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우성과 손예진이 부산영평상 남녀연기상의 주인공이 됐다.
2015년 10월부터 2016년 9월까지 개봉된 한국 영화를 대상으로 부산영화평론가협회 소속 심사위원단 7명이 총 4차례(예심 3회, 본심 1회)에 걸쳐 심사를 실시한 결과, '아수라'의 정우성과 '비밀은 없다'의 손예진이 각각 수상의 영광을 안았다.
심사위원들은 정우성에 대해 잔혹한 운명을 감내하는 인물을 연기하며 배우로서 전환점을 맞이했다고 높게 평가했다. 손예진은 전통적인 모성상에서 벗어나 복수를 감행하는 인물을 연기했다는 점에서 수상자로 선정됐다. 손예진은 제36회 영화평론가협회상(이하 영평상)과 제25회 부일영화상에 이어 또 한 번 트로피를 안으면서 3관왕의 영광을 안게 됐다.
올해 부산영평상의 가장 중요한 심사기준은 작품의 예술적 가치였다. ‘아수라’와 ‘비밀은 없다’ 모두 흥행에서는 다소 아쉬운 성과를 거뒀지만, 평단의 지지를 받으며 오랜 시간 기억될 영화임을 입증한 셈이다.
‘비밀은 없다’는 올해 대상에도 선정되는 기쁨을 누렸다. '비밀은 없다'는 한국 상업 영화에서 좀처럼 보기 힘든 여성 캐릭터를 중심으로 종횡무진 영화를 이끌고 나가는 폭발력 있는 작품이라 평가를 받았다.
심사위원특별상에는 '4등'의 정지우 감독과 '그림자들의 섬'의 김정근 감독이 공동수상자로 선정됐다. 정지우 감독의 '4등'은 자칫 주제만 강조할 수 있는 인권 영화에 영화적인 활력을 불어넣은 작품이라는 평가를 받았다.
공동수상자인 김정근 감독의 '그림자들의 섬'은 한진중공업 민주노조의 투쟁과 역사를 카메라를 든 연대자의 시선으로 면밀하게 담아냈다는 평이다.
신인 여자연기자상은 박찬욱 감독의 '아가씨'에서 주연을 맡은 김태리가 이름을 올렸다. 신인 남자연기자상 분야에서는 수상자를 배출하지 못했다. 좋은 연기를 보여준 신인 남자배우들은 있었지만 심사 기준에 대한 문제가 지적돼 심사위원들의 긴 논의 끝에 올해는 수상자를 선정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신인감독상 분야에서는 '범죄의 여왕'의 이요섭 감독이, 각본상에는 '동주'의 각본을 쓴 신연식 감독이, 기술상에는 '아수라'를 촬영한 이모개 촬영감독이 선정되었다.
제17회 부산영화평론가협회상 시상식 및 포럼은 12월 2일 부산 영화의전당에서 개최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