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영화를 ‘잘 안다’ ‘모른다’라고 말하는 것은 알맞은 표현일까. 영화는 글을 모르는 사람조차 소비할 수 있는 대중문화 중 하나로, 누구나 쉽게 볼 수 있고 이야기 할 수 있는 매체다.
지난해 ‘전체관람가’를 통해 처음으로 JTBC에서 영화 예능프로그램을 론칭했던 김미연 PD는 지난 4일 ‘방구석1열’이라는 영화 프로그램을 통해 또 한 번 영화에 대한 애정을 드러냈다.
‘전체관람가’는 영화를 만드는 과정을 보여줌으로써 감독의 의도를 알고 더 자세히 영화를 들여다보는 프로그램이었고, ‘방구석1열’은 영화를 사랑하는 사람들이 영화를 사회ㆍ문화ㆍ역사 등 다양한 인문학적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토크로 펼쳐내는 프로그램이다.
그래서 ‘전체관람가’에서는 ‘전문가’인 이명세, 박광현부터 이경미, 양익준까지 10명의 감독들이 출연해 영화가 만들어지는 과정을 소개했다면, ‘방구석1열’은 영화감독인 변영주, 정윤철뿐만 아니라 평소 영화에 관심이 많은 음악인 윤종신부터 영화를 잘 모른다는 아나운서 장성규, 정치인 출신 작가 유시민까지 함께 둘러앉아 하나의 영화에 대해 이야기 나누는 형식으로 진행된다.

같은 ‘영화’를 소재로 하지만 ‘대중성’ 면에서는 확대됐다고 볼 수 있다. ‘전체관람가’는 단편영화를 직접 만들면서 기획 단계부터 시나리오, 캐스팅, 제작, 편집 단계까지 한 편의 영화가 완성되기 이전의 상황을 공개했다. 이 과정에서 상업영화에서는 보기 어려운 단편영화만의 독특한 매력을 시청자들과 함께 나누기도 했다.
‘전체관람가’가 새로운 영화를 창작해 보여준 것과 달리 ‘방구석1열’은 대중에게 익숙한 작품을 선택한다. ‘방구석1열’의 메인 코너는 ‘띵작 매치’로, 개봉 후 화제가 되었던 두 작품을 다시 보면서 비교한다. 1회에서는 최근 큰 이슈였던 ‘남북정상회담’과 관련해 남북 관련 영화인 ‘강철비’(2007)와 ‘공동경비구역JSA’(2001)를 소개했으며, 2회에서는 대한민국의 권력 세계를 꼬집은 ‘더킹’(2007)과 ‘내부자들’(2015)을 선정했다. 4작품 모두 누적관객수 500만 명을 넘긴 대중적인 작품이다.
김미연 PD는 영화를 소재로 한 예능프로그램을 계속 하는 이유를 설명하면서 ‘전체관람가’와 ‘방구석1열’을 입문 과정과 심화 과정으로 비유했다. 다만 심화 과정이라고 해서 ‘방구석1열’이 어려운 것은 아니다. 오히려 ‘전체관람가’가 ‘그들만의 리그’에 가까웠다면 ‘방구석1열’은 실생활과 관련된 이야기이기에 영화를 잘 모르는 사람도 쉽게 참여할 수 있다. 재치 있는 입담을 가진 MC들이 영화를 주제로 수다를 떠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때론 깊고 때론 사소하다.
그렇기 때문에 ‘전체관람가’와 ‘방구석1열’의 관계는 기본ㆍ심화 단계보다는 1, 2단계가 더 알맞은 말일 것이다. 1단계에서 영화가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구조에 대해 파악했다면 2단계에서는 그것이 현실세계에서 어떻게 읽히고 소비되는지 알고, 우리의 태도와 마음가짐에까지 나아간다.
영화를 비롯해 문화란, 무릇 만들었으면 사회에서 함께 향유해야지 가치 있어진다. 그렇게 영화에 대한 관심을 높이고 현실에 참여를 높임으로써 비로소 영화는 우리와 동떨어진 난해한 예술이 아닌 살아 숨 쉬는 문화가 된다. 이것이 영화를 사랑하는 제작진이 만든 영화 예능프로그램 ‘방구석1열’이 하는 역할일 것이다.
한편, ‘방구석1열’은 매주 금요일 오후 6시 30분에 방송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