 내게 '복덩이' 같은 배우였다.
Q. 이혼이 주 소재였던 드라마였는데, 결혼한 지 얼마 안 된 새 신부다.
남편을 만났던 드라마 'VIP'에서도 남편의 불륜에 당했다. 최근에 불륜, 이혼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됐다. 작품 선택 기준은 이야기가 재미있고, 전작과는 다른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 그런데 계속 소재는 불륜이다. 하하.
나는 연기할 때의 감정을 실제 장나라의 삶과 분리한다. 그게 더 집중이 잘 되는 편이다. 다만 현장에선 연기하다 화가 나서 '간통죄가 부활했으면 좋겠다'라는 말을 하다가, 집에 가면 밝게 '남편!'을 외치는 게 기분이 좀 이상하긴 했다.
Q. '김지상'을 연기한 지승현의 연기에 정말로 화난 적은 없었나?
차은경에게 처음 소장을 받고, 전화로 자기 사무실에 CCTV라도 달아놓은 거냐고 말하는데, 대사 자체가 너무 모멸감이 느껴졌다. 잘못한 건 자기면서 그런 식으로 말하는 게 화났다. 목소리가 달달해서 더 화가 났다. 극 중에서 불륜 남편을 많이 만나봤지만, 김지상은 이제껏 본 적 없는 역대급 남편이었다.
Q. 다양한 이혼 에피소드가 나오는데, 기억에 남는 이야기가 있었다면?
2회에서 부부 캠핑 불륜 사건이 기억에 남았다. 그 회차에서 엄마가 양육권을 포기하고 20억 위자료 받는 내용이 나온다. 극 중 한유리는 엄마의 선택을 전혀 이해하지 못하는데, 이혼 후 부인의 삶과 자녀의 미래를 생각했을 때 그의 선택은 현실적이고 이성적이었다. 나 역시 처음엔 한유리와 같은 마음이었지만, 이혼이 감정보단 이성적으로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차은경 캐릭터를 만들어 가는 것에도 큰 도움이 됐던 이야기다.
②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