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홍선화 기자]
25일 방송되는 EBS1 '건축탐구 집'에서는 주거할 수 있는 주택을 지으면서 돈까지 벌 수 있는 건축주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파워J 건축주, 집과 노후 두 마리 토끼 잡기
경상북도 문경시, 고만고만한 건물들이 어깨를 맞대고 있는 도심 한가운데, 홀로 우뚝 다섯 개의 커다란 원통 조형물을 지붕에 얹고 있는 하얀 건물이 눈에 띈다. 이런 디자인은 서울에서도 보기 힘든 건축물! 다섯 개의 원통이 얹힌 건물에 사는 이는 1층에 복어요릿집을 운영하는 50대 중반 부부다. 꼼꼼하고 계획적인 성격의 남편 신성호 씨는 상가주택은 사람들의 이목과 발길을 끄는 특별한 요소가 있어야 한다는 소신을 갖고, 같은 자리에 있었던 기존의 평범한 상가주택을 과감히 허물고 지금의 독특한 상가주택을 신축했다.
한편 무난하고 평범한 상가주택을 원했던 아내 민영순 씨는 처음엔 반대했지만, 지금은 남편의 혜안을 인정한단다. 호기심을 불러일으키는 독특한 디자인의 상가주택 덕분에 지역의 명물이 되었고 그로 인한 손님 유입 효과가 크기 때문이다.
신성호 씨는 ‘내가 모르는 분야는 전문가에게’라는 원칙으로 자신이 문외한인 분야는 전문가의 컨설팅을 받았다. 전문가의 조언대로 상권분석을 통해 상가주택 2층에 카페, 3층에 스터디 카페를 두어 각각 임대 소득과 영업수익을 얻고 있다. 특히 스터디 카페의 경우, 서울의 잘 된다는 스터디 카페를 전부 답사하며 장단점을 파악, 최적의 상태를 고민해 복층 구조로 만들어 손님들의 민원을 줄였다. 또 무인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노후에도 꾸준히 관리할 수 있는 장점도 지녔다. 파워 J 건축주가 뚝심으로 지어 올린 문경의 오복이 넘치는 상가주택을 탐구한다.
전통 한옥마을이 상징인 전라북도 전주시에서 요즘 신축 아파트가 가장 많은 지역이 있다. 대단위 택지개발 사업으로 신도시가 형성된 이 지역은 고층 아파트 단지와 근린상가 단지가 사이좋게 조성되어 있는데... 비슷한 외관의 상가 건물들 사이, 매력적인 적벽돌과 시크한 검은색 스토 외장재로 마감해 언뜻 보기엔 단독주택처럼 보이는 건물 한 채가 눈에 띈다.
바로 앞에 호수가 있어 호수 호(湖)에 좋을 호(好)를 써서 지은 ‘호호가’에는 건축주인 남편 오동훈 씨와 아내 최종화 씨가 살고 있다. 20년 차 양식 셰프인 남편 오동훈 씨는 1층에 이탈리안 레스토랑을 직접 운영하고 있다. 페이 셰프로 일하다 자신의 가게를 갖고 싶어 상가를 알아보던 중, 상가 임대료와 가족이 살 아파트를 구하는데 들일 비용이나, 땅을 사서 건물을 짓는 비용이나 큰 차이 없다는 부동산 중개인의 조언에 건축을 결심하게 되었단다. 2층이나 3층이나 건축 비용에 별 차이가 없다는 걸 알게 되어 짓는 김에 한 층을 더 올려 2층은 신혼부부 두 세대에게 각각 임대하고 있다.
남편이자 셰프인 동훈 씨가 가장 신경 쓴 곳은 바로 주방이다. 고가의 스테인리스 상판으로 제작한 싱크대와 보조 주방을 두었다. 상가주택이지만 그냥 예쁜 단독주택처럼 보이길 원했던 동훈 씨의 고민이 녹아있는 요소가 하나 더 있다. 바로 후드 설계! 식당 건물이라면 보통 외부로 드러나게 되는 후드를 집 내부로 숨겨 인테리어 요소로 감쪽같이 승화시켰다.
상가주택을 짓느라 대출을 많이 받아 매달 이자를 갚아 나가야 하지만, 그것이 부부를 더 열심히 살게 하는 원동력이 되어주고 있단다. 1층 레스토랑 공간 한쪽에 파티룸을 만들어 돌잔치 등의 이벤트 예약을 많이 받고 있는데 아내 종화 씨는 돌잔치에 쓰이는 풍선과 토퍼 등 소품을 직접 제작해 짭짤한 부가 수익을 얻고 있다. 친절한 동선으로 세입자와 손님을 배려하고 건축주의 취향까지 저격한 웃음소리 가득한 ‘호호가’의 이야기를 들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