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정훈 사태로 또 한 번 연애 리얼리티의 신뢰가 무너졌다. 유사 연애를 소재로 한 리얼리티에서 가장 조심해야 할 것은 출연자들의 진정성이다. 시청자들은 출연자들이 연애를 하는 모습이 ‘진짜’라고 생각하기 때문에 그들의 이야기에 빠져들게 된다.
대표적인 연애 리얼리티 ‘우리 결혼했어요’ 허항 PD는 과거 “우리 프로그램처럼 열애설에 타격을 받는 프로그램은 없다. 리얼리티를 표방한다고 말해놓고 다른 사람과 만난다고 하면, 호의적인 반응도 돌아선다”라며 “출연자를 만날 때는 썸타고 있는 사람이 있는지 혹은 친한 연예인이 있다는데 정말 어떤 사이인지 오버스러울 정도로 자세히 물어본다. 프로그램뿐만 아니라 출연자의 이미지도 달려있기 때문이다. 아무리 좋은 사람이라고 하더라도 연애 가능성이 있다면 캐스팅에서 과감하게 배제한다. 그래서 캐스팅 전날 출연자가 바뀐 적도 있었다”라고 말했다. ‘하트 시그널’ 역시 일반인들만이 출연했음에도 불구하고 각종 열애설이 불거졌고, 방송내내 이들의 열애설이 연신 입방아에 올랐다.
‘연애의 맛’은 연예인과 비연예인의 만남을 그린다. 대한민국 대표 싱글 스타와 비연예인의 진정성 있어 보이는 이야기에 시청자들은 열광했고, 종편인 TV조선의 예능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동시간대 방송된 지상파 프로그램들보다 더 큰 화제를 모았다. 큰 인기에 힘입어 현재 시즌2까지 확정한 상황이다.
특히 김정훈은 지난해 9월부터 방송에 출연, 일반인 김진아 씨와 만나면서 알콩달콩한 모습을 보여줬다. 이 방송이 끝난지 5일도 채 안됐다. 당시 열린 결말로 마무리를 했던 커플이었기에 시청자들은 방송 이후에도 두 사람을 응원했다.

하지만 지난 26일 김정훈의 전 여자친구 A 씨가 최근 서울중앙지법에 약정금 청구소송을 제기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정훈이 A씨에게 임대금을 내주기로 했으나 보증금 외에는 잔금을 치르지 않았다는 것. A씨는 임신 이후 아이의 출산을 두고 김정훈과 갈등이 깊어졌고, 김정훈이 자신의 이미지를 위해 임신중절을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만약 A 씨의 주장이 맞다면, 김정훈은 그동안 자신의 아이가 전 여자친구의 뱃속에서 자라나고 있는 순간에 대중 앞에서 대놓고 다른 사람과 연애를 했던 것이다.
대중은 대중매체가 만들어놓은 것을 변별 없이 그대로 수용하게 된다. 제작진 역시 이번엔 속은 것으로 보인다. ‘연애의 맛’ 제작진 측은 “김정훈이 ‘연애의 맛’ 출연 전 진행한 사전 인터뷰에서 연애를 안 한 지 2년이 넘었다고 말하면서 연애에 대한 각별한 의지를 보였기 때문에 출연을 진행했다”라고 설명하면서 “우리도 기사를 보고 알았다. 빠른 시일 안에 사실 확인이 되길 바란다”라며 당혹함을 감추지 못했다.
아직까지 사실 관계를 확인하지 못하는 소속사 탓에 섣부르게 결론을 내릴 수 없지만, 만약 이 논란이 사실로 드러난다면 김정훈은 전 여자친구를 포함해 ‘연애의 맛’ 제작진들, 그리고 대중까지 세 번의 사과를 해야할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