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일 방송되는 EBS1 '극한직업'에서는 겨울의 맛을 위해 혹한 속에서도 멈추지 않는 이들의 고된 현장을 전한다.
◆사계절을 사로잡은 고성의 삼배체 개체 굴 양식
굴로 유명한 충청남도 보령의 천북굴단지 거리에는 새벽부터 석화 작업이 시작된다. 이날 작업량은 총 320망(약 3,520kg)! 석화는 바다 수온이 떨어지면 먹이 활동을 시작해 살이 오르고 단맛이 오르는 시기라 인기가 좋다. 말끔하게 손질된 굴은 굴구이, 굴찜을 비롯해 굴무침, 굴밥, 굴전과 굴샤부, 굴바로우처럼 이색 메뉴로 소비층을 넓히려는 시도가 이어진다.
한편, 경상남도 고성군의 한 굴 양식장에서는 개체 굴 작업이 한창이다. 개체 굴은 굴을 하나씩 개체로 키워낸 굴이다. 개체 굴은 염색체 수 조작을 통해 사계절 출하가 가능해 맛과 크기를 모두 잡았다. 개체 굴 양식장 규모는 150,000㎡(15ha)로, 삼배체 개체 굴만 연간 약 30~40t을 출하한다.
바닷속에서 자연적으로 먹이 활동을 하기 때문에, 관리가 게을러지면 망에 오만둥이 같은 해조류들이 붙어 물 순환을 막아 굴 성장에 타격을 주기 때문이다. 그래서 매번 주기적인 세척이 필요한데 겨울에는 고압 분사기의 호스가 얼어 작업이 멈추기도 하고, 특히 고압수는 몸에 직접 쏘이면 위험해 안전사고에도 각별한 신경을 써야 한다. 제철의 맛을 지키기 위한 혹한의 겨울 현장을 따라가 보자.

100년이 넘도록 노릇한 생선 냄새가 가득한 전라남도 고흥 전통시장의 숯불 생선구이 거리에서는 새벽 5시부터 불 피우기 작업이 한창이다. 수십 년 경력의 김효순 씨는 대나무 숯을 골프채로 깨 불씨를 골고루 만들고, 불이 너무 세지 않도록 재로 덮어 온도를 조절한다. 약불로 은근히 익혀야 생선이 타지 않고 속까지 익는다. 오직 손으로 해야 하기에 뜨거운 육즙이 장갑 안으로 스며들면 손이 붉게 부어 물집이 잡히기 일쑤이다. 생선 굽기만큼이나 까다로운 생선 손질! 도매상을 통해 생선을 받으면 곧바로 비늘을 제거하고, 내장을 빼는 손질에 들어간다. 이 과정만 2시간 넘게 소요되는데, 펄을 먹고 자란 생선은 아가미에 펄이 가득 차 있어 굽기 전 세척도 꼼꼼히 해야 한다.
간이 골고루 배도록 또다시 약 3시간의 염장을 거친 이후에는 생선 굽는 과정 역시 만만치 않다. 반건조 작업은 더 고되다. 공용으로 사용되는 옥상 건조장에 손수 수레를 끌고 오르막을 올라 차곡차곡 생선을 널어야 한다. 충분히 말려야지 굽는 과정에서 생선이 터지는 것을 막을 수 있어 최대 4~5일까지도 말린다고 한다. 이때 물이 잘 빠지도록 생선의 입이 아래로 향하게 널어두는 것이 핵심이다. 상회 대부분이 오랜 세월 장사를 이어온 만큼, 장기간 반복 동작으로 손과 허리, 관절 부담이 누적되어 작업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손님들이 맛있다는 한마디를 남기면 그간의 피로가 풀린다. 뜨거운 불 앞을 지키는 숯불 생선구이 거리의 현장을 따라가 보자.

전라남도 신안군 비금도의 겨울 밭에서는 섬초 농사가 한창이다. 섬초는 뿌리가 땅속 약 1.5m까지 들어가고, 추울 때는 바닥에 누워 겨울을 버티며 영하 15도까지 견딜 수 있는 비금도 섬의 자랑거리! 섬초의 영양이 가득한 뿌리를 살리기 위해 낫으로 일일이 섬초를 채취해야 한다. 강한 겨울바람을 견디고 혹독하게 자라난 섬초를 캐기 위해 땅바닥에 쭈그려 앉아 잡초를 거둬내고, 꽃처럼 피어난 섬초만을 수확해야 한다.
이렇게 밭에서 채취한 섬초는 망에 담아 싣고 작업장으로 옮긴 뒤 또다시 손으로 선별해야 한다. 따는 것보다 다듬는 시간이 더 길어 아침부터 저녁까지 직원들이 모두 매달려야 하는 고된 작업. 이때 중요한 것은, 뿌리는 1cm 정도 남기고 자르며, 시든 잎이 있으면 앞면과 뒷면 모두 눈으로 확인하고 제거하여 소비자가 바로 조리할 수 있는 상태로 만들어야 한다. 모두 선별된 섬초만 700kg에 육박하며, 이후 기계에 넣어 세척과 탈수 작업을 거친다.
세척 전후로 색이 확연히 달라질 만큼 세척은 신선도 유지의 중요 과정이다. 또한 탈수 후에는 바로 아이스 팩에 담고 포장 과정을 거치며 목적지까지 싱싱함을 유지하도록 한다. 비금도 섬초는 한 해 150억~200억 원 사이의 규모로, 지역 경제에서도 비중이 크다. 채취한 섬초는 겉절이, 무침, 된장국 등으로 다양하게 식탁에 오르게 된다. 겨울의 단맛을 사로잡기 위한 고군분투의 현장을 찾아가 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