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방탄소년단(BTS)이 K-팝의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잇는 가운데, 이들의 화려한 복귀 뒤에는 제작 총괄을 맡은 방시혁 하이브(352820) 의장의 세 가지 전략이 있었다.
하이브와 빅히트 뮤직은 2일 '아리랑'이 '빌보드 200'과 '핫 100' 1위를 동시에 석권하고 수록곡 13개를 '핫 100'에 진입시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 대규모 송캠프, 한국적 요소의 세계화, 그리고 '관광지론'으로 명명된 대중성 확장을 꼽았다.
가장 먼저 눈길을 끄는 승부수는 미국 현지에서 진행된 초대형 송캠프다. 방 의장은 2025년 앨범 제작 초기 단계부터 미국 스튜디오를 장기간 임차해 전 세계 유명 프로듀서들을 한자리에 모았다. 2000년대 이후 비용 문제와 개인 작업 선호로 자취를 감췄던 대규모 송캠프 방식을 부활시킨 것이다.

이번 송캠프에는 약 200~300곡의 후보곡이 모였으며, 글로벌 프로듀서들이 방탄소년단의 앨범에 이름을 올리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인 것으로 알려졌다. 하이브 측은 "방 의장이 주장해 온 'K-팝 방법론의 수출'이 자리 잡으며 미국 본토 내 K-팝의 위상이 달라진 결과"라고 설명했다.
앨범 전반에 배치된 지극히 한국적인 소재들도 성공의 핵심이다. 수록곡 'Aliens' 가사에는 '중모리 장단', '신발 벗기 문화', '백범 김구' 등이 등장하며, 여섯 번째 트랙 'No.29'는 성덕대왕신종의 종소리를 원형 그대로 담아냈다. 특히 첫 번째 트랙 'Body to Body'에 삽입된 민요 '아리랑'은 해외 공연장에서 '떼창' 열풍을 일으키고 있다. 방 의장은 멤버들에게 "전 세계 인종이 모여 하나의 목소리로 '아리랑'을 부르는 장면은 아이코닉한 순간이 될 것"이라며 한국적 정서 삽입을 독려한 것으로 전해졌다.

마지막 승부수인 '관광지론'은 팬덤을 넘어 대중적 영향력을 확장하는 데 집중했다. 방 의장은 앨범 제작 과정에서 '방탄소년단의 새로운 챕터'에 대해 독특한 전망을 내놨다. 그는 "방탄소년단은 이제 팬덤을 넘어 누구나 보고 싶어하는 관광지 같은 아이콘이 될 것"이라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방탄소년단이 아미(ARMY.팬덤명)와 함께 성장해온 것은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졌다. 팬의 사랑이 소비를 넘어 하나의 산업을 만드는 '팬덤 경제학'에 가장 부합하는 사례가 '아미'임은 엔터업계에 잘 알려진 사실이다. 그럼에도 방시혁 의장이 '관광지론'을 내세운 건, 아미들이 키운 방탄소년단이 팬덤의 경계선을 넘어 전세계인들이 호감을 갖는 그룹으로 성장할 것이라는 의미다.
실제 데이터도 이를 뒷받침한다. 스포티파이에 따르면 앨범 발매 당일 신규 청취자 수는 기존 대비 690% 이상 급증했다. 타이틀곡 'SWIM'은 발매 첫날 약 1464만 회 재생되며 과거 히트곡 'Butter'보다 1.3배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유명한 관광지라면 호불호를 떠나 누구나 한번쯤 가보고 싶어하듯 앨범을 찾아서 들어보려는 청취 대기 수요가 이만큼 많았다는 의미다.
외신들의 호평도 이어지고 있다. 롤링스톤 UK는 평점 만점을 부여하며 '아리랑'을 문화적 현상이라 치켜세웠고, 영국 가디언은 "방탄소년단이 직접 차린 식탁에 전 세계를 초대한 격"이라며 이들의 음악적 자신감을 높게 평가했다. 하이브 측은 "한국적인 요소를 세련된 감성으로 풀어낸 것이 세계 시장에서 히트 상품으로 통할 수 있음을 증명한 사례"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