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엔터 윤준필 기자]
"티아라가 흩어지고 나서, 저는 제가 괜찮을 줄 알았어요. 그런데 그 울타리 밖을 벗어나니까 아무 것도 못하는 아이가 된 것 같더라고요. 너무 두렵고 무서웠어요. 자신감도 바닥을 쳤죠."
2009년 그룹 티아라로 데뷔한 박지연은 정상과 바닥을 모두 경험했다. 수많은 히트곡을 발매하며 1위 가수가 돼 보기도 했고, 뜻밖의 구설수로 이름 모를 사람들의 질타를 받아야 했다. 박지연이 지난해 1월, 롤러코스터를 탄 듯한 아이돌 생활을 정리하고 이전 소속사와 이별했을 때 모두가 그의 새 출발을 응원했다. 하지만 새 출발을 하기까지 약 2년 여의 시간이 걸렸다.
최근 종영한 KBS2 월화드라마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 출연했던 배우 박지연을 만났다. 그의 얼굴에는 미소가 가득했다. 지연은 다시 팬들 앞에 나설 수 있다는 것에 기뻐했고, '티아라 지연'이 아닌 '박지연'이란 사람을 대중에게 보여줄 수 있다는 것에 행복해했다.
"'너의 노래를 들려줘'는 저를 밖으로 꺼내준 작품이에요. 작품의 성공 여부를 떠나 오랫동안 기억 속에 남을 거예요. 다시 사람들과 만나 이야기를 나누고, 함께 공통의 목표를 향해 달려가는 것 그 자체가 행복하다는 걸 느끼게 해줬거든요."
박지연은 '너의 노래를 들려줘'에서 바이올리니스트 하은주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2년 만의 연예 활동이자, MBC '트라이앵글' 이후 5년 만의 드라마 출연이었다. 박지연은 하은주 역을 위해 바이올린을 배우는 등 '팜므파탈 바이올리니스트'의 우아함과 카리스마를 보여주기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은주가 가진 내면의 상처, 아픔을 잘 보여주고 싶었는데 아쉬움이 많아요. 바이올린도 단기간에 습득하기엔 무리가 있더라고요. 나중에는 오른손이라도 잘해보려고 했어요. 하하. 많은 분들이 바이올린 연주하는 모습을 예쁘게 봐주신 것 같아 감사해요."
이처럼 박지연이 성공적으로 복귀 신고를 할 수 있는 데에는 현 소속사 파트너즈파크와 신효정 대표의 뒷바라지가 컸다. 파트너즈파크는 박지연이 계약을 맺고 있었던 중국 연예기획사 롱전과 의견을 조율하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해 11월 그와 전속 계약을 맺고 박지연의 국내 연기 활동 복귀를 위해 힘을 썼다.
"쉬면서 정말 많은 생각을 했어요. 이 일을 계속하는 것이 맞는지 진로에 대한 고민도 많이 했죠. 그런 저를 다시 밖으로 꺼내준 게 저희 회사 신효정 대표님이에요.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빠르게 제가 잘할 수 있는 작품을 제안하셨고, 박지연의 성공을 바라는 것뿐만 아니라 제가 연예인으로서 일을 즐기고, 재미를 찾길 바라세요. 감사한 일이죠. 덕분에 행복하게 일하는 방법을 알게 됐어요."
박지연은 지독했던 슬럼프와 '너의 노래를 들려줘'를 경험하며 더 단단해지고 욕심도 많아졌다. 물론 자신의 뿌리였던 그룹 티아라에 대한 애정도 잃지 않았다. 행복했고, 아팠던 자신의 청춘을 추억할 수 있다는 사실에 감사 했다. 박지연이 활동했던 티아라는 지난 7월 데뷔 10주년을 맞았다. 지금은 다른 소속사에서 각자의 길을 걸어가고 있지만, 여전히 멤버들은 우정을 나누고 있다.
"현실적인 부분이 있지만 언젠가는 다시 한번 팬들에게 티아라로 인사를 드리고 싶다는 생각을 해요. 핑클 선배들이 출연하신 '캠핑클럽'을 보면서 많이 울컥하더라고요. 정말 힘들게 다시 모인 거잖아요. 선배들이 지나간 과정 안에 지금 티아라가 있다는 생각에 공감이 됐어요. 티아라도 꼭 핑클 선배들처럼 다시 모이자고 생각했어요."
성공적으로 연기 활동을 재개한 박지연은 오는 11월 새 앨범을 발표할 예정이다. 앨범 활동 역시 약 1년 만이다. 새 앨범에서는 팬들이 원하는 화려한 머리, 일명 '아이돌 머리'도 준비 중이라고 웃었다. 그런데 아직까지 해결하지 못한 고민 하나가 있단다.
"단발 머리, 쇼트 커트를 해보고 싶어요. 제가 데뷔한 이후 항상 긴 머리였거든요. 앨범 활동이 끝난 뒤에 과감하게 시도해보고 싶은데 누구는 어울릴 것 같다고 말하고, 누구는 하면 안 된다고 극구 말려요.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이네요. 하하"