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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신과함께2’ 김용화 감독, 아시아의 디즈니를 꿈꾸다

[비즈엔터 이주희 기자]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김용화 감독은 대중 영화를 한다. 그리고 남들이 가지 않았던 길을 간다. 얼핏 보면 모순되는 말인 것 같지만, 보편적인 감성을 새로운 형식에 조합한다는 점에서 정확한 소개일 것이다.

‘오! 브라더스’(310만명) ‘미녀는 괴로워’(608만명) ‘국가대표’(710만명) ‘미스터고’(132만명), 그리고 ‘신과함께-죄와 벌’(1441만명), 14일(오늘) 1000만 영화에 등극한 ‘신과함께-인과 연’까지 김용화 감독 손으로 탄생한 작품의 누적 관객수는 무려 4천만 명이다.

기대작은 있으나 흥행이 보증된 작품은 없듯이, 김용화 감독도 늘 보장된 작품을 한 것은 아니다. 실패를 맛본 적도 있다. 초기 VFX 기술로 만든 ‘미스터고’는 200억 넘는 제작비가 들어간 ‘대작’이었지만 흥행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그는 도전하는 법을 배웠고 과감하게 시도했으며, 그 결과 ‘신과함께’ 시리즈가 탄생했다.

그렇게 판타지 영화 ‘신과함께’ 시리즈는 한국의 VFX 기술을 선보이며 충무로의 새 역사를 썼다. 특히나 해외에서 빌려온 기술이 아닌 자사(덱스터 스튜디오)의 힘으로 이뤄낸 것인데다가, 이를 대중화시키고 해외에까지 널리 알렸다는 점이 주목할만 하다.

그리고 김용화 감독의 경계선은 이제 국내에만 한정되지 않는다. ‘국가대표’ 급 영화감독이 된 그는 “아시아의 디즈니”를 상상하며 더 큰 꿈을 꾸고 있다.

Q. ‘신과함께1’는 1441만 명의 관객이 봤다. 역대 2위 기록이다. 상업영화는 대중성이 있어야 하고, ‘신과함께’ 시리즈는 대중적이라 즐거운 영화다. 다만 대중적인 부분을 좋아하는 사람이 있는 반면, 아쉬워하는 사람도 있었다. 1편에 대한 평가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했나. 촬영은 완료되었지만 이러한 평가로 인해 2편을 편집하면서 신경 썼던 점이 있나.

A. 처음부터 1, 2편 통합된 얘기로 기획을 했고, 2편까지 종합적으로 보면 제대로 된 평가가 내려질 거라고 생각했다. 1편에서 캐릭터와 세계관을 충분히 구축하고, 2편에서는 그것을 확장시키는데 주안점을 줬다. 대중 영화는 100을 만족시키지 못한다. 긍정적인 부분에 수렴될 수 있도록 따라가는 것이다. 가장 많은 사람들이 긍정적인 것에 가치를 두고 평가를 해줬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

Q. 특히 1편에서 ‘신파’적인 부분에 대해 호불호가 갈렸었다. 2편에서는 신파가 없고 메시지적인 부분이 더욱 강조되었다.

A. 눈물의 ‘짠도’는 개인마다 다를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신파의 정의에 대해서 ‘일방적인 감정을 호소하려고 느닷없이 개연성 없는 장면을 등장시키는 것’으로 보고 있다. 기대되지 않는 부분이지만 작품의 안전장치로 넣는 것 말이다. 게다가 감정이 다차원적이지 않고 1차원적인 것을 보고 ‘신파’라고 하는 것 같다. ‘신과함께1’ 엔딩의 경우 이 영화가 본질적으로 흘러갈 수밖에 없는 장면으로 마무리되었고 캐릭터가 통일성 있다고 본다면 자연스러운 결말으로 볼 수 있을 것이다.

Q. 1편은 원작인 웹툰을 대부분 따랐지만, 2편은 ‘저승편’과 ‘신화편’을 합쳐 원작과 별개의 콘텐츠처럼 느껴진다.

A. 만약 (영화화 했을 때, 잘 될) 확신이 있다면 고칠 이유가 없다. 영화에 잘 안착시키기 위해 아프지만 버려야할 것이 있고, 극대화할 것은 무리가 되어도 극대화해야 한다. 다만 드리고 싶은 마음은 내가 했던 영화 중 이렇게까지 원작을 잘 따라간 것이 없다. 주호민 작가의 많은 부분을 영향을 받았고 그 영감을 영화에 안착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 아래 글에는 ‘신과함께2’의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Q. 2편 에필로그 부분을 보면 김수홍(김동웃 분)에게서 ‘진기한’을 떠올리게 하는 상황이 등장한다. 1편 개봉 당시 원작의 중요인물인 진기한이 나오지 않아 원작 팬의 원성을 듣기도 했는데, 2부 에필로그에 그의 이름을 쓴 이유는 무엇인가. 이로 인해 후속편이 기다려지기도 한다.

A. 원작에게 예의를 표한 것이다. 대중이 원하면 나오지 않을 이유도 없다는 것을 말하고 싶었다. 후속편은 아직 결정 못 내렸다. 3, 4편도 대중이 보고 싶다고 하면 만드는 거고, 지금으로도 충분하다고 하면 만들 이유가 없다. 현재 모두 열어놓고 생각하고 있다. 어떤 요구가 생길지 모르기 때문에 우선 사전 작업은 많이 정리해 놓은 상태다.

Q. 한국형 프랜차이즈 탄생에 대해 기대하는 사람이 많다. 다만 외국의 경우엔 시리즈물이라고 해도 한 감독이 끝까지 하는 건 아니다. 만약 3, 4편이 만들어진다면 감독은 누가 하게 될까.

A. 나도 구렁텅이에 또 들어가고 싶지는 않다.(웃음) 좋은 감독님이 있으면 나는 제작자로 참여할 마음이 있다. 회사에 재능 있는 감독들이 많이 있다. 나도 이제 딸 아이와 시간도 보내고 가정에 충실하고 싶다.(웃음)

Q. 해외 시장에서도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최근 진행된 아시아 프로모션도 한국 영화 사상 가장 크게 한 것이다.

A. 대만은 지난해 모든 영화 중 전체 2위를 했고. 홍콩도 몇 주간 1위를 했다더라. 중국은 다운로드 부분에서 1위를 했는데, 현재 심의를 넣고 기다리는 상태다. 2편도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반응이 좋다. 똑같은 노력을 한다고 할 때, 좁은 시장보다는 넓은 시장이 나에게도 스태프들에게도 더 좋을 것이다.

Q. VFX를 처음으로 시도했던 ‘미스터고’의 경우엔 결과를 장담할 수 없는 실험이었다. ‘신과함께’는 두 번째였는데, 한 우물을 파다가 결실을 본 것에 대한 소감은 어떤가.

A. ‘미스터고’에 230억이 들었는데, 그걸 실험이라고 말할 수는 없다.(웃음) 내가 전에 ‘활동적 타성’이란 말을 한 적 있는데, 자신이 성공한 이유가 과거에 있다고 생각하고 그걸 또 열심히 하는 거를 말한다. 난 그렇지 않으려고 한다. 전에도 미천한 재능으로 밥을 먹었고 그것에 대해 감사하며 살았다. 내 가정만 위하는 게 아니라 덱스터라는 회사를 이끄는 사람으로서 일련의 책임감을 느끼려면 활동적 타성은 버리고 절벽 위에 서야한다고 생각한다. 그렇지 않으면 덱스터의 많은 사람들이 날 따르지 않을 것이다. 그걸 가장 경계하고 있다. 게다가 인간 김용화의 삶을 봤을 때도, 똑같은 것만 하면 무슨 재미가 있겠나.

Q. 국내 관객도 판타지 장르에 큰 반응을 보이고 있다. 관객의 변화를 보고 어떤 생각을 하나. 훗날 영화계를 예측해 보면 어떨까.

A. 미래엔 극장에서 보는 콘텐츠와 TV에서 볼 콘텐츠 사이의 간극이 벌어질 거라고 생각한다. 극장용ㆍ티비용ㆍ모바일용이 구분되어 그 양이 기하급수적으로 늘어날 것이다. 이건 4~5년 전부터 말씀드린 거다. 할리우드 마블스튜디오가 극장용 콘텐츠를 만드는데 가속화했고 상대적으로 넷플릭스는 TV용 콘텐츠 구축하고 있다.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사진=롯데엔터테인먼트)

Q. 차기작은 SF 휴먼 블록버스터 ‘더문’(가제)으로 결정했다. ‘더문’은 우연한 사고로 우주에 홀로 남겨진 한 남자와 그를 귀환시키려는 지구의 또 다른 남자의 감동 휴먼스토리인데, 이 이야기를 떠올린 계기는 무엇인가.

A. 달에서 바라보면 지구가 제법 크다더라. 달에 남겨진 사람이 살려고 버둥대다가 지구를 바라봤을 때, 상대적으로 지구가 커 보이는데 어떤 감정이 들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차기작이라고 하지만, 시간은 조금 걸릴 거 같다. 미국에서 관심 있어 하는 쪽이 있어서 (어떤 부분으로 참여할지) 다 열어놓고 기다리고 있다. 워낙 초기 단계라 확언드릴 게 없다. 빨리 하는 건 중요하지 않다. 인생을 살아가는데 기회는 많이 주어지지 않는다.

Q. 앞으로 덱스터스튜디오가 제작할 ’백두산‘에서는 제작자로 참여한다. 중국과 백두산이 배경으로 들어갈 텐데, 영화 소재를 민감하게 보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조심스러운 부분은 없나.

A. 시나리오는 이미 완성됐고 캐스팅도 거의 끝났다. 사실 예비 관객의 반응을 다 안다면 망한 영화는 왜 나오겠나.(웃음) 우선 피칭 했을 때 흥미 있고 재미있을 이야기라서 하는 거다, 다른 나라를 의도해서 폄하할 생각은 없다. 절박한 상황에 처한 인간들이 주인공인데 그런 쪽으로 이야기를 잘 풀면 위력 있는 영화가 잘 나오지 않을까 싶다.

Q. 새로운 도전을 계속 하고 있다. VFX에 이어 VR도 연결시킨다는 말이 있다. 최종적으로 김용화 감독이 이루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

A. 아시아의 디즈니다. 워너브라더스ㆍ파라마운트ㆍ유니버셜 같은 스튜디오 말이다. 기획부터 배급, 그리고 연동된 테마파크까지 한꺼번에 있는 거다. 영화만 만들어서는 안 되고 부가 판권이 있어야 한다. 내 능력이 되는 한 계속 해나갈 거다. 오랫동안 이어져서 내 사진이 회사에 걸려 있고, 사람들이 ‘과거에 저 사람이 뭘 했어’라고 말하는 것을 상상한다.(웃음)

Q. 그렇다면 ‘신과함께’처럼 세계관 구축이 필요할 것이다. 마블 세계관 같은 것을 기대해도 될까.

A. 관심이 많다. 하지만 시간이 더 필요하다. 하루아침에 마블이 만들어진 건 아니지 않나. 마블의 그래픽 노블이 나온 것도 꽤 오래됐다. 역사성이 있으면서 일반 대중들에게 신뢰를 주기까지 많은 시간이 걸렸다. 우리는 아니니까 포기하겠다는 말은 아니다. 지금은 시작 단계이기 때문에 10, 20년 후에는 가능하지 않을까 싶다. 연속성 있는 부분을 합쳐 놓으면 언젠가는 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이주희 기자 jhymay@e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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