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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양파에게 '보디가드'는 초심이다

[비즈엔터 김소연 기자]

▲양파(출처=CJ E&M)
▲양파(출처=CJ E&M)

"이 작품을 하면서 순수하게 노래를 좋아했던, 중학생 시절의 소녀 이은진으로 돌아간 것 같아요."

춤과 연기, 여기에 파격적인 노출까지 모든 것이 처음이었다. 데뷔 19년, 그동안 숙련된 보컬리스트로 거듭났던 가수 양파(이은진·37)가 뮤지컬 '보디가드'로 새로운 도전을 진행 중이다. 그리고 그 중심엔 '초심'이 있었다.

양파는 지난 16일 서울시 강남구 LG아트센터에서 개막한 '보디가드'에 정선아, 손승연과 함께 여주인공 레이첼 역으로 캐스팅됐다. 격일 간격으로 무대에 오르고 있는 양파는 캐스팅부터 무대오르기까지의 과정을 "극기훈련"이라 표현하며 쉽지 않았던 도전의 시간을 전했다. 살도 5kg이나 찌웠다. 아침 일찍부터 시작된 체력단련, 댄스와 연기 레슨, 그리고 밤 10시까지 이어진 나머지 공부에 초반엔 "울면서 그만둘까도 고민했다"고 털어 놨다.

그럼에도 양파가 '보디가드'를 놓지 않았던 건 어린 시절을 꿈 휘트니 휴스턴 때문이었다.

'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이 주연으로 출연해 OST '아이 윌 올웨이즈 러브 유(I Will Always Love You)'를 비롯해 전 세계적인 인기를 모았던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작품. 영화에선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가 5곡에 불과했다면 뮤지컬에선 그의 대표곡 'The Greatest Love Of All' 등이 포함된 15곡으로 채워졌다.

"사실 2003년 뮤지컬 '지킬 앤 하이드', 2007년 '드림걸즈' 등에도 출연 제안을 받았어요. 그땐 어려서 섹시한 캐릭터가 겁도 났고, 춤도 연기도 자신이 없었어요. 그런데 '보디가드'는 휘트니 휴스턴이더라고요. 휘트니 휴스턴에 유혹당했어요. 그래도 시작하기 전에 '전 춤을 못추고 연기도 못해요'라고 했는데, 그땐 손동작 하는 정도라고 하시더라고요. 그래서 하겠다고 했는데…피하고 고사하다가 제일 센 놈을 만났죠.(웃음)"

양파에겐 휘트니 휴스턴은 특별한 의미였다. 중학교 시절 처음 가수의 꿈을 꾸게한 것도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였고, '아 윌 올웨이즈 러브 유'로 오디션을 봐 가수가 됐다. 휘트니 휴스턴의 비극적인 사망 소식에 양파는 하루종일 과거 동영상을 찾아보고, 친구들과 함께 노래방에서 그의 명곡들을 부르며 슬퍼했을 정도다.

'보디가드'를 하면서 위로를 받았던 경험들도 떠올렸다. 19년이라는 시간 동안 소속사 계약 문제 등으로 소송에도 휘말렸던 양파다. 덕분에 오랜 활동 시간에도 정규 앨범 5장, 스페셜 앨범 1장, 그리고 몇몇 OST 참여 정도가 전부다.

"휘트니 휴스턴의 노래를 다시 듣는데, 현실적인 일은 아무 것도 모르고 순수하게 음악을 좋아하고, 노래를 즐겨하며 꿈을 키우던 제 모습을 기억하게 됐어요. '내가 울면서 이 노래를 따라 불렀었지', '나도 무대에서 이런 사람이 돼 보고 싶다' 이런 꿈들도 떠오르고요."

고등학생 시절 연예계 활동을 시작했음에도 높은 성적을 유지하고, 미국 버클리 음대를 떠나며 언제나 '엄친아'로 불렸던 양파였다. 그렇기에 남들보다 뒷쳐지는 안무, 연기에 더 이악물고 연습했다.

"처음엔 수업에 들어가는 것도 너무 싫었어요. 저는 처음이라 차근차근 설명해줘야 알 수 있는데, 그렇지 않으니 울컥하기도 했고요. 저만 뚱하고 있으니 창피하기도 하고요. 그런 시간이 정말 싫었죠. 그때 연출님이 저에게 'X발 정신이 없다'고 하더라고요. 'X발, 내가 보여주겠어' 이런 마음으로 해야 한다고요. 그렇게 강하게 키움을 당했죠. 그 정신으로 뭔가를 해내니 뿌듯하기도 하고요. (웃음)"

기대와 다른 수준의 공연이었기에 양파는 "힘들었다", "쉽지 않았다"고 거듭 강조해서 말했다. 그럼에도 양파의 눈은 반짝였다. 걸으면서 노래를 부르는 것도 낯설었지만 무대 위에서 이종혁, 박성웅 등 다른 남자 배우와 키스신까지 선보일 만큼 스스로도 큰 변화를 겪었지만 작품에 대한 애정은 숨기지 않았다.

"정말 정신없이 옷을 갈아입고, 머리를 해요. '이렇게 까지 해야하나' 싶은데, 하나도 타협이 없더라고요. 저는 무대에 설 때 항상 굽이 있는 신을 신었는데, 여기선 슬리퍼도 신으니 발가벗겨진 기분도 들었고요. 이 작품을 위해 모든 것을 내려놓았어요."

공연을 시작하고 난 후엔 빠듯한 공연 일정이 부담이 됐다. 트리플 캐스팅임에도 불구하고 낮 공연 등이 포함돼 격일로는 꼭 무대에 서야한다.

"이렇게 노래를 해본 적이 한 번도 없어요. 전국 투어 콘서트를 해도 이렇게 연달아, 장기간 무대에 오르진 않으니까요. 전 목이 나갈까봐 연습도 많이 안하는 스타일이거든요. 이 공연을 무사히 마칠 때까지 제 목이 남아있을 수 있을지, 저에게도 모험이에요. 그래서 공연이 없을땐 말도 하지 않고 쉬는 편이고요."

극기훈련에 버금갈 '보디가드'였지만, 양파는 또 다시 "뮤지컬에 출연하고 싶다"는 소망을 숨기지 않았다.

"이 안에서 배우고 얻는게 정말 많아요. 제가 활동이 많았던 가수가 아니라 뭔가 꾸준히 하는 연습도 부족했어요. 이런 것들에 좀 더 익숙해지고 싶고, 무엇보다 무대에서 관객들에게 직접 박수를 받을 수 있다는 점이 정말 감사한 일인거 같아요. 뮤지컬은 공동작업이다보니 제가 못하면 민폐가 될 수 있다는 건 알아요. 그렇지 않은 선에서 좋은 작품을 하고 싶어요."

김소연 기자 sue123@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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