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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이다윗, 잊혀지지 않을 배우로 도약중

[비즈엔터 서현진 기자]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배우 이다윗의 발견을 낳은 tvN 드라마 ‘싸우자 귀신아’가 종영했다. 앳된 얼굴에 신선한 느낌을 주지만, 그는 2003년 KBS 드라마 ‘무인시대’ 아역으로 데뷔한 반전의 이력을 갖고 있다.

자신이 일찍부터 선택한 배우의 길을 걸으며 후회는 없었다. 오히려 여러 작품들을 통해 성장하며 연기적 고민을 키워왔다. 치열하게 작품에 집중하고, 점점 더 연기에 욕심을 내는 혹독한 시간을 스스로 가졌다. 하지만 ‘싸우자 귀신아’는 여러 압박감을 잊고, 연기 자체를 즐기는 시간을 이다윗에게 허했다. 그가 느낀 편안함이 시청자들에게 고스란히 전해졌고, 시청의 재미는 배가 됐다.

극중 미스터리 동아리 ‘고스트넷’ 부회장 인랑 역으로 분한 이다윗은 매회 충실하게 시청자들에게 웃음을 안겼다. 어설픈 패션 감각, 엉뚱한 화법, 다양한 표정으로 매력적인 캐릭터를 완성시킨 그는 인랑을 향한 호감도 뿐 아니라 배우 이다윗을 향한 관심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배우 강기영과 유쾌한 시너지를 통해 옥택연과 김소현의 로맨스보다 더 보고 싶고, 기다려지는 케미를 완성했다. 단순히 ‘감초’에 국한되는 코믹 연기가 아닌 극의 분위기를 결정짓는 주역으로 제 몫을 다했다. 대본에 의존하지 않은 진짜 웃음이 탄생된 순간, 시청자들은 이다윗에게 더욱 집중했고 빠져들었다.

Q: ‘싸우자 귀신아’ 현장은 어땠나요.
이다윗: 마지막 촬영 날까지 유쾌했어요. 촬영장 분위기가 정말 좋았거든요. 일단 감독님부터 정말 유쾌한 분이라서 항상 웃음이 가득한 현장이었죠.

Q: ‘싸우자 귀신아’의 원작 웹툰은 봤나요.
이다윗: 제가 만화를 좋아해요. ‘싸우자 귀신아’의 대본을 받기 전에 이미 웹툰을 봤었거든요. 사실 드라마화 된다고 했을 때 “제가 아는 그 웹툰이 맞냐”고 물었어요. 만화적인 요소가 강한데 어떻게 드라마로 표현될지 진짜 궁금하더라고요.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Q: 웹툰을 이미 봤다면 드라마에서 원작과 달라진 면을 쉽게 파악할 수 있었겠다.
이다윗: 웹툰과 달리 인랑 캐릭터가 코믹 담당으로 비중이 늘었어요. 감독님이 처음부터 저랑 강기영 형에게 ‘너희 분량 늘려달라고 했으니 웃겨야한다’고 말씀하셨어요. 저희가 웃겨야 무서운 장면들이 세게 나갈 수 있으니까요. ‘둘이 분위기를 잘 잡아줘야 하니까 열심히 웃겨봐’라고 하셔서 초반에는 부담이 컸죠. 그런데 기영이 형이랑 호흡이 잘 맞아서 줄곧 재밌게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인랑 캐릭터를 위해 특별히 준비한 게 있다면?
이다윗: 의상으로 본다면, 인랑이는 단추도 끝까지 채웠어요. 나름 차려입었는데도 뭔가 이상하고 아쉬운 느낌을 주려고 했죠(웃음). 헤어스타일도 고민하다가 그냥 수수하게 아무 것도 안했어요. 감독님이 특별히 요구하신 건 없고, 그저 천상(강기영 분)이랑 호흡 맞춰서 재밌게 잘 살려보자고 하셨어요. 사실 초반 1, 2부 보면 인랑이는 천상 캐릭터를 받쳐주는 역할만 했어요. 제 캐릭터를 보여줄 수 없는 상황에서 또 웃겨야했죠. 강기영 형이 편하게 해줘서 잘할 수 있었어요. 대본대로 한 게 거의 없어요. 감독님도 ‘너희가 해봐’라면서 저희의 호흡을 인정해주셨고요.

Q: 강기영과 불편한 관계였다면 정말 힘들었겠다. 친해진 계기가 있나요?
이다윗: 제가 원래 잘 못 다가가요. 친해진 계기가 뭔지도 잘 모르겠어요. 형 자체가 사람을 굉장히 편하게 해줘요. 드라마에 다 담기지 않은 강기영만의 호흡과 개그코드가 있어요. 제가 거기에 확 넘어갔어요. 형이 너무 웃겨서 졸졸 따라다녔죠(웃음).

▲'싸우자 귀신아' 강기영 이다윗
▲'싸우자 귀신아' 강기영 이다윗

Q: 김소현도 두 사람의 호흡이 너무 웃겼다고 할 정도니 인정된 ‘코믹케미’다.
이다윗: 저희끼리 연기하고 웃고, NG 내고 그랬어요. 어떤 압박 없이 촬영이 늘 재밌었어요. 항상 스태프들과 감독님이랑 같이 웃으면서 촬영했어요. 직접 참여해서 더 재밌고 할 맛이 났죠. 사실 여전히 제 드라마를 모니터하는 일은 어색한데, ‘싸우자 귀신아’는 재밌게 찍은 신들이 얼마나 웃기게 나왔을까란 기대로 모니터를 꼭 챙겼어요. 그 만큼 재밌게, 웃으면서 했어요.

Q: 그러고 보니 김소현과 KBS2 ‘후아유-학교 2015’, 영화 ‘순정’에 이어 세 번째 인연이다.
이다윗: 이 쯤 되면 정말 인연이네요(웃음). 제가 소현이에게 차기작 정해지면 연락하라고 했어요. 그냥 이대로 20개 작품을 같이하면 좋겠어요. 하하.

Q: 극중 김소현을 보고 ‘천사다’를 외치며 첫눈에 반했다. 실제로 처음 봤던 순간은 어땠는지.
이다윗: ‘후아유’ 때 처음 만났어요. 그때는 사실 소현이랑 붙는 신이 얼마 없어서, 천사인지 확인을 못했어요(웃음). 그리고 저는 첫눈에 사랑에 빠진 적은 없어요. 소현이가 예쁘다고 느껴진 게 ‘순정’을 하면서 이야기하다 알게 된 것처럼요. 대화를 나눠보니 김소현은 정말 센스가 있고 배려심이 있더라고요. 그러니까 정말 예뻐 보였어요.

Q: 네 번째 작품에서는 김소현과 제대로 된 로맨스로 만나면 되겠다.
이다윗: 저는 좋은데, 소현이가 좋아할까요?(웃음)

Q: 즐거웠던 촬영, 그래도 힘들었던 게 있을텐데요.
이다윗: 대학교에서 야외 촬영하는 신을 찍을 때는 더워서 힘들었어요. 아, 사우나에서 촬영했던 신은 너무 더워서 제 정신이 아니었어요(웃음). 액션이 없어서 괜찮지 않냐고요? 여기서 억울한 부분이 나와요. 천상이랑 인랑은 액션이 없어요. 근데 다치긴 더 많이 다쳤어요. 저희는 멀쩡히 가다가 부딪치고, 또 귀신보고 놀라서 구르고 넘어지는 장면들이 많아요. 액션 촬영은 없는데 만날 멍이 들었고 몸에 상처가 아물 날이 없었죠.

Q: 귀신이 없는데 맞고, 놀라는 연기를 할 때는 있었겠어요.
이다윗: 맞아요. 아무도 없는데 맞는 연기를 했어요. 사우나 귀신 촬영에서 강기영 형이랑 둘이서 귀신이 없는데 나뒹굴었어요. 화면에만 귀신이 담겨서 그냥 저희끼리 날아다녀야 했어요. 감독님이 ‘액션’하면 한 3분간 혼자 날아다니다, 기어 다니다 그래요. 하하, 정말 웃겼어요. 처음엔 너무 오버하는 건 아닐까 생각도 했어요. 사람이 진짜 무서우면 그런 식으로 과장된 표현이 안 나오잖아요. 우리는 뭔가 과장스럽고, 웃기게 놀라니까 걱정이 되기도 했죠.

Q: 귀신들 모습이 화면에 실감나게 담겼다. 실제로도 분장이 무서웠는지.
이다윗: 그럼요. 지나가다 분장한 배우들이랑 마주치면 기겁할 정도로 놀라요. 특히 학교에 출몰했던 여자귀신이랑 ‘미즈’ 한보름 씨가 진짜 무서웠어요. 감독님도 뒤에서 대기하던 귀신 출연자를 보고 놀라셨던 적이 있어요(일동웃음). 다 한 번씩은 크게 놀란 경험이 있죠.

Q: “‘싸우자 귀신아’ 이것만은 달랐다”라고 꼽아본다면?
이다윗: 이렇게 내 파트너랑 미친 듯이 호흡을 잘 맞춰본 적은 처음이에요. 대본을 맞춰볼 때도 너무 편했어요. 강기영 형은 제 일상에 스며들었어요. 오늘 인터뷰하기 직전에도 연락했어요. 이 드라마로 얻은 것은 강기영, 이것만큼은 확실합니다(웃음).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Q: ‘천랑송’을 직접 만든 재주꾼이다.
이다윗: 작사, 작곡도 하고 영상도 제가 편집해서 만들었어요. 춤은 기영 형이랑 같이 짰어요. 둘이 돌아다니면서 이것저것 찍어보자고 하면서 완성했죠.

Q: 지난 2013년 인터뷰에서 노래 만들어서 앨범을 내고 싶다고 희망했다. 여전히 유효한 꿈인가요?
이다윗: 그럼요. 가수로 앨범을 낼 때는 이름도 다르게 하고 싶어요. 배우랑 가수, 둘 다 서로에게 영향 받고 싶지 않아요. 나만의 마니아층을 만들고 싶은 마음이 있죠. 아역으로 연기를 안했다면, 밴드를 했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록, 힙합 좋아해요. 1집을 낸다면 장르는 록이죠.

Q: 연기 연차가 엄청나다. 주변의 기대감이 부담스럽기도 하겠다.
이다윗: 물론 그런 압박이 없을 수는 없어요. 다만, 남들이 제게 기대하는 것 이상으로 제 스스로가 더해요. 그래서 작품 들어가기 전에 굉장히 연구를 많이 하고 고민하는 스타일이에요. 누군가를 충족시키는 걸 떠나서 ‘내가 이번엔 더 잘할 수 있지 않을까?’ ‘조금만 더 하면 진짜 잘하지 않을까?’란 생각으로 하거든요.

Q: 영화 ‘스플릿’에서 자폐성향을 가진 볼링천재 소년을 연기한다고. 연기력이 굉장히 요구되는 역할이다.
이다윗: 볼링을 제대로 배운 것은 처음이에요. 자폐 성향을 지닌 영훈을 위해 참고한 캐릭터나 작품은 없어요. 따라 할까봐 모니터를 아예 안했어요. 어떻게 표현해야할까, 그 고민 속에 3개월을 살았는데 어떤 모습으로 나왔을지 불안해요.

Q: 영화나 드라마 보며 자극을 받나요.
이다윗: 네, 그런 경험이 많아요. 온전한 휴식이 아니라 긴장하고 각오하고 봐요. 휴식시간에 영화를 고르는 시간만 반나절이 걸려요. 결국 못 보기도 하고요. 특히 극장에서 한국 영화를 보면 바로 집에 못가요. 진이 빠지거든요. 최근 연출공부를 하면서 친해진 친구랑 ‘터널’이랑 ‘부산행’을 봤는데 보고 나와서 40분을 앉아있었어요. 그리고 몇 시간동안 영화 이야기만 했어요.

Q: 앞으로 이다윗의 어떤 모습을 더 보여주고 싶은지.
이다윗: 저 역시 고민이에요. ‘내가 잘하는 게 뭐지’란 생각을 몇 달 전부터 하고 있어요. 남들이 과연 날 봤을 때 ‘아 이다윗은 저걸 잘하지’라고 할 만 하게 있을까에 대한 답을 스스로 못 내리겠어요. 그걸 안다면 연기를 좀 더 잘할 수 있을 것 같은데 어려워요. 내 손에 뭐가 쥐어져있는지 알고 휘두르고 싶어요. 지금까지는 맨주먹인지 칼인지도 모르고 휘둘렀는데 다행히 운 좋게 잘 봐주신 분들이 있었어요. 이젠 제가 뭘 더 잘할 수 있을지 궁금해요. 그걸 알게 되면 대중에게 ‘내가 어떤 매력이 있어요’하고 잘 보여줄 수 있을 텐데요. 그걸 찾을 때 까지 열심히 해야죠. 아, 모토(motto)가 있어요.

“사람이 언제 죽는다고 생각하나, 심장이 총알에 뚫렸을 때? 불치의 병에 걸렸을 때? 맹독 버섯 스프를 마셨을 때? 아니, 사람들에게서 잊혀 졌을 때다”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이다윗(사진=스타하우스 엔터테인먼트)

서현진 기자 sssw@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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