콘텐츠 바로가기
검색 바로가기
주메뉴 바로가기
주요 기사 바로가기

비즈엔터

[밸리록①] 밤은 길고 음악은 많습니다

▲'2017 지산 밸리록 뮤직앤아츠 페스티벌'에서 메이저레이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사진=CJ E&M)
▲'2017 지산 밸리록 뮤직앤아츠 페스티벌'에서 메이저레이저 공연을 관람하는 관객들(사진=CJ E&M)
지산 리조트로 향하는 셔틀 버스 안. 뒷자리 어딘가에서 록에 조예가 꽤나 깊은 듯한 두 남성 관객의 대화가 들려왔다. “어제 첫 공연이 누구였지?”로 시작한 그들의 이야기는 어느덧 침체된 록 시장에 대한 걱정으로, 달라진 록 페스티벌 라인업 향상에 대한 한탄으로 이어졌다. “지산(‘밸리록’)도 이제는 방향이 바뀌었지, 뭐.”

반박할 수 없었다. 3일간 ‘밸리록’의 마지막무대를 장식한 팀들 가운데에는, 지난해 한국을 찾았던 레드핫칠리페퍼스처럼 묵직한 사운드를 들려주는 팀이나 2015년 황제의 면모를 제대로 보여줬던 푸 파이터스 같은 팀은 찾아보기 어려웠으니까. 대신 일렉트로닉 듀오 레이저메이저와 아이슬란드 출신 록 밴드 시규어로스, 그리고 팝적인 색채가 강한 고릴라즈가 이름을 올렸다. 록 마니아들에게는 아쉬울 수 있는 라인업임을 안다. 하지만 동시에 다채로운 음악을 한 자리에서 즐길 수 있는 기회이기도 했다.

지난 28-30일 경기도 이천시에 위치한 지산리조트에서는 ‘2017 지산 밸리록 뮤직 앤드 아츠 페스티벌(2017 JISAN VALLEY ROCK MUSIC & ARTS FESTIVAL, 이하 2017 밸리록)’이 개최됐다. 3일 동안 열린 이번 페스티벌에는 약 100여 개 팀이 무대에 올라 관객들을 만났다.

▲메이저 레이저(사진=CJ E&M)
▲메이저 레이저(사진=CJ E&M)

첫날 공연을 꾸민 메이저레이저는 최근 전 세계 EDM 씬에서 가장 ‘핫’하게 떠오르고 있는 팀이다. 지난해 제드를 헤드라이너로 섭외해 ‘록 페스티벌’의 앞날에 대한 화두를 던졌던 ‘밸리록’은 올해에도 DJ 듀오를 가장 뜨거운 무대 위에 올려놓는 과감성을 보여줬다.

둘째 날 공연의 헤드라이너는 시규어로스였다. 지난해 11월 내한 공연 이후 약 8개월 만의 조우. 잠실 실내체육관에서 개최됐던 지난 번 공연이 아름다운 무대 연출로 관객들을 압도했던 것과는 달리, 야외에서 열린 ‘2017 밸리록’에서는 관객들의 감각을 무한에 가깝게 확장시켜줬다. 풀냄새, 흙냄새, 옆 사람의 땀 냄새, 음악 소리, 잡담소리, 가끔씩 들려오는 기침소리까지. 작은 소리와 냄새에도 감각이 예민해지는 신비한 경험이었다.

셋째 날에는 영국 밴드 블러의 프런트맨 데이먼 알반이 자신이 창조한 가상밴드 고릴라즈를 데리고 무대에 올랐다. 데이먼 알반은 “안뇽하세요. 만나소, 반캅쑵니다” “요로분, 추에고(최고)예요” 등 제법 능숙하게 한국어 인사를 건네고 두 번이나 객석으로 뛰어드는 등 한국 팬들에게 적극적인 애정 공세에 나섰다. 관객들은 몸을 흔들고 ‘떼창’을 해대며 그의 열정에 화답했다.

록 마니아들의 아쉬움을 달래준 것은 국내외 관록의 밴드들이었다. 자우림은 ‘미안해 널 미워해’ ‘스물다섯 스물하나’와 같은 우울한 감성의 노래들부터 ‘팬이야’, ‘하하하쏭’ 등의 공전의 히트곡, 그리고 MBC ‘나는 가수다’에서 불렀던 ‘고래사냥’ 등을 우렁차게 들려주며 관객들을 들썩이게 만들었다.

▲래드윔프스(사진=CJ E&M)
▲래드윔프스(사진=CJ E&M)

영화 ‘너의 이름은’ OST로 국내 팬들을 제법 모은 일본 밴드 래드윔프스의 공연도 볼거리였다. 해가 제 위용을 과시하던 이른 저녁 무대에 오른 이들은 옷이 흠뻑 젖어 살이 하얗게 비칠 때까지 쉬지 않고 뛰며 연주했다. ‘너의 이름은’, ‘전전전세’로 초반 분위기 예열에 나선 레드윔프스는 “여러분이 가진 모든 것들을 표현하세요. 그러면 모두들, 록을 할 준비가 됐나요?”는 말로 관객들을 분기탱천하게 만들었다. ‘05410’, ‘다다(DADA)’, ‘스파클(Sparkle)’ 등으로 수준급의 연주 실력을 뽐냈다.

올해 세 번째로 ‘밸리록’을 찾는다던 밴드 혁오는 몇 년 사이 서브스테이지 헤드라이너로 무대에 설 만큼 훌쩍 성장해 있었다. ‘와리가리’ ‘위잉위잉’ 등 기존 발표곡과 올해 4월 내놓은 정규 1집 수록곡을 두루 섞어 공연했는데, 특히 1집에 실린 노래들이 이렇게나 댄서블한 음악이었는지 ‘2017 밸리록’을 통해 새삼 느꼈다. 공연 후반부 고릴라즈의 무대를 보기 위해 관객들이 대거 이동해 공연장 곳곳이 휑해졌지만, 어쩐지 그것마저도 낭만적으로 느껴졌다.

한편 ‘밸리록’은 음악과 함게 다양한 예술을 경험할 수 있도록 지난해부터 ‘뮤직앤드아츠’ 콘셉트를 도입해 운영 중이다. 올해에는 CJ E&M 아트크레이션국과 아트디렉터 호경윤을 주축으로, 홍승혜, 권오상, 권용주, 윤사비, 노상호, 신도시 등 다양한 장르의 예술가가 협업해 ‘하이드 앤 시크(Hide & Seek)’라는 콘셉트로 관객 참여형 페스티벌을 선보였다.

이은호 기자 wild37@etoday.co.kr
저작권자 © 비즈엔터 무단전재 및 재배포, AI학습 이용 금지
※ 보도자료 및 기사제보 press@bizenter.co.kr

실시간 관심기사

댓글

많이 본 기사

최신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