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빅스가 2016 콘셉션의 대미를 장식할 신보로 다시 한 번 팬심 저격에 나선다. "이번 앨범의 가장 큰 매력은 역시 '변화'다"고 꼽은 레오의 말처럼, 빅스는 제복 스타일링은 물론 기존에 시도하지 않았던 음악적 시도와 멤버들의 자작곡, 자작안무까지 담아내며 새로운 진화를 알렸다.
31일 오후 4시 30분 서울 광진구 광장동 예스24라이브홀에서 빅스 세 번째 미니앨범 '크라토스'(Kratos) 컴백 쇼케이스가 열렸다. 무대에서 빅스는 타이틀곡 '더 클로저'(The Closer)와 수록곡 '데스퍼레이트'(Desperate) 등의 공연을 선보였다.
빅스는 가히 등장부터 압도적이었다. 검은 천으로 눈을 가리고 멋들어진 제복과 함께 등장한 빅스는 그 자체로 이미 취재진을 압도했다.
누운 채 무대를 시작한 빅스는 손가락 각도 하나하나 맞아 떨어지는 칼군무를 자랑했다. 눈을 가렸던 천을 벗어던진 뒤 완벽한 라이브와 함께 독자적인 퍼포먼스를 선보이는 빅스는 그 자체로 이미 아이돌의 틀을 깬 듯 했다. 후렴구 진입 직전 약 1초간 있는 정적은 후렴구에 대한 집중력을 더욱 배가시켰다.

어느새 데뷔 5년차에 접어든 만큼 빅스는 원숙한 무대 매너로 시선을 사로잡았다. 퍼포먼스 그룹, 콘셉트돌이라는 수식어가 아깝지 않을 정도로 빅스의 무대는 그야말로 '대단'했다. 뱀파이어, 저주인형, 사이보그부터 사랑의 노예까지 독보적인 콘셉트를 보여왔던 빅스는 이번엔 운명와 파멸을 상징하는 신 '케르'로 분해 또 다시 소녀팬들을 사로잡을 준비를 마쳤다.
이날 빅스 라비는 "빅스의 2016 콘셉션을 마무리짓는 앨범이다. 젤로스와 하데스에 이어 모든 이야기가 담긴다"면서 "스토리가 역순으로 공개됐다. 이번 곡은 제복을 입고 사랑하는 여성을 유혹하는 첫 번째 스토리라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빅스 엔은 "지난 앨범에서는 나와 레오가 대립 구도를 보였다. 하지만 그 스토리 뒤에는 절대적 권력의 위치(켄)가 있다는 내용이다"면서 "이번엔 가면 무도회를 콘셉트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제복 의상을 자세히 보면, 이번에 권력의 중심을 맡은 켄에겐 훈장이 하나 더 달려있다"고 말해 보는 재미를 더했다.
라비는 이번 타이틀곡에 대해 "남성미와 섹시한 모습을 강조한 트랙이다. 기존 빅스 곡과 다른 시도를 한 구성과 멜로디다"면서 "이 트랙이 빅스 타이틀인 것 자체가 새롭다. 빅스의 새로운 모습이라 표현할 수 있을 것 같다"고 평해 눈길을 끌었다.

이번 타이틀곡 '더 클로저'는 세련된 일렉 신스 테마의 벌스와 트렌디한 사운드의 후렴구로 마무리된 어반 퓨처 팝 장르의 노래다. 전작인 '판타지'와는 다른 느낌의 화려함으로 전반적인 구성을 이루며, 도발적이고 섹시한 가사와 세련된 트랙이 잘 어우러졌다. 특히, 제복 스타일링을 통해 남성다운 섹시미를 극대화시켰다.
신을 콘셉트로 삼은 이번 빅스 무대는 웅장함이 기저에 깔려 있었다. 이와 함께 '콘셉트의 끝'으로 통하는 신을 차용한 만큼 다음 콘셉트 고갈에 대한 우려도 더해졌다.
하지만 빅스 멤버들은 자신감을 보였다. 엔은 "멤버들, 회사와 평소에도 콘셉트에 대해 많은 말을 나눈다. 타잔 얘기도 나왔다. 만화와 영화를 보다가 이야기했어서 고갈된다는 느낌은 아직 받은 적이 없다"면서 "소재는 정말 정해져 있지가 않다. 타잔도 있었고 강시도 있었다"고 귀띔했다.
빅스 혁은 퍼포먼스적인 측면에서 접근했다. 혁은 "음악 장르나 퍼포먼스적 구성이 워낙 다양해서 우리가 어떻게 푸느냐에 따라 다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을 것 같아서 걱정이 없다"고 자부했고, 홍빈은 "조합해도 재밌는 이야기가 나온다"고 언급했다.
빅스는 또 1년 동안 3번의 컴백을 감행한 것에 대해 "처음엔 이게 가능할까도 생각했다. 완성시키지 못하면 기대감을 떨어뜨리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됐지만 완성해서 뿌듯했다. 하나하나 아쉬움은 있지만 놓치기 보단 많은 걸 쥐고 가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엔은 "'더쇼'를 시작으로 음악 방송에도 출연한다. 빅스로 보여줄 수 있는 모습들을 최대한 많이 보여줄 생각이다"면서 "열심히 준비하고 땀 흘리며 노력한 앨범인 만큼 많이 지켜봐주면 좋겠다"고 소망을 드러냈다.

1년 동안 3번의 앨범을 내는 건 쉽지 않은 일이다. 그야말로 올 한 해 '소'처럼 일한 셈이다. 그만큼 빅스 멤버들도 진화와 성장을 맞았다. 라비와 엔의 자작곡 수록이 바로 그 노력의 산물이다. 5년차를 맞은 빅스가 나아갈 새로운 '콘셉트돌'의 행보에 기대가 모일 수밖에 없는 이유다.
한편, 빅스는 한 달 반 만에 빅스 2016 콘셉션 마지막 이야기 '크라토스'로 컴백했다. 올 한 해 동안 빅스가 선보인 콘셉션 '케르'는 총 3부작으로 이어지는 대형 연간 프로젝트로, '운명'과 '파멸'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이야기를 풀어냈다.
전체 스토리 상에서 시작에 해당하는 '크라토스'는 힘과 권력의 신 크라토스를 모티브로 했다. 절대적 권력 위치인 켄의모습과 파티에서 만난 여자를 두고 펼쳐지는 엔과 레오의 대립구도 등 은밀한 거래와, 서로 잡고 잡히는 혼란스러운 관계를 가면이라는 아이템으로 비밀스럽게 포장했다. 이런 가면을 직접적인 표현 보다는 레이스 안대를 통해 빅스만의 은밀한 섹시함으로 표현했다.
타이틀곡 '더 클로저'는 지난 '하데스'(Hades) 앨범 타이틀곡 '판타지'(Fantasy)를 작업한 작곡가 임광욱, 라이언 킴을 필두로 한 프로듀싱팀 디바인-채널과 다시 한 번 호흡을 맞춰 탄생된 곡이다. 세련된 일렉 신스의 테마로 시작되는 도입부분이 인상적인, 화려하고 센시티브한 멜로디가 돋보인다.
빅스는 31일 가진 쇼케이스와 오는 11월 1일 SBSMTV '더쇼' 무대를 시작으로 본격적인 방송 활동에 돌입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