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과거 잘못과 어두운 시간을 떠올리면 괴롭기도 합니다. 하지만 그 시간을 통해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는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살아가겠습니다."
가수 겸 배우 최승현(탑)이 11년 만에 언론 앞에 섰다. 그는 지난 15일 서로 종로구의 한 카페에서 비즈엔터와 만나 자신의 과거, 복귀 과정, 넷플릭스 '오징어게임' 시즌2(이하 오징어게임2) 출연에 얽힌 솔직한 심경을 밝혔다. 본격적인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 최승현은 "고민 끝에 용기를 냈다"라며 고개를 숙였다.
"제가 저지른 실수가 너무나 컸습니다."
한때 그룹 빅뱅의 멤버로 세계적인 인기를 누렸던 최승현은 2017년 대마초 흡연을 시작으로, 각종 논란을 일으키며 사회적 비판의 중심에 섰다. 그는 결국 연예 활동을 중단했고, 2022년 '봄여름가을겨울'을 끝으로 빅뱅에서도 공식적으로 탈퇴했다.
최승현은 당시 잘못과 그로 인한 상처를 돌이키며 깊이 반성한다고 밝혔다. 특히 2019년 인스타그램을 통해 팬과 설전을 벌이며 "복귀 생각 없다. 한국에서 컴백하지 않겠다"라고 선언한 것을 후회한다고 전했다.
"그때는 완전히 제가 무너졌던 상태였습니다. 판단력이 없었고, 잘못된 선택을 반복하며 후회와 자기혐오 속에서 시간을 보냈습니다. 복귀할 생각 없다고 했던 것은 당시엔 진심이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응원해주는 분들이 있었다는 점을 생각하면 후회스러운 말입니다. 왜 그런 말을 했는지 후회스럽고, 평생 반성해야 할 발언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열린 'MAMA AWARDS'에서 지드래곤, 태양, 대성 등 빅뱅 3인이 한 무대에 오르자 일각에선 최승현의 빈자리를 아쉬워하기도 했었다. 하지만 최승현은 빅뱅으로 돌아가긴 힘들 것 같다고 선을 그었다.
"빅뱅으로 함께했던 20대 시절은 찬란하고 아름다웠습니다. 과분한 사랑을 받았고, 큰 영광을 누렸습니다. 그래서 멤버들에게도, 팬들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큽니다. 제가 빅뱅이라는 이름에 누를 끼쳤으니까요. 제 잘못에 따른 비난은 제가 앞으로도 짊어지고 가야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염치가 있다면, 빅뱅으로 돌아가면 안 되죠. 돌아가기엔 이미 너무 많은 시간이 지났다고 느낍니다."
최승현은 '오징어게임2'에서 약물 중독, 코인 투자 실패로 나락에 떨어진 래퍼 '타노스'를 연기했다. 그는 처음 캐릭터에 관한 설명을 들었을 때, 부끄러운 과거의 자신과 직면해야 한다는 점에서 고민이 많았다고 털어놨다. 하지만 운명처럼 다가온 캐릭터이자, 오디션을 통해 자신을 캐스팅하기로 결심한 황동혁 감독의 신뢰에 보답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타노스는 정의롭지 않은 '힙합 루저'입니다. 과장되고 어눌한 발음도 의도된 것이었어요. 절대 그가 멋있어 보여선 안 된다고 생각했어요. 사람들에게 타노스라는 '루저'가 우스꽝스럽게 보이길 원했습니다. 행동과 대사 모두 황 감독님과 치밀하게 설정한 부분들입니다."
'오징어게임2' 캐스팅이 발표되자, 최승현이 배우 이정재, 이병헌과의 친분이 있기 때문에 캐스팅됐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 최승현은 사실이 아니라고 강조하며, 여러 차례 오디션을 통해 황 감독에게 연기를 보여줬고, 추가적으로 연기하는 모습 영상을 촬영해 황 감독에게 보내기도 했다고 말했다.
"인맥 캐스팅 논란이 불거진 뒤, 하차도 진지하게 고민했었습니다. 하지만 황 감독님께서 그동안 준비했던 것들이 끝까지 같이 하자면서 손을 내밀어 주셨고, 그 믿음에 보답하는 것이 도리라고 생각했습니다."
최승현은 앞으로 연기와 음악을 통해 다시 대중의 신뢰를 찾고 싶다고 말했다. '오징어게임2'를 시작으로, 더 진정성 있는 연기를 통해 대중과 만나길 원한다고 전했다. 또 가수 활동의 가능성 또한 열어놨다.
"활동하지 않을 땐 집과 음악 작업실만 오가면서, 음악 작업에 몰두했었습니다. 언젠가 그 음악들도 대중 앞에 세상에 내놓을 기회가 있지 않을까요."
최승현은 지난날의 실수를 통해 많은 것을 배웠다고 전했다. 그는 과거의 잘못과 어두운 시간을 떠올리면 괴로울 때도 있지만, 그 시간을 통해 한 단계 더 나은 사람이 될 수 있었다고 했다. 최승현은 "나를 믿어준 사람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또 스스로 떳떳하게 살아가고 싶다"라고 다짐했다.
"앞으로 누군가 대중들 앞에서 더 책임감 있는 모습으로 살겠습니다. 건실하게 살겠습니다. 다시 한번 제 과거 때문에 불편하셨던 분들에게 진심으로 사죄 말씀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