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생소한 소재지만 역시나 '또' 통했다.
16일 첫 방송된 SBS 새 수목드라마 '푸른 바다의 전설'(극본 박지은, 연출 진혁)이 SBS 수목극 부활의 완벽한 신호탄을 쏘아올렸다. 전작 '질투의 화신'의 선전에 더해 이번엔 첫 방송부터 두 자리대 시청률이다. 물론 등락 가능성은 언제나 존재하나, 화제성 시청률 면에서 '푸른 바다의 전설'은 박지은 작가의 성공을 다시금 예고하는 듯 하다.
박지은 작가는 개성이 뚜렷한 캐릭터와 그런 그들이 어우러지며 만들어지는 이야기로 극을 전개한다. 박지은 작가가 본격적으로 알려지기 시작한 '내조의 여왕'에서도 천지애라는 독보적인 캐릭터를 통해 안방극장을 쥐락펴락했고, 후속작 '역전의 여왕'과 장편 가족극 '넝굴째 굴러온 당신'을 통해서도 캐릭터의 힘을 톡톡히 보여왔다.
캐릭터를 잘 활용하는 박지은 작가는 사람으론 모자랐는지 차기작으론 '외계인'을 택했다. 신선한 그의 시도는 '별에서 온 그대' 도민준 신드롬을 낳았고 김수현을 한류 스타로 만들었다. 물론, 외계인 도민준뿐만 아니라 그와 사랑에 빠지는 톱스타 천송이 또한 독특하면서도 괴상하며 사랑스러웠다.
이후 '프로듀사'로 다시 평범한 사람들로 회귀한 박지은 작가는 '푸른 바다의 전설'을 통해 또 다시 인간 외적의 존재인 '인어'를 무기로 삼았다. 독특하고도 눈길이 집중되는 인어 캐릭터를 소화할 카드로는 천송이를 '찰떡'마냥 소화한 전지현을 택했다. 그 기대대로 전지현은 망가짐을 불사하는 연기로 첫 방송에서 재미를 이끌어내는 일등공신이 됐다. 인어와 대적하는 남자 캐릭터는 참으로 매력적인 '사기꾼'이다. 인어에 비하면 약한 듯하나, 최면까지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등 범상찮은 면모를 드러내고 있다.
앞서 가진 제작발표회 현장에서 진혁 감독은 "단순한 사랑이야기가 아니라 재밌다가 슬프기까지한 이야기를 하려고 하다 보니 인어라는 소재를 골랐다. 슬픈 사랑 이야기와 우리를 돌아보게 하는 이야기를 만들고자 했다. 인어로 재밌게만 가는 내용은 아니다"고 밝힌 바 있다. 전생, 현생까지 이어지는 만큼 이들에게 얽힌 서사가 무궁무진할 것으로 보인다.
'푸른 바다의 전설'은 베일을 벗고 시청자와 만났다. 인어와 사기꾼, 독특한 소재에 박지은 작가의 필력이 버무려졌다. 뻔한 사랑 이야기가 아닌, 재미와 눈물이 어우러질 것이 예고된 만큼 앞으로 박지은 작가가 인어라는 카드로 그려낼 이야기 전개에 이목이 쏠리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