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지훈 기자]
'중견만리 2024'에서 기술 국산화에 성공한 케이케이테크와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를 조명한다.
24일 방송되는 KBS1 '중견만리 2024'에서는 반도체 산업의 필수 장비인 진공 펌프와 첨단 전략 산업의 핵심 소재인 인조흑연 국산화에 성공한 두 기업 케이케이테크와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의 활약을 살펴본다.
◆ 케이케이테크, 세계 진공펌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다
케이케이테크는 진공펌프 글로벌 기업인 카시야마 공업과 한국의 케이씨텍이 2006년 합작 투자해 만든 기업으로 반도체, 디스플레이 제조장비용 진공펌프와 관련기기를 개발하고 제조하는 기업이다. ‘진공펌프’란 반도체를 생산할 때 진공 상태를 만들어 미세입자나 오염물질을 제거하는 역할을 장비로, 반도체 생산에서 없어서는 안 될 중요한 역할을 하는 장비이다. 진공펌프는 반도체, 디스플레이, 태양광, 이차전지 등 다양한 산업 분야에 널리 활용되고 있다.
하지만 진공펌프 시장은 영국, 일본, 독일이 주도해 오던 거대한 시장으로 우리나라는 전량 수입에 의존하고 있었다. 진공펌프의 국산화 필요성을 느낀 케이케이테크는 세계 진공펌프 시장을 장악하겠다는 당찬 목표를 세웠다.
하지만, 관건은 진공펌프에 들어가는 부품(로터, 모터, 케이싱)을 국산화하는 것, 쉽지 않은 길이었다. 국산화로 가는 지름길은 진공펌프 선진국 일본과 손을 잡고 협력해 핵심 기술을 이전받는 것. 케이케이테크는 일본의 카시야마 공업과 협력해 기술을 이전받고 연구 개발에 매진한 결과 핵심 기술 국산화에 성공할 수 있었다. 이를 토대로 영국, 일본, 독일이 주도하던 세계 진공펌프 시장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고 어깨를 나란히 하고 있다.
반도체 공정에서 빠질 수 없는 핵심 장비인 진공펌프의 불모지에서 세계 진공펌프 시장에 도전장을 내밀고 본격적으로 진출한 케이케이테크의 당찬 포부와 함께 기술 국산화를 향한 끈질긴 노력을 조명한다.
◆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 100% 수입에 의존하던 인조흑연 국산화
'등방성 인조흑연'은 지구상에서 가장 높은 온도를 견딜 수 있는 핵심 소재다. 알루미늄 무게의 4분의 1에 불과함에도 강도는 철의 10배가 넘는다. 등방성 인조흑연은 강하면서도 가공이 쉽고 접착력이 좋아서 자동차, 항공기, 태양광, 원자력 등 다양한 산업에서 대체할 수 없는 핵심 소재인데, 특히 반도체 제조 과정에서 결코 빼놓을 수 없는 고부가가치 소재이기도 하다.
고온이 발생하는 원자력 발전소의 외벽 및 설비나 반도체 소재인 실리콘 웨이퍼 생산 설비의 핵심부품인 히터와 도가니에 등방성 인조흑연이 사용된다. 등방성 인조흑연은 다양한 장점을 지닌 핵심 소재이지만 이를 생산하는 기업은 전 세계를 통틀어 일본과 프랑스, 독일, 미국 등 4개국에 불과하다. 고열에서 고난도 가공 기술을 적용해야 하는 작업으로 생산에 긴 시간이 필요하므로 쉽게 접근할 수 없는 영역이기 때문이다.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100% 수입에 의존하던 등방성 인조흑연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특히, 원료부터 소재, 가공, 표면처리에 이르는 전 공정을 아우르는 ‘일괄 생산라인’을 구축하여 안정적인 공급망을 확보했는데, 이는 국내에서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가 유일하다.
포항시는 2011년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를 유치해 2013년부터 등방성 인조흑연을 생산하면서 국산화의 기틀을 다졌다. 경북 포항의 풍부한 인프라와 물류 시설 그리고 훌륭한 인재가 기업 유치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 국내 등방성 인조흑연 생산의 전초기지 역할을 하는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는 2023년 기준 연간 약 4,000톤의 등방성 인조흑연을 생산하며 꾸준히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등방성 인조흑연의 핵심 기술 국산화와 지역 동반 성장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은 이비덴그라파이트코리아의 성장 동력을 조명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