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김하늘이 활짝 웃었다.
KBS2 수목드라마 '공항가는 길' 종영 이후에도 여전히 바쁜 김하늘을 만났다. '공항가는 길'은 기혼 남녀가 겪는 두 번째 사춘기를 다룬 작품. 배우자가 아닌 다른 이성에게 위로를 받는다는 설정이 방영 전부터 '불륜미화가 아니냐'는 우려를 낳았지만, 김하늘은 탄탄한 연기력으로 극의 중심을 잡고 논란을 불식시켰다. 결혼 후에도 녹슬지 않은 연기와 스타일링 센스를 선보이며 데뷔 20주년을 야무지게 마무리한 김하늘은 "'멜로 김하늘'을 다시 입증할 수 있어서 좋았다"면서 소감을 전했다.
"결혼을 했고, 데뷔 20주년을 맞았다. '공항가는 길'에 출연하면서 내게 주어진 현실은 생각하지 않고 연기에 임했어요. '공항가는 길'은 제 필모그라피에 중요한 작품이 될 거 같았어요. '로맨틱 코미디' 김하늘만 기억하시는 분들이 많은 거 같은데요. '멜로 김하늘'이란 칭찬을 받게 돼 감사하고 좋았어요."
'공항가는 길'은 김하늘이 연기한 세 번째 수아라는 점에서 더욱 인연이 깊다. 김하늘은 "이제 수아는 '공항가는 길' 최수아로만 남겨 놓고 싶다"면서 작품에 대한 애정을 숨기지 않았다.
이처럼 김하늘이 최수아에게 남다른 감정을 느끼는 건 김하늘이 '공항가는 길'에서 차지한 비중이 그만큼 컸기 때문이다. 김하늘은 극의 70%이상 등장할 정도였다. 김하늘은 "이번엔 피부과도 한 번밖에 가지 못했을 만큼 촬영 스케줄이 빡빡했다"면서도 "정말 힘들게 찍었는데, 그만큼 예쁘게 나와 투덜될 수 없었다"면서 환한 미소를 지었다.
"이번 작품은 첫 촬영부터 힘들었어요. 공항에서 승무원 유니폼을 입고 힐을 신고서 계속 걷고, 서있었던 거 같아요. 그런데 그렇게 찍어서 화면으로 나오니까 그 장면이 너무 좋더라고요. 저희가 전화 통화 장면도 많아서 지루할 수 있어서 감독님이 정말 여러 각도로 많이 찍어주셨어요."
그렇지만 무엇보다 김하늘을 힘들게 했던 건 최수아를 표현해내는 것이었다.
“감독, 작가 모두 최수아는 그냥 저라고 말해주시는데, 연기자는 연기를 하는 게 편하지 있는 그대로의 저를 보여준다는 게 낯설고 어려웠어요. 대본 자체도 정말 영화 같았고요. 정말 좋은 대본을 어떻게 표현해야할지 고민이 많았죠.”
그는 ‘공항가는 길’이 초반의 우려를 딛고 고정적인 시청층을 이끌고 갈 수 있었던 이유를 “순수함”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계산적이지 않은 남녀의 감정에 시청자들이 따라가지 않았겠냐”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수아는 감정적인 사람이에요. 박진석은 그보단 현실적인 사람이고요. 그래서 박진석이 옳지않다고 말할 순 없을 거 같았어요. 그런 부분에 우려가 있었는데, 시청자들이 더 크게 '자네'라는 말에 반응해주시더라고요.(웃음) 저희 어머니가 더 흥분해서 '우리 딸한테 이렇게 한다면 속상할 거 같다'고도 하시고요."
김하늘은 최수아의 스타일링에도 직접 참여했다. 시청자들이 극에 몰입할 수 있도록 캐릭터에 맞는 옷차림과 머리스타일을 하는 것이 당연하다 생각하는 김하늘이었다. 덕분에 '공항가는 길'에서도 김하늘이 입은 옷과 들었던 가방 등 일명 '김하늘 패션'으로 다시 한 번 완판녀의 명성도 이어갔다.
'공항가는 길'로 흔들림없는 입지를 다진 김하늘은 다시 새로운 작품을 고려 중이다. 완판녀, 멜로퀸 이미 다양한 수식어를 완성한 김하늘은 배우로서 한 단계 더 성장을 꿈꾸고 있었다.
"이제는 선배들과 연기하고 싶어요. 후배들과 연기하면서 열심히 하는 모습에 자극을 받고 그래서 항상 좋은 결과도 얻었어요. 그런데 이제는 저도 기대고 싶어요.(웃음) 선배들과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