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칸에서 만난 사람] 공유, 더 뜨거워질 예정

[비즈엔터 칸(프랑스)=정시우 기자]

▲칸국제영화제에서의 공유(사진=MEW 제공)
▲칸국제영화제에서의 공유(사진=MEW 제공)

2001년 드라마 ‘학교4’로 데뷔한 이후 공유는 열심히 달렸다. 모든 선택의 순간이 옳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최선의 선택이라 믿으며 달렸다. 영화 ‘부산행’으로 뜻하지 않게 칸국제영화제 레드카펫을 밟은 공유는 자신이 밟아온 길을 돌아본다. 잘 한 것들이 많지만 괜히 더 욕심이 생긴다. ‘스타 공유’가 아닌, ‘배우 공유’로서의 욕망이 자기 안에서 커지는 것을 느낀다. “왜 이제야 이런 기분을 느끼게 됐는지 또 다른 고민에 빠졌다”는 공유지만 아마 그는 그 고민의 해결법을 이미 알고 있을 거다. 프랑스 칸 현지에서 공유와 나눈 이야기를 공유한다.

Q. 칸국제영화제 입성을 축하한다.(웃음)
공유: 처음 해외 영화제에 나온 것만으로 설레고 좋다. 사실 뤼미에르 극장이 어떻게 생겼는지도 몰랐다. 감독님에게 감사한 일이다. 솔직히 말하면 ‘부산행’이 칸영화제에 초청됐다고 했을 때, 이해가 안 됐다. 영화 찍을 때 몰랐던 감독님의 아우라가 막 느껴지더라. 새삼스럽게 멋져 보이고, 현장에서 막대했던 게 후회됐다.(일동웃음) 그래서 지금 굽신거리는 중이다.

Q. 레드카펫을 밟는 기분은 어땠나.
공유: 처음에는 ‘부산행’ 선택을 망설였다. 선택의 기로에 있을 때 감독님을 만났는데, 어디에서 그런 자신감이 나오나 싶을 정도로 자신 넘치는 모습을 보여주셨다. 칸에서 영화를 처음 봤는데, 내가 우려했던 부분을 잘 표현해 주셨더라. 2,500석 규모의 영화관에서 ‘부산행’을 관람한 기분은 말로 표현이 안 된다. 15년 동안 연기하면서 처음 느껴보는 감정이었다. 나에 대한 정보가 없는 관객들로부터 받는 환호와 갈채… 배우로서 신선한 자극이었다. 연예인이 아닌 온전히 배우로 평가 받는 것 같아서 기분 좋았다.

Q. 공식상영이 끝나고 해외 여성 팬들의 당신을 환호가 상당했다.
공유: 그들의 환호에 나도 모르게 (손)하트를…(웃음) 몹쓸 짓을 했는데, 그게 또 사진에 찍혔더라.

Q. 한국에서는 잘 다뤄지지 않는 좀비물이다. 어떤 마음으로 이 프로젝트를 받아들였는지 궁금하다.
공유: 연상호 감독님의 작품을 좋아한다. 전작들을 모두 봤다. 사회 고발적인 애니메이션을 만드는 사람이 이렇게 제작비가 큰 상업 장편을, 그것도 좀비물을 만든다는 것이 너무 신선했다. 단순 상업영화가 아닌, 메시지가 곁들여진 점이 좋았다. 누군가는 우리 영화를 두고 겉치레 혹은 겉핥기 식 좀비물이라 할 수도 있을 거다.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70억 버짓으로 만들 수 있는 수위를 감독님이 잘 조율하지 않았나 싶다. 적정선에 맞게 나왔다고 생각한다. 너무 튀거나 과했다면, 보편적 다수가 보기에 불편할 수 있었을 거다.

Q. 딸을 혼자 키우는 펀드매니저 역할을 맡았다. 캐릭터만 놓고 보면 그리 독특하지는 않다.
공유: 명확하게 설명하긴 어려운데, 오며가며 쉽게 볼 수 있는 평이한 캐릭터를 선호하는 편이다. 함께 일하는 매니지먼트 입장에서는 그런 부분을 걱정하기도 하는데, 나에겐 캐릭터가 세고 안세고는 중요한 문제가 아니다. 같이 출연하는 배우들과 어떤 분위기를 만들 수 있느냐, 내가 들어가서 어떤 영향을 줄 수 있는냐가 나에겐 가장 중요하다.

Q. 평이한 캐릭터라고 했지만, 장르에 대한 도전이 늘 있었다.
공유: 작품을 할 때마다 그런 얘기를 자주 듣는다. “왜 했느냐”는 얘기를. ‘부산행’도 그랬다. “왜 한국에서 좀비 영화를 하느냐?”는 의심의 눈길들이 많았다. 하지만 좀비 영화가 만들어진다는 것이 나에겐 의미가 있었다. 장르에 대한 욕심도 있었다. 내가 생각했던 그림을 감독님께서 그대로 구현해 주셔서 너무 좋다. 개인적으로 바라는 건, 관객들이 좀비보다 사람이 더 무섭다고 느끼셨으면 좋겠다는 거다. 정말 그랬으면 좋겠다.

Q. ‘용의자’와 ‘부산행’ 그리고 촬영 중인 ‘밀정’까지 규모가 큰 영화에 연달아 참여했다.
공유: 운이 좋았다. 부담스러운 마음도 있다. 이전에는 ‘배우는 연기만 잘 하고, 현장에 피해만 안 주면 된다’라는 생각이 있었다. 그런데 버짓이 큰 ‘용의자’라는 작품을 찍은 후 생각이 바뀌었다. 그때부터 손익분기라느니, 배급사-제작사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했던 것 같다. 이전보다 어른이 된 기분도 든다. 그렇다고 내가 당장 무언가를 책임진다거나 큰 영향력이 있는 사람이라는 건 아니다. 하지만 마음으로나마 책임감을 갖고 있다는 것은 중요한 변화라고 본다.

Q. 좀비물이라는 장르의 특성상 어려운 부분도 많았을 거다.
공유:‘용의자’때처럼 멋있게 싸우지는 않았지만, 더운 날씨에 좀비들과 뒹굴다 보니 ‘용의자’ 못지않게 힘들었다. 그런데 진짜 고생을 한 건 좀비 연기를 하신 배우 분들이다. 3개월 이상 하드 트레이닝을 받으셨다. 그 분들이 아니었으면 ‘부산행’은 없었을 것이다. 지인들이 영화를 봐도 알아보지 못할 분장을 하고도, 너무 열심히 연기하셨다. 그런 모습을 보면서 감동도 받고 자극도 받았다.

Q. 칸에서의 기억이 배우 공유 인생에 어떤 의미로 남을까.
공유: 살면서 종종 ‘툭’ 생각이 날 것 같다. 사실 지금 의문이다. 배우를 15년이나 했는데, 이런 자극을 왜 이제야 받게 됐는지… 연달아 작품을 하면서 조금 지쳐 있는 상태였다. 그런 내게 이번 칸의 경험은 많은 응원이 된다. 알게 모르게 자신감도 생긴 것 같다. 좋은 에너지를 가지고 한국으로 돌아갈 것 같다.

칸(프랑스)=정시우 기자 siwoorain@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