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맹선미 기자]
11일 방송되는 EBS1 '극한직업'에서는 제주의 겨울 진미를 사수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들을 만나본다.
◆제주의 귀한 생선, “바다의 옥”이라 불리는 옥돔
예로부터 제주에서는 가장 귀한 생선으로 옥돔을 꼽았다. 적당히 담백하면서 고소한 맛이 굴비보다 더 맛있다는 제주 사람들. 주로 제주 연근해에서 서식하는 귀한 생선 ‘옥돔’을 잡기 위해 새벽부터 부지런히 움직이는 이들이 있다. 이른 새벽, 바다 위는 옥돔을 잡기 위한 자리 경쟁으로 소리 없는 전쟁이 시작된다. 수심 50~200m에서 살고 있는 옥돔은 주낙 어업 방식으로 잡는데, 긴 모릿줄에 낚싯바늘이 달려 한 마리씩 잡을 수밖에 없어 조업량이 많지 않아 더욱더 귀하다.
한편, 3대째 옥돔을 전통 방식으로 건조해 가공하는 이들이 있다. 새벽부터 늦은 밤까지 온 가족이 나서 옥돔 손질을 한다는데. 두 아들은 비늘을 벗기는 작업을 하고, 어머니는 생선 내장을 손질하는데. 모든 과정이 다 중요하지만, 특히 내장을 제거할 땐 옥돔의 뱃속에 있던 낚싯바늘에 찔려 상처가 날 수 있어 각별히 조심해야 한다. 또한 옥돔을 꼬리부터 머리까지 정확하게 반으로 자르는 기술은 옥돔의 상품성을 결정할 만큼 중요한 작업이다. 귀한 생선 옥돔을 사수하기 위해 밤낮없이 분주한 이들의 현장을 따라가 본다.
옛 시절, 제주 하고도 중산간 지역에서는 바다가 먼 탓에 유독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다고 한다. 추운 겨울이면 영양소를 보충하기 위해 다양한 식재료를 구하곤 했다. 육고기 대신 고기를 보충할 수 있었던 산간지방의 꿩. 한 마을에서는 아직도 그 전통의 명맥을 이어 나가고 있다. 삶은 꿩고기를 넣고 3일 내내 꿩엿을 만드는 사람들. 어릴 적 어머니가 해주신 꿩엿의 맛을 보존하기 위해 마을 부녀회에서 전통 방식으로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한번 꿩엿을 만드는 일은 여간 오래 걸리고 까다로운 게 아니다. 먼저 꿩고기를 삶고 나서 손으로 직접 살을 바르고, 꿩고기를 삶은 육수에 찹쌀을 넣어 밥을 한다. 그다음 끓인 밥을 식혀 그 위로 엿기름을 섞어 4~5시간 정도 삭히고, 거름망에 걸러주면 식혜가 만들어진다. 식혜를 끓여 7시간 동안 계속 저어주면 조청처럼 걸쭉하고 색이 진해지는데, 이때 살코기만 있는 꿩고기를 넣고 엿이 스며들게 저어준다. 보통의 엿과는 달리 조청 형태 그대로 먹는 것이 특징인 꿩엿. 제주만의 특별 보양식인 꿩엿을 만드는 이들을 만나본다.
제주에서 가장 유명한 건 뭐니뭐니해도 단연 감귤. 특히 겨울에 나는 제주 감귤은 바닷바람을 맞고 자라 당도가 높다. 무농약으로 직접 농사지은 귤을 말려 감귤칩을 만들고, 제주산 당근으로 반죽을 만들어 제주도의 전통 한과인 귤칩 과줄을 만드는 이들이 있다. 한눈을 팔았다간 반죽 기계에 손이 빨려 들어가거나 뜨거운 기름에 데일 수 있는 위험천만한 작업환경. 그 속에서도 꿋꿋이 하루에 2천여 개의 과줄을 만드는데 고군분투 현장을 만나본다.
한편, 이른 새벽부터 찹쌀 반죽을 만들며, 수천 개의 감귤 껍질을 까며 분주한 이들이 있다. 요즘 대세라는 감귤 찹쌀떡을 만들기 위해서다. 하루에 몇천여 개의 감귤 찹쌀떡을 만드느라 어깨와 다리 등 몸 곳곳이 성한 곳이 없다고 한다. 하지만 찾아주는 사람들이 있어 고단함도 잊게 된다. 겨울철 제주의 진미를 만들기 위해 쉴 틈 없이 노력하는 현장을 따라가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