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사랑도 명예도 이름도 남김없이 한평생 나가자던 뜨거운 맹세. 동지는 간데없고 깃발만 나부껴 새날이 올 때까지 흔들리지 말자”
4일 오후 서울 마포구 상암동에 위치한 MBC 사옥. 2000여 명의 전국 언론노동조합 문화방송 본부(이하 MBC 노조) 조합원들이 모였다. 총 파업 선언 출정식을 위해서다. 현장에는 18개 지역에서 모인 MBC 노조 조합원들을 비롯해 김환균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윤창현 전국 언론노동조합 SBS 본부장 등 언론인들과 정치권 인사들이 자리했다.
사회는 허일후 아나운서가 맡았다. 세월호 참사와 민주 항쟁 열사들에 대한 묵념으로 행사의 시작을 알린 그는 현장에 모인 조합원들에게 ‘임을 위한 행진곡’ 제창을 제안했다. 상암동 일대가 투쟁의 노래로 일렁였다.
김환균 전국 언론노동조합 위원장, 윤창현 전국 언론노동조합 SBS 본부 본부장 등이 연설을 통해 지지와 연대의 의사를 밝혔다. 전국 각지 18개 지부의 지부장들 또한 조합원들 앞에 나서 낙하산 인사를 규탄했다.

서울지부 노래패 노래사랑은 프로젝트 그룹 유브이의 ‘이태원 프리덤’과 강진의 ‘땡벌’을 개사한 ‘MBC 프리덤’, ‘장겸’을 부르며 흥을 높였다. ‘MBC 프리덤’을 통해 낙하산 인사와 블랙리스트를 규탄하는가 하면 ‘장겸’은 “난 이제 지쳤어요, 장겸. 남은 임기 3년이 너무 너무 길어요”라는 가사로 웃음을 안겼다.
이 외에도 2012년 파업 당시 해직된 박성제 기자와 박성호 기자, 올해 초 ‘반성문’을 올려 화제를 모았던 보도국 막내 기자, 파업의 도화선을 당긴 ‘PD수첩’ PD, 지역 방송 기자들이 각자 준비해온 발언을 하며 김장겸 사장 퇴진을 촉구했다.
앞서 SNS 라이브를 통해 MBC 사옥 일대에서 “김장겸은 물러나라”를 제창하는 모습을 생중계했던 김민식PD도 현장에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꿈에도 생각 못했던 모습이다. 그 누구도 꿈꾸지 못했던 상황을 여러분 한 사람 한 사람이 만들었다. 지난 5년 힘든 시간 겪고 파업 출정식에 온 것만으로도 여러분은 승리자다. 우리들은 이미 이겼다”고 말해 뜨거운 박수를 얻었다.

출정식 중간 중간 “투쟁” “김장겸은 물러나라” 등의 구호가 터져 나왔다. 김연국 MBC 노조 본부장이 등장하자 분위기는 절정에 달했다.
“지난 5년간 언론 학살의 시대를 견뎌 주신 조합원 여러분에게 감사드린다”고 말문을 연 그는 파업의 취지를 네 가지로 설명했다. ▲범죄 집단 김장겸 일당과 언론 부역자 일당은 MBC에서 깨끗이 몰아내자. ▲편성의 독립과 방송제작의 자율성을 완전히 회복하자. ▲ 공영방송 MBC의 독립을 영구히 이뤄낼 수 있는 법적 제도적 개선을 위해 투쟁하자. ▲ MBC 네트워크를 복원하자 등이다.
김 본부장은 “모두 제자리로 돌려놓겠다. 무너질 대로 무너진 MBC의 신뢰를 제자리에 돌려놓겠다. 방송 산업의 무너진 존엄과 가치 우리 스스로의 힘으로 일어서서 돌려놓자”면서 “우리의 힘으로 MBC를 최고의 신뢰를 받는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한편 MBC 노조는 지난달 24일부터 29일까지 김장겸 MBC 사장 및 경영진의 사퇴를 촉구하는 취지의 총 파업 찬반 투표를 진행, 역대 최고 찬성률 93.2%로 파업을 가결했다. 파업은 4일 0시를 기점으로 시작됐다.
부당 노동 행위로 고발당한 김장겸 사장에 대해서는 1일 체포 영장을 발부됐으며 김장겸 사장은 5일 오전 10시 고용노동부에 자진 출석하겠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